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NH투자, 회사채 수수료 ‘역대 최저’ 0.05%‘제 살 깎아먹기’ 논란

입력 2016-07-08 08:08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사 에스알 사상 첫 회사채 발행
NH투자, 1900억 인수해 수수료 1억 미만
삼성그룹의 5분의 1수준…'짠물' 롯데그룹보다도 낮아
"대형 증권사가 너무 낮은 수수료율 제시해..시장 질서 해쳐"



이 기사는 07월05일(03: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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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사인 에스알(SR)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을 사상 최저 수준인 0.05%로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끼리 ‘출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가 바닥까지 떨어져버렸다는 ‘제 살 깎아먹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스알(신용등급 AA+)은 지난달 28일 사상 첫 회사채를 1900억원어치(5년물 900억원, 7년물 1000억원)를 발행했다. 단독으로 대표 주관사를 맡은 NH투자증권은 인수 수수료로 전체 발행금액의 0.05%를 받았다. 회사채 1900억원을 발행하면서 주관사가 받은 수수료는 단 9500만貶?그친 것이다.

에스알의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 0.05%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같은 신용등급(AA+) 회사 중 가장 최근인 지난달 16일 발행한 삼성물산 회사채의 수수료율은 0.25%였다. 에스알이 삼성물산의 5분의 1 수준으로 수수료를 증권사에 지급한 것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대부분 수수료율을 0.25% 정도로 책정하고 있다.

에스알의 수수료율은 ‘짠물’ 수수료를 지급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롯데그룹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롯데그룹은 보통 0.10~0.15%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10월 롯데케미칼이 6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며 수수료율을 0.09%로 책정하며 낮은 수수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IB업계에서는 과도한 주관사 경쟁을 자제하고 적정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IB업계에서는 인수 수수료가 회사채 발행 서비스 비용과 함께 미매각됐을 경우 증권사가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를 부담하는 비용이므로 적정 수수료율이 전체 발행금액의 0.20%가량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 임원은 “우리도 낮은 수수료를 써냈는데 NH투자증권은 0.05%를 써내 낙찰을 받았다”며 “중소형사들이 회사채 발행 실적을 쌓기 위해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업계 선두권인 대형 증권사가 이렇게 낮은 수수료를 써냈다는 것은 시장 질서를 흩트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스알은 국토교통부가 철도산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뒤 수서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를 운영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된 회사다. 현재 차량 도입 등 고속철도 운행을 위해 준비중이며 올해 말부터 수서~부산(401.2㎞), 수서~목포(354.2㎞) 고속철도 노선을 일일 편도 60회, 왕복 120회 운행할 예정이다. 한국철도공사가 지분 41%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사학연금(31.5%), 산업은행(12.5%), 중소기업은행(15.0%) 등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향후 에스알 뿐만 아니라 철도공사의 회사채 발행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 NH투자증권이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0.05%는 낮아도 너무 낮아 IB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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