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 5일 개막…로봇혁명의 시대] 독거노인 간병하고 말동무까지…로봇, 이젠 '1코노미 필수품'

입력 2017-01-03 19:06  

단순노동 대체 수단서 커피·피자 주문 받고
1인가구 말동무까지 돌봄서비스도 담당

일본 소프트뱅크 '페퍼', 헛손질 계속하며 딥러닝…60번째 다트 명중

수술·청소 등 특화 로봇 미국·유럽 기업 선점 나서

2020년 도쿄 '로봇올림픽'
제조·서비스·재해 분야서 로봇 기술 명승부 펼쳐



[ 이승우 기자 ] 로봇이 다트 대회에서 우승한 인간을 이길 수 있을까.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제작한 서비스 로봇 ‘페퍼(pepper)’가 이 승부의 실마리를 보여줬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유럽의 인공지능연구소는 페퍼에 팔을 움직여 다트판에 다트를 던지는 방법을 알려줬다. 처음엔 ‘헛손질’을 연발했지만 차츰 과녁 안에 다트를 던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60번 만에 페퍼는 다트판 한가운데를 명중시켰다. 시행착오를 거쳐 다트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스티브 칼린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아메리카 부사장은 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7에서 페퍼의 이런 능력을 공개할 계획이다.


“로봇산업은 경제성장의 연결고리”

올해 CES의 화두 중 하나는 로봇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지난 수십년간 로봇은 하기 싫은 단순 반복 업무를 대신해주고 인간이 할 수 없는 정교한 작업을 빨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하지만 앞으로의 로봇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과 결합해 궁극적으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게 목표다. 단순히 인건비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다. 로봇 기술 발달로 제조업은 물론 국방, 농림어업, 서비스업 등 대부분 산업에서 혁신적 발전이 기대된다. 사공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로봇산업 성장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의 중요한 연결고리”라며 “이런 이유로 세계 각국은 로봇산업을 경쟁적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로봇 시장의 성공을 이끈 것은 산업용 로봇이었다. 이 시장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일본이다. 화낙, 야스카와, 가와사키 등 일본 기업이 산업용 로봇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 ABB 쿠카 등도 5대 업체에 들어간다. 화낙은 세계 최대 중량물을 취급할 수 있는 수직 다관절 로봇(1.35t)과 협업 로봇(35㎏)을 제작해 판매 중이다. ABB는 2015년 양팔·협업 로봇인 유미(YuMi)를 출시했다.

도쿄올림픽에 앞서 로봇올림픽

IoT와 AI의 발달로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을 주도하는 대기업은 아직 없지만 일부 특화된 전문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수술로봇을 만드는 인튜이티브서지컬(미국), 청소로봇을 제작하는 아이로봇(미국), 착유로봇 기업인 렐리(네덜란드) 등이 대표적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수술로봇 다빈치는 세계적으로 3400대(2015년 6월 기준)가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도 42개 병원에 54대가 설치돼 있다. 세계 시장점유율이 68%에 달한다.

가정용 로봇은 청소로봇, 잔디깎이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청소로봇은 2001년 스웨덴 일렉트로룩스가 최초 제품을 개발한 뒤 대중화됐다. 아이로봇의 룸바가 세계 시장 50%를 점유한다. 교육용 로봇은 덴마크 레고(레고 마인드스톰)가 대표적이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로봇 페퍼를 개발해 자사 대리점에서 활용하고 일반에도 판매하고 있다. 마스다 다카시 도레이경영연구소 산업경제조사부문장은 “고령화로 거동이 불편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가사 도우미 역할을 할 서비스 로봇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국가로봇계획), 일본(로봇신전략), 중국(13.5 로봇산업발전계획) 등은 로봇 개발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앞서 ‘로봇올림픽’도 열 계획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강하게 추진하는 행사 중 하나다. 제조, 서비스, 재해 등 3개 분야 10개 종목에서 참가자들이 로봇 기술을 겨루는 방식이다. 일본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서비스 로봇의 표준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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