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준우승 징크스'…"걱정마 인지, 루이스도 이겨냈잖아!"

입력 2017-09-04 17:20  

LPGA 포틀랜드클래식 '동병상련' 두 골퍼 엇갈린 희비

마지막 날 6언더파 불꽃타…턱밑까지 따라붙은 전인지
막판 짧은 버디퍼트 빗나가…루이스에 1타 모자라 '무릎'

'넘사벽' K골프 넘은 루이스…3년3개월 만에 LPGA 정상



[ 이관우 기자 ] 준우승은 우승으로 가는 징검다리다. ‘골든 베어’ 잭 니클라우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73승을 올리는 동안 58번이나 2인자 자리를 감내했다. 통산 79승을 거머쥔 황제 타이거 우즈도 29번 징검다리를 밟았다. ‘플라잉 덤보’ 전인지(23)가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4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캄비아포틀랜드클래식에서다.

퍼펙트게임에도 미끄럼 … ‘뒤바뀐 징크스?’

전인지는 이날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647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6언더파 66타를 몰아쳤다.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낸 ‘퍼펙트게임’. 최종합계 19언더파를 적어낸 전인지는 그러나 20언더파를 써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한 타 차로 우승컵을 내줬다. 올 시즌 5번째 준우승이다. 네 타 차 열세를 한 타 차까지 좁혔지만 루이스의 막판 수성이 견고했다. K골프의 사상 첫 6연속 우승도 무산됐다.

전인지는 나흘간 21개의 버디를 쓸어담아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51개의 언더파 라운드를 기록해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1, 2라운드에서 한 개씩 보기를 내줬을 뿐 대회를 끝마칠 때까지 53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벌일 만큼 샷감이 절정에 달했다. 페어웨이 안착률 77%, 그린 적중률 78%로 드라이버와 아이언이 좋았고, 평균 퍼팅 수가 27.5개에 불과할 만큼 퍼트도 최상이었다. LPGA 평균 퍼팅 1위가 평균 28개를 넘는 퍼트를 한다.

문제는 떨어질 듯 떨어져 주지 않은 딱 한 개의 버디였다.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친 14번(파4), 17번홀(파4)이 그래서 더 아쉬운 대목이다. 이 홀에서 한 개의 버디만 더 잡아냈어도 연장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기 때문. 긴장했던 탓인지 그린 경사를 잘못 읽으면서 두 번이나 공이 홀을 살짝 비켜갔다. 그 사이 루이스는 17번, 18번홀(파4)에서 범한 실수를 잇따라 만회하며 승기를 굳혔다. 17번홀에서는 그린을 넘어간 세컨드샷을 어프로치로 붙여 파를 지켰고, 18번홀에선 벙커에 들어간 티샷을 그린에 올려 타수를 지켰다.

첫승 고지 앞에서 돌아선 전인지는 눈물 대신 미소를 보였다. 그는 “힘든 시기를 겪은 루이스를 축하해주고 싶다”며 “이제 즐기는 골프를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오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 디펜딩챔피언으로 출격한다.

‘넘사벽’ 넘어선 루이스 “상금 전액 기부”

자신의 12번째 LPGA 우승을 확정한 루이스는 남편 제러드 채드월을 끌어안고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았다. 루이스의 LPGA 우승은 2014년 아칸소챔피언십 이후 3년3개월여 만이다. 루이스는 앞서 통산 11승을 쌓기까지 13번 준우승 징검다리를 밟았다. 하지만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에는 단 1승을 추가하는 데 준우승 12번이 필요했다. 이 가운데 6개가 한국 선수에게 내준 챔피언 트로피다. K골프가 루이스에게 ‘넘사벽(넘어설 수 없는 벽)’처럼 비쳤던 이유다.

2009년 투어에 데뷔한 루이스는 미국여자골프의 미래였다. 2014년 미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최저타수상(베어 트로피상)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앞서 2013년에는 25주 동안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루이스는 대회에 앞서 상금 전액을 태풍 하비 피해를 입은 고향 휴스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 아이오와주 출신인 루이스는 11살 때 휴스턴으로 이사온 뒤 학창시절을 보냈고, 지난해 결혼한 뒤에도 이곳에서 살고 있다. 신혼집도 휴스턴에 있다. 남편도 휴스턴대 여자골프팀 코치로 일하고 있다.

루이스는 우승 후 “기부를 결정한 뒤 경기를 치르는 마음이 달라졌다”며 “고향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게 돕는 것이 우승보다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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