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혼·주택매매 빼곤 온라인으로 다 해결…"여기는 e-스토니아"

입력 2017-07-09 17:33   수정 2017-07-10 18:10

유럽의 실리콘밸리 에스토니아를 가다

공공·민간업무 100% 디지털화
국가 디지털 허브 'X-로드' 구축
세금납부·원격진료·학교생활 등 주민 ID카드로 모든 민원 해결



[ 오상헌 / 김태호 기자 ] “딱 세 개만 안 됩니다. 결혼, 이혼, 주택 매매…. 나머지 모든 행정업무는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기업 지원을 위한 정부기관인 엔터프라이즈 에스토니아(e-Estonia)의 인트레크 오니크 프로젝트 매니저는 “에스토니아는 2005년 세계 최초로 ‘온라인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 나라”라며 “결혼, 이혼, 주택 매매는 ‘쉽게 결정하지 말고 한번 더 생각하라’는 의미에서 막았을 뿐 사실상 모든 공공 서비스가 온라인화돼 있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공공 정보기술(IT)의 근간은 ‘X-로드’로 불리는 국가 디지털 허브다. 국가기관과 은행, 보험, 병원, 에너지업체, 운송업체 등 민간 기업 900여 곳이 이 시스템에 연동돼 있다. 에스토니아 국민이 전자주민증(ID카드)을 통해 ‘게이트웨이 투 에스토니아(Gateway to Estonia)’란 국가 포털사이트에 접속하면 세금납부 및 환급, 여권 발급 등 정부 업무에서부터 보험 가입, 기차 탑승, 병원 처방전 발급 등 민간업무에 이르기까지 2000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는 2010년부터 온라인을 통한 원격진료를 시작했으며, 처방전의 98%는 온라인으로 발급된다. 학생들은 ‘이-쿨(E-KOOL)’ 사이트에 접속해 숙제를 확인하고 결과물도 온라인으로 제출한다.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국민이 공공기관을 방문하고 서류를 작성하는 데 드는 비용을 환산하면 에스토니아 국내총생산(2016년 209억유로·약 28조원)의 2%에 달한다”며 “디지털 정부를 구축한 덕분에 쓸데없는 비용을 매년 4억~5억유로씩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X-로드의 핵심은 기업들도 업무와 관련된 것이라면 국민의 개인정보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탈린 대중교통 회사는 무료 승차 대상자(탈린 거주민)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개인 동의 없이 언제든 주소를 조회할 수 있다. 의사도 새로운 환자를 맞으면 과거 치료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X-로드에 접속한다. 스타트업들도 이 같은 개인정보와 공공데이터를 창업에 활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할 때마다 동의를 받아야 하는 한국과는 180도 다르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개인정보 오·남용을 막기 위해 누가 자신의 정보를 열람·활용했는지를 개인이 ‘게이트웨이 투 에스토니아’ 사이트를 통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각 개인이 정보를 활용한 이유를 물었을 때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 몇 년 전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넘긴 경찰관은 구속됐고, 환자 정보를 무단 열람한 의사는 해고됐다. 오니크 매니저는 “인터넷뱅킹 시스템보다 훨씬 견고한 방화벽을 갖춘 만큼 해킹 가능성은 0%”라고 설명했다.

오상헌/김태호 기자 ohyeah@hankyung.com

후원:삼성언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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