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작가 움베르토 에코 별세

입력 2016-02-21 17:53   수정 2016-02-22 05:59

이탈리아 출신 기호·언어학 대가

"다른 관습" 개고기문화 옹호도



[ 이미아 기자 ] 소설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추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작가이자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가 지난 19일 밀라노 자택에서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에코는 일반 대중에게 작가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기호학과 역사, 철학, 미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왕성하게 활동한 학자였다. 생전에도 소설가보다는 학자로 불리길 원했다.

1932년 이탈리아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토리노대에서 중세철학과 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약 5년간 방송국에서 일하다 1950년대 중반부터 강단에 섰다. 토리노대와 밀라노대, 피렌체대 등에서 미학과 건축학, 기호학 등을 가르쳤으며 1971년부터 볼로냐대에 몸담았다.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비롯해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을 구사하던 언어의 천재였다. 중세 신학부터 현대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지식을 쌓았다.

1980년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을 계기로 세계에 알려졌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희극을 논한 제2권이 있다는 가정 아래 그 책을 둘러싸고 중세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사건을 추리 기법으로 다룬 소설이다. 장미의 이름은 현학적 내용과 중층적 전개 방식으로 인한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매력을 발산하며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고, 1989년 숀 코너리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1988년 내놓은 두 번째 소설 푸코의 추도 출간되자마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밖에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기호학 이론 해석의 한계 등 각종 저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에코는 지난해 그의 일곱 번째 소설 누메로 제로를 이탈리아에서 출간하며 식지 않은 창작열을 과시했지만 결국 이 작품이 마지막 소설로 남았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20일 “에코는 이탈리아와 국제무대에서 벌어진 지적 토론의 주인공이었다”며 “그의 에세이와 소설은 이탈리아의 국위를 선양했고 모든 곳의 문화를 풍요롭게 했다”고 애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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