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더로하틴그룹, 치킨체인 CEO에 '삼성맨' 기용…BHC 수술

입력 2016-12-14 19:07  

사모펀드의 경영 노하우 탐구 (10) BHC 숨은 가치 끌어낸 더로하틴그룹

인사·영업혁신…인수 2년만에 영업익 3.3배↑

쥐어짜기보단 공격 투자
연구소장에 호텔 주방장 영입
신제품 개발·광고비 대폭 증액
가맹점 650개→1380개로 늘어

해외 외식시장 진출 '속도'
BHC 앞세워 브랜드 잇단 인수
중국이 첫 타깃…전역에 매장 추진



[ 김태호/오상헌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13일 오전 6시11분

‘2년 만에 매출 2.2배 증가, 영업이익 3.3배 확대.’

정보기술(IT)이나 게임업체 얘기가 아니다. 외식업종 중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치킨 전문점 시장에서 BHC가 거둔 성과다.

제너시스BBQ그룹 산하에서 ‘만년 2인자’ 취급을 받던 이 회사는 2013년 6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더로하틴그룹에 인수된 지 2년여 만에 BBQ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업계 최강자가 됐다. 매출은 2013년 837억원에서 지난해 184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0억원에서 472억원으로 뛰었다.

◆서자 취급받던 BHC

BHC의 전신은 ‘별하나치킨’이다. 2004년 제너시스BBQ그룹에 인수되면서 BHC로 이름을 바꿨다. 든든한 모기업은 인수 초기 BHC가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됐지만,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2010년 이후부터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룹의 자원을 맏형인 BBQ에 몰아줬기 때문이다. 2012년 BHC의 광고선전비는 20억원 수준으로 BBQ(60억원)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매년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인 BBQ와 달리 BHC는 2010년 이후 3년 동안 아무런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매출은 정체됐고 가맹점주들은 하나둘씩 BHC를 떠났다.

당시 제너시스BBQ는 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무리한 확장 등의 여파로 2012년 말 부채비율이 755%에 달했기 때문이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BHC 지분 100%를 1130억원에 로하틴에 팔았다.

조형민 로하틴 한국대표는 “BHC를 BBQ 그림자에서 벗어나게 한 뒤 로하틴의 경영 노하우를 접목시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주방장 출신 연구소장 기용

로하틴은 인수 직후 BHC 최고경영자(CEO)로 박현종 제너시스BBQ 글로벌사업 대표를 선임했다. 2012년 제너시스BBQ에 합류한 박 대표는 25년간 삼성전자에서 인사 마케팅 영업 등을 두루 경험한 ‘삼성맨’ 출신이다. BHC를 전면적으로 수술하기 위해선 치킨 전문가보다는 대기업에서 체계적으로 경영을 배운 인물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신제품 개발을 맡을 연구소장으로는 호텔신라 주방장 출신인 김충현 상무를 영입했다. 재무 상품개발 품질관리 등에 필요한 인력을 뽑다 보니 인수 당시 130명이던 직원 수는 160명으로 불었다.

새로 경영을 맡은 박 대표에게 가맹점주 이탈은 ‘발등의 불’이었다. 인수 당시 800개였던 가맹점 수는 2014년 초 650개까지 줄었다. 박 대표는 가맹점주를 불러 모아 두 가지를 약속했다. 1년에 두 번 신제품을 내고, 가맹점주의 애로사항에 실시간으로 답변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로하틴은 20억원을 투입해 전산망을 바꿔 본사와 가맹점주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2014년 4월 치킨과 샐러드를 접목한 ‘요래요래’를 시작으로 ‘별코치’ ‘뿌링클’ 등 매년 두 개의 신제품을 내놨다. ‘몸값’이 가장 비싼 배우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연 20억원 수준이던 광고선전비를 70억원으로 늘렸다. 매출이 늘자 떠났던 가맹점주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BHC의 올 11월 기준 가맹점 숫자는 1380개로 1700여개인 BBQ에 이어 2위다.

◆“글로벌 외식업체로 도약”

로하틴은 지난해 BHC가 시장에 안착한 사실을 확인한 뒤 ‘2차 확장전략’에 들어갔다. BHC를 앞세워 다른 외식 브랜드 인수에 나선 것이다. 고급 한우식당 ‘창고’와 중저가 소고기 프랜차이즈인 ‘불소식당’ ‘그램그램’에 이어 올초 순대국 프랜차이즈인 ‘큰맘할매순대국’을 잇따라 사들였다.

BHC를 통해 경험한 ‘성공 방정식’을 적용하면 이들 브랜드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브랜드별 대표를 선임하는 대신 BHC의 CEO인 박 대표에게 총괄 경영을 맡겼다.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나섰다. 첫 공략 대상은 중국이다. 중국 최대 백화점기업인 뉴월드그룹과 지난 8월 BHC 및 계열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휴(MOU)를 맺었다.

BHC는 내년 초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큰맘할매순대국’과 ‘창고’, ‘불소식당’도 순차적으로 중국에 출점시킨다는 구상이다. 조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국내 외식업체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뒤 중국 등 해외 무대에 진출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호/오상헌 기자 ohyeah@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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