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Success Story] 유통단계 확 줄여 반값으로… 매장 없는 아티클의 '가구왕' 도전

입력 2018-05-31 16:06  

Best Practice - 이케아를 꿈꾸는 가구 스타트업 '아티클'

중개인 없는 사업 전략
해외공장→물류창고→소비자 배송
주문은 인터넷·모바일 통해서만 받아
불필요한 비용 줄여 가격거품 없애
작년 매출 1억弗…올해는 2억弗 목표

온라인 유통 고집…"우린 다르다"
홈피서 제품사양 제공…SNS 활용
최장 30일 사용 후 불만족 시 환불도
디자이너 고용해 신제품 직접 개발
소비자 취향변화·유행 발빠르게 대응



[ 유승호 기자 ] 아미르 베이그(사진)와 앤디 프로차스카, 샘 프로차스카 형제는 2011년 어느 날 캐나다 밴쿠버의 한 카페에 모여 창업 아이템을 얘기했다. 앤디가 유통업계의 가격 거품에 관한 얘기를 꺼내자 모두 관심을 보였다. 당시 중국에 6개월간 머물다 돌아온 앤디는 중국에서 싼값에 생산한 가구가 캐나다에선 너무 비싸게 팔린다는 불만을 털어놨다.

가격을 따져보니 생산원가의 5~6배나 됐다. 이들은 가구를 좀 더 저렴하게 팔 방법은 없을지 고민했다. 이들은 베이그의 친구 프레이저 홀까지 끌어들여 2013년 5월 온라인 가구 판매업체 브라이트를 창업했다. 회사는 2016년 이름을 아티클로 바꿨다. 2016년 5000만달러이던 매출은 지난해 1억달러로 급성장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로 2억달러를 잡고 있다.

유통 단계 축소에 집중

공동 창업자 4명 중 가구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다. 하지만 “세련된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이 이들을 가구업계로 끌어들였다.

이들은 ‘가구를 판매하는 방식을 확 바꿔보자’고 결심했다. 해외 공장-수입업체-도매업체-소매업체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유통 단계를 줄이면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가격은 싸게, 삶은 더 좋게(spend less, live more)’를 핵심 가치로 정하고 ‘중개인 없는 사업(no middle man business)’ 전략을 세웠다. 최고경영자(CEO)인 베이그는 “기업들이 생산 공정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진짜 비효율은 생산 이후부터 소비자까지 가는 유통 과정에 있다”며 “유통망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고 말했다.

아티클은 해외 공장에서 물건을 들여와 물류창고에 보관했다가 소비자가 주문하면 바로 배송해주는 물류체계를 구축했다. 제품 대부분은 베트남에 있는 가구공장에서 납품받는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에도 거래처가 있다. 물류창고는 미국 시애틀, 뉴저지, 로스앤젤레스, 잭슨빌 등 네 곳에 있다. 이곳에서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있는 소비자에게 월 7000개의 상품을 배송한다.

주문은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서만 받고 오프라인 매장은 운영하지 않는다. 매장을 두면 건물 임대료와 운영비, 직원 인건비까지 필요해 판매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통 단계를 축소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인 결과 소비자가격을 반값 이하로 낮출 수 있었다. 아티클은 일반 가구점에서 2500달러 정도에 판매하는 소파를 1300달러 선에 판매한다. 아티클이 299달러에 판매하는 대리석 원형 탁자는 다른 곳에선 700달러 안팎에 팔린다.


매장 없는 대신 소셜미디어 활용

비용을 대폭 줄였다고 해도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건 약점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소비자는 매장에서 가구를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보고 싶어한다. 아티클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제품 사양을 최대한 자세하게 제공한다. 제품 사진도 다양한 각도에서 찍어 올리고, 특정 부분을 클로즈업한 사진도 보여준다.

아티클 홈페이지에서 가구 사진을 클릭하면 아래쪽에 원형 버튼이 여러 개 나온다. 각 버튼에 마우스를 갖다대면 확대된 사진을 통해 해당 가구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 촉감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래도 제품을 믿지 못하겠다는 소비자를 위해 최장 30일간 사용해본 뒤 만족스럽지 않으면 전액 환불해준다.

마케팅은 자연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아티클은 창업 초기부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아티클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25만 명에 이른다.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의 만족스러운 후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아티클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아티클의 경영 철학은 홈페이지에도 녹아 있다. 아티클 홈페이지엔 가구 사진과 가격, 사양 외에 다른 정보는 거의 없다. 베이그는 “화면을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해 우리가 품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홈페이지를 둘러보는 소비자가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했다”며 “홈페이지 구성이 단순해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하기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신제품을 내놓을 땐 소량 생산 후 시험 판매를 거친다. 소비자 반응이 좋은 제품은 대량 생산에 들어가고,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은 사양을 일부 변경하거나 대량 생산을 포기한다. 이런 식으로 제품 종류를 늘려 제품 수가 침대, 소파, 의자, 탁자 등 1000여 개에 달한다.


이케아 넘어서겠다는 야망

아티클 가구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은 이 회사를 종종 이케아와 비교한다. 가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점에서 아티클과 이케아는 닮았다. 하지만 아티클은 온라인 유통을 고집한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이케아와는 차이가 있다.

아티클은 대도시 젊은 층을 상대로 최신 디자인의 가구를 판매한다고 늘 강조한다. 무조건 싸게 파는 데만 집중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아티클 가구는 명품 가구 브랜드인 ‘B&B이탈리아’ 제품과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다. 또 디자이너를 고용해 신제품을 개발한다. 소비자 취향 변화와 유행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아티클은 온라인으로 가구를 판매하는 다른 기업과도 자주 비교된다. 그러나 아티클은 다른 온라인 가구 판매사들과도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대부분 회사가 도매업체로부터 가구를 매입해 판매하는 반면 자신들은 해외 생산 공장과 직접 계약을 맺고 제품을 납품받는다는 것이다. 이 역시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아티클이 아마존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베이그 CEO는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해 세련된 가구를 판매하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우리는 그 이상으로 성장하겠다는 야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3~5년 안에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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