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체 7곳, 5년간 12조 넘게 가격담합"

입력 2015-11-02 18:30  

공정위, 시멘트업계 과징금 1조1800억원 예고

두 번째 장기간 담합…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
시멘트업체 "행정지도 따랐을 뿐…소명할 것"



[ 황정수 / 김정은 / 안대규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이 가격담합 혐의가 적발된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등 7개 시멘트업체에 1조1800억원이란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를 예고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시멘트가 콘크리트 등 주요 건설자재 원료로 국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 시멘트업체들이 2003년에도 가격담합으로 과징금을 물었음에도 또다시 장기간 담합한 점 등이 배경이라는 게 공정위 안팎의 분석이다. 담합 기간(2010~2014년) 7개 업체들의 시멘트 매출이 12조원을 넘는 등 국내 시멘트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도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를 결정한 데 영향을 줬다.

공정위가 시멘트업체의 담합조사에 착수한 것은 2013년 4월이다. 당시 시멘트값 인상에 대해 시멘트업체로부터 제품을 납품받는 레미콘업계가 가격담합 의혹을 제기하자 자체 조사에 나섰다. 지난 7월엔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현장조사를 했다. 아세아시멘트가 공정위에 담합 관련 자진신고를 하면서 조사는 탄력을 받았다.

7개 시멘트업체 임원들과 실무자들은 직위별 모임을 통해 2010~2014년 시멘트가격 인상 시기와 인상폭 등을 정기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가격은 2011년 3월 당 5만2000원에서 그해 6월 당 6만7500원으로 오른 뒤 현재 당 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를 통해 법 위반 혐의, 담합 추정 기간, 관련 매출, 법 위반의 중대성 정도 등을 7개 시멘트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담당한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시멘트업체의 담합을 ‘매우 중대한 담합행위’로 판단하고 업체별 과징금 부과 기준율을 관련 매출의 7~10%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업체들이 공정위 심사보고서를 토대로 산출한 과징금 규모는 총 1조1800억원이다. 업체별로 최소 400억원, 최대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업체들은 예상하고 있다.

예컨대 공정위가 A업체의 담합 혐의에 대해 ‘매우 중대한 위반’으로 통보하고 담합 기간을 명시하면 업체들은 담합 기간의 총 매출에 ‘매우 중대한 위반’에 적용되는 과징금 부과율(10%)을 적용해 과징금을 산출할 수 있다.

1조1800억원은 공정위가 단일 사건에 부과한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이다. 7개 업체들의 담합이 장기간(5년)에 걸쳐 진행됐고, 이 기간 총 12조원 이상의 매출이 시멘트 판매로 발생했기 때문에 예고된 과징금 액수도 사상 최대 규모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카르텔조사국은 오는 13일까지 관련 업체로부터 소명을 받아 다음달 중순 공정위원장·부위원장 등 9명으로 구성된 전원회의에 이번 사건을 올릴 계획이다. 공정위 전원회의는 조사 대상 업체들의 의견을 듣고 조사 부서에서 산정한 과징금 부과율을 올리거나 내리고 검찰 고발 여부와 시정명령 등 제재 내용을 결정한다.

시멘트업체들은 전원회의에서 “담합이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의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라는 업계 의견을 충분히 소명해 과징금 액수와 제재 강도를 낮추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시멘트업체들은 매출의 7~10%였던 과징금 부과율이 ‘담합 물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약 1%로 경감돼 지난 7월 종료된 ‘배합사료 담합’ 사건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에서 심사보고서를 받은 한 시멘트업체 대표이사는 “12월 전원회의 때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며 “전원회의 때 업계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행정소송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황정수/김정은/안대규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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