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 암흑기] '쩐의 전쟁'에 밀려…'조 단위 M&A'엔 명함도 못 내미는 한국게임

입력 2016-08-08 18:48  

<2>·끝 글로벌 게임시장 판이 달라졌다

자금 쏟아붓는 중국 텐센트
슈퍼셀 86억달러 등 공격 M&A…글로벌 게임시장 단숨에 1위
중국 정부 보호 받으며 성장 가속…미국 업체들도 몸집 불리기 가세

방관자로 전락한 한국게임…올들어 세계 빅딜만 250억달러
넷마블 등 인수전 뛰어들어도 자본력 한계로 번번이 '쓴맛'



[ 유하늘 기자 ] 2000년대만 해도 한국 게임 수입상 역할을 했던 중국의 텐센트는 이제 세계 게임업계 부동의 1위가 됐다. 텐센트의 지난해 매출은 87억달러(약 9조6800억원)로 같은 해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 910억달러(약 101조3000억원)의 10분의 1에 육박한다. 텐센트가 급성장한 가장 큰 비결은 글로벌 게임업체 인수합병(M&A)이 꼽힌다. 이 회사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34개 게임업체에 총 178억위안(약 3조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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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 게임업체는 자본 싸움에서 밀리면서 글로벌 M&A 싸움에서 방관자로 전락했다. 2012년만 해도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힘을 합쳐 미국의 게임 명가 일렉트로닉아츠(EA) 인수를 추진할 정도였지만, 그새 글로벌 게임시장의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 게임산업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대약진하는 ‘게임 굴기’ 양상이 펼쳐졌고 미국 등 전통 강호도 꾸준히 몸집을 불리면서 주도권이 중국과 미국의 게임업체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조 단위 인수전 빈번

지난 10여년간 해외 게임사들은 조 단위 규모의 글로벌 M&A로 세력을 키웠다. 텐센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텐센트는 2011년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를 개발한 미국 라이엇게임즈를 2억3000만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스타크래프트’ 등으로 유명한 액티비전블리자드, ‘기어즈오브워’를 히트시킨 에픽게임스 등에도 잇따라 투자했다.

텐센트는 지난 6월 인기 모바일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을 개발한 핀란드의 슈퍼셀을 86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며 PC, 모바일 게임에서 모두 매출 기준 세계 1위 업체가 됐다.

미국의 게임업체들도 M&A 대열에 동참했다. 온라인게임 명가인 블리자드는 모바일 게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인기 게임 ‘캔디크러시사가’ 등을 개발한 영국의 킹디지털엔터테인먼트를 59억달러(약 6조5600억원)에 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4년 ‘마인크래프트’를 제작한 프랑스의 모장을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MS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헤드셋 ‘홀로렌즈’로 즐길 수 있는 차세대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M&A서 소외된 한국 게임업계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에 따르면 올 들어 세계 게임업계 누적 M&A 규모는 슈퍼셀, 플레이티카 등의 빅딜 영향으로 250억달러(약 27조8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한국 게임업체들은 자본력 부족으로 글로벌 인수전에 명함조차 못 내밀고 있다. 국내 1위 모바일게임사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미국의 에스지엔(SGN)을 1500만달러(약 166억원)에 인수했지만, 추가 M&A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넷마블은 올초 매물로 나온 이스라엘의 세계 1위 카지노 게임업체 ‘플레이티카’ 인수도 추진했으나 결국 중국계 사모펀드에 넘어갔다. 넷마블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전에 나섰지만 중국 업체의 자본력에 맞서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 보호받는 中, 규제 철퇴 맞은 韓

한국 게임업계는 2011년 이후 강제적 셧다운제, 웹보드 게임 결제금액 상한제 등 정부 규제가 성장의 걸림돌이 돼 왔다. 정부는 지난달 ‘강제적 셧다운제’의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인 ‘부모선택제’를 내놨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규제 완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7년부터 노골적으로 자국 게임업체에 대한 보호 정책을 펴왔다. 게임에 대한 사전 심의제도인 ‘판호제’는 해외 게임 업체들에 진입장벽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 나온 신작들이 규제에 막혀있는 사이 중국 게임사들이 비슷한 게임을 내놓고 큰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판호제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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