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용산 주상복합촌의 ‘용틀임’… 타워팰리스와 ‘맞짱’

입력 2018-03-19 15:23  

용산 주상복합 시세, 타워팰리스 못지 않아
'한국판 맨해튼’ 되나




서울 강남과 필적할 ‘잠룡’으로 평가받는 서울 용산이 거대한 주상복합 촌(村)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단됐던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속속 재개되고 있어서다. 용산역 일대에 들어선 고급 주상복합 매매가격은 속속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맞먹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좌초했던 국제업무지구사업 재개 가능성도 열리면서 ‘한국의 맨해튼’으로 불릴 날도 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한강로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국제빌딩 주변 4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 전용면적 114㎡ 입주권은 최근 18억5000만 원에 매물이 나왔다. 일반분양가와 비교하면 최고 3억 원가량 높은 가격이다. 분양권 전매가 막힌 데다 조합원분은 259가구로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공인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에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근 단지들의 중대형 면적 가격 상승세도 무섭다. ‘시티파크’ 전용 114㎡는 지난달 13억7500만 원에 실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썼다. 이웃한 ‘파크타워’ 전용 101㎡는 연초 15억5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1년 전과 비교해 3억 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전용 99㎡는 연초만 해도 12억7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14억 원 후반대다. 그나마도 매물을 구경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B공인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새 사옥이 입주를 마치면서 안 그래도 일대 물량이 적었던 옛 30평대 아파트는 매매와 전·월세 모두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용산역 바로 앞에 마주보고 지어져 일대 랜드마크로 불리는 ‘래미안용산’과 ‘용산푸르지오써밋’ 역시 매물을 구하기 힘들긴 마찬가지다. 용산푸르지오써밋을 보면 지난해 12월 전용 169㎡가 20억2600만 원에 팔린 이후 아직까지 거래가 없다. Y공인 관계자는 “입주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집을 팔겠다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래미안용산은 최근 최고층 펜트하우스(전용 243㎡)가 8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공급면적 기준 3.3㎡당 가격이 8358만 원에 달해 서울 시내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용산래미안공인 최경화 대표는 “3면 개방형 거실에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집”이라며 “일부 자산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 일대 주상복합 단지들의 ‘몸값’은 강남을 추월할 기세다. ‘아스테리움용산’ 전용 121㎡는 지난달 16억9000만원에 실거래돼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전용 124㎡(17억원) 가격에 육박했다. 파크타워 전용 125㎡의 경우엔 지난 1월 17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타워팰리스 1차’ 전용 121㎡(2억 18억4500만원)엔 못 미치지만 ‘타워팰리스2차’ 전용 130㎡와는 같은 가격이다.

용산은 서울서 유일한 주상복합 밀집촌이다. 주거지역 인근에 주상복합 아파트가 드문드문 들어선 다른 지역과 달리 최고 40층 마천루 숲을 이룬 게 특징이다. 서울역 인근부터 한강대교 북단까지 19개 단지가 입주했고 1개 단지는 2020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15개 단지는 아직 준공된 지 만 10년이 지나지 않았다. 신축에 속하는 2010년 이후 입주 단지만 7곳이다. ‘용산더프라임’ 등 일부 단지는 최근 방송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한강로를 따라 서울역 맞은 편 동자동, 4·6호선 삼각지역 주변, 용산역 맞은편, 국제빌딩주변 등에 몰려 있다. 대부분 전용면적 100㎡를 초과하는 중대형 주택형으로 이뤄져 있는 게 특징이다.

주상복합 숫자는 더 늘어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남아있는 개발사업이 많다. 유독 용산에 주상복합이 몰린 것은 재건축·재개발과 다른 도시환경정비사업인 까닭이다. 이는 도심 부동심 등으로 육성하기 위해 상업지역 공업지역 등을 재생하는 사업을 말한다.

주택시장에서 주상복합 아파트는 통상 일반 아파트보다 인기가 떨어지는 편이다. 관리비가 높은 데다 계절에 따른 냉·난방의 문제가 발생해서다. 환기도 단점으로 꼽힌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주상복합 전성시대를 열었던 타워팰리스의 경우 단지 내 상가에서 약국이 가장 성업한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환기가 문제로 지적됐다”고 말했다. 상가를 찾는 고객들과 입주민들의 동선이 겹치는 것도 불편 사항 중 한 가지다.

하지만 용산 등에서 최근 지어지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1세대 주상복합에서 나타난 단점을 대부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쪽 창 대신 입면 분할 등 미닫이식 창문을 두거나 환기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통풍 문제를 개선했다. 일반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판상형 설계를 늘리는 한편 입주민 전용 출입구를 따로 둬 상가 이용객들과 동선이 겹치는 문제도 해결했다. 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의 비율인 전용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래미안용산의 경우 전용률이 80%에 가까워 일반 아파트와 차이가 없다.

최근 들어 용산역 일대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한강대로변인 국제빌딩 주변 5구역에 지상 39층 높이 주상복합 단지를 짓는 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의료관광호텔을 세울 예정이었던 곳이다. 이와 마주 보는 용산역 정비창 전면 정비계획도 통과됐다. 정비창 1~3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은 주거시설 5동과 업무시설 1동, 오피스텔 2동 등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비창 전면은 과거 국제업무지구 등 주변 개발과 연계하기 위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2013년 금융위기 여파로 좌초한 국제업무지구는 다시 개발을 준비 중이다. 서울시는 용산역세권과 국제업무지구를 아울러 개발하는 ‘용산마스터플랜’에 대한 용역을 이달 마친 뒤 이르면 상반기 발표할 계획이다. 용산역을 비롯해 한강변~서울역 일대 349만㎡에 대한 개발 계획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개통과 신분당선 연장 추진 등 굵직한 교통 관련 호재도 많은 편이다.

‘금단의 땅’도 열린다. 임오군란 때 청나라 군대가 주둔한 이래 100년 이상 일반인이 드나들 수 없었던 미군기지 243만㎡를 녹지로 바꾸는 용산국제공원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도시공원인 센트럴파크처럼 주변에 들어선 주상복합 등 고층빌딩 대부분이 넓은 공원을 조망할 수 있다. 용산이 ‘한국판 맨해튼’으로 불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교통 요충지이면서 부도심인 용산은 주상복합 위주의 독특한 주거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며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차별화된 주거공간을 선호하는 자산가 등이 모여 사는 부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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