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에서 도쿄를 말한 박태환

입력 2016-08-10 10:45  


“웃으며 떠나고 싶다. 4년은 금방 지날 것이다.”

박태환이 점점 잔인해지는 현실과 마주했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리우는 약속의 땅이 아니었다.

박태환은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치러진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9초24를 기록,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0m와 400m에 이은 세 번째 예선 탈락이다.

박태환이 100m에서 메달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전성기이던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도 자유형 100m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다. 남은 1,500m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명예회복을 위한 출전이었다.

하지만 박태환이 받아든 성적표는 참담했다. 100m 준결승 막차를 탄 아드리안 나단(미국)의 48초58과도 격차를 보였다. 한국 최고기록이자 자신의 최고 기록인 48초42(2014년)엔 크게 못 미쳤다.

20대 마지막 올림픽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에 대해 박태환 본인도 답답해 하고 아쉬워 했다. 그의 마음은 벌써 도쿄로 향하고 있었다.

박태환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도쿄는 거리도 가까워 좋은 기록이나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시사했다.

절망의 땅 리우에선 수모도 겪었다. 맥 호튼(호주)은 박태환과 쑨양(중국)을 가리켜 ‘약물 사기꾼’으로 표현하며 “출전이 불쾌하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후 호튼은 박태환의 주종목인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사이 쑨양은 200m에서 아시아인 최초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지난 올림픽에서 이 종목 공동 은메달리스트였다. 다른 한 명은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조 최하위로 탈락한 200m 예선이 끝난 직후 “4년 전보다 마음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4년 전 런던에선 실격 파동이 있었다. 금메달이 아니어서 울먹이던 박태환은 어느새 수영 변방이 되었다. “이렇게 끝낼 수 없다”며 도쿄올림픽에 도전하려는 이유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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