[책마을] 기후변화 억제·극단적 빈곤 종식…미래는 '지속가능 발전'에 달렸다

입력 2015-10-01 18:44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시대

제프리 삭스 지음 / 홍성완 옮김 / 21세기북스 / 568쪽 / 4만2000원



[ 송태형 기자 ]
지난달 25~27일 열린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2030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가 공식 채택됐다. 이는 2000년 9월 유엔총회 정상회의에서 채택해 올해 끝나는 ‘새천년 발전 목표(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에 이어 국제 사회가 2016년부터 2030년까지 15년간 추진할 새로운 개발 목표다. 빈곤 종식과 기아 해소, 건강한 삶과 양질의 교육 보장, 양성평등 달성, 위생적인 생활 보장 등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이뤄져 있다.

회의에 참석한 세계 각국 정상들은 SDGs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2030 SDGs’가 지구촌 곳곳에서 (한강의 기적에 이은) 제2, 제3의 기적을 일으키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개발의제 이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의장국으로서 한국은 개발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DGs는 2012년 6월 ‘리우+20 정상회의’라 불리는 유엔지속가능발전회의에서 MDGs를 대체하는 새로운 목표로 제기됐다. 빈곤·기아·질병 퇴치를 주요 목표로 삼은 MDGs로는 전 지구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SDGs를 구체화하기 위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특별 자문관인 미국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에게 ‘지속가능 발전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SDSN)’를 구성하는 임무를 부여했다.

유엔 SDSN은 지난해 10가지 SDGs를 제안했다. △기아를 포함한 극단적 빈곤의 종식 △지구위험한계선 안에서의 경제발전 달성 △어린아이와 젊은이의 삶과 생계를 위한 효과적 학습 보장 △양성평등, 사회통합, 모두를 위한 인권 달성 △모든 연령대에서 건강 달성 △농업 시스템 개선과 농촌 생산성 제고 △통합되고 생산적이고 회복력 있는 도시 조성 △기후변화 억제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확보 △생태계 서비스와 생물 다양성 보호, 물과 다른 자연 자원 안전 관리 △거버넌스 지속적 발전을 위한 것으로 변환 등이다. 이 제안을 더 구체화한 것이 이번에 채택된 ‘2030 SDGs’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시대》는 ‘세계 정책’의 중심에 선 삭스 교수가 SDGs의 의미와 의의, 각 목표가 안고 있는 도전과 실행 경로에 대해 상세하게 풀어 쓴 책이다. 저자는 “지속 가능한 발전은 경제, 사회, 환경 변화에 중점을 두고 세계를 보는 방법이자 경제 발전, 사회 통합,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기초를 둔 사람다운 삶?대한 공유된 염원을 그리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목표인 경제 성장과 사회 통합,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이뤄야 한다. 과연 가능할까. 저자가 지구촌의 현 상황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각적 자료와 세밀한 통계를 통해 보여주듯 기후변화, 바다의 산성화, 생물 다수 멸종 같은 환경의 급속한 변화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경제는 유한한 자원에 비해 너무나 비대해졌으며 인류는 생태학자들이 설정한 지구위험한계선을 넘어서고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개념은 40여년 전에 나왔고 1992년 체결된 기후변화 협약, 생물다양성 협약 등 전 지구적인 행동 지침으로 구체화됐지만 각국의 엇갈리는 이해와 기득권 세력의 방해 등으로 성과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저자도 “지속 가능한 발전이 비선형적이고 복잡한 혼돈의 시스템 안에 있는 엄청난 불확실성의 이슈”라며 “SDGs가 MDGs보다 훨씬 크고 어려운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렇다고 결코 희망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탈(脫)탄소화와 함께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줄 기술이 개발됐고 땅을 경제적으로 사용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질소와 인의 유입으로 인한 하구 오염을 줄일 기술도 알아냈다. 뉴욕 같은 도시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스마트한 인프라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그는 “지속 가능한 발전은 공상과학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방법을 알고 비용도 절대적 범위 안에 있는 손에 잡히는 기회”라며 “가령 풍력과 태양광에 호의적인 환경 보유 지역에선 이런 기술의 구현과 운영 비용이 전통적 기술에 드는 비용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은 “지구위험한계선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지속적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올바른 기술을 고르는 것”이다. 화석연료 대신 풍력이나 태양광을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더 많은 경제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목표는 정해졌고 행동만 남았다. 저자는 “지금 세계가 직면한 문제 앞에서는 국경도, 민족도, 언어도, 종교도 없다”며 “SDGs는 지구의 발전을 위한 나침반이자 북극성으로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 있는, 모두의 과제이자 마지막 희망”이라고 역설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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