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샌디훅 사건 이후 60명 총기 사고로 숨져"

입력 2017-12-11 15:59  

美 최악 총기 참사가 부른 또 다른 비극

美 사이언스 誌 공개

총기 난사사건 이후 6주간
미국 내 총기 구매 57% 증가
오발 사고 등 사망자도 늘어
"희생자 중 20명은 미성년자"



[ 박근태 기자 ] 2012년 12월14일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초등학교에서 애덤 란자가 6~7세 어린이 20명과 성인 6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비극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건 후 이듬해 4월까지 새로 총기를 구입하거나 총기를 청소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로 희생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미국 웰즐리대와 미국립경제연구소 연구진은 샌디훅 사건 이후 60명이 총기 사고로 의도하지 않게 숨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7일자에 공개했다.

미국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총기 참사가 발생하지만 좀처럼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고 있다. 샌디훅 사건 이후에도 2014년 샌타바버라 총기 난사,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교회·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2016년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와 댈러스 저격 사건 등이 이어졌다. 총기 보유가 많다 보니 사건이 잦을 수밖에 없고, 총기 사건이 잦다 보니 총기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심리가 강해져 총기 보유가 또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보건학자와 사회심리학자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총기, 모방범죄 심리, 업체와 정치권의 결탁이 맞물린 탓으로 보고 있지만 구체적 연결고리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구글 검색 분석 결과와 미국 내 각주 총기 판매량, 총상 환자 기록 자료를 토대로 총격 사건의 ‘보이지 않았던 추가 희생자’를 찾아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2년 미국에선 545명이 총기사고로 숨졌다. 월평균 45명이 총기 오발 사고로 숨진 셈인데 샌디훅 사고가 일어난 12월 이후 5개월간 총기 오발로 사망자 60명이 추가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전보다 27%나 사망자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희생자 가운데 20명은 15세 미만 미성년자였다. 미 국가데이터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총기 오발 희생자는 1948년 1.55명에서 2014년 0.18명으로 줄었다. 그런 만큼 총기 오발로 인한 사망자가 늘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연구진은 오발 사고 희생자가 늘어난 원인을 복합적인 이유에서 찾았다. 우선 총격 사고 직후 급작스럽게 늘어난 총기 판매량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봤다. 샌디훅 사건과 2015년 샌프란시스코 크리스마스 파티 총격사건 때 총기 판매량은 급증했다. 샌디훅 사건 직후 6주간 미국 내 총기 구매는 57% 증가했다. 5개월간 판매된 총기만 300만 정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총기 숫자도 문제지만 총기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사고율이 달라진다고 보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 ‘총기 구매’ ‘총기 청소’ 같은 총기 관련 검색어가 급증한 것도 새 총기를 구매하거나 총기를 꺼내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점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증거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인구보다 많은 3억2000만 정가량의 총기가 보급돼 있다. 연구진은 “총기 사건에 대한 불안감에 방어용으로 새 총을 사거나 깨끗하게 손을 보기 위해 무기고에서 꺼내는 과정에서 오발 사고 등 위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총기 사용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미총기협회(NRA)를 비롯한 총기 관련 이익단체들은 막대한 로비로 규제 도입을 막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로빈 맥나이트 교수는 “총기 오발 사고 사망자가 늘어나는 지역은 총기 판매량이 급증한 지역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샌디훅 사건 이후 5개월간 31개 주에선 10만 명당 1000정 이상의 총기가 새로 팔려 나갔다. 그 결과 이들 지역은 다른 주보다 15세 미만 청소년 사망률이 16배나 올라갔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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