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미래가 더 기대되는 韓·ASEM 22년의 인연

입력 2018-06-11 19:38   수정 2018-06-12 18:21

한·EU 관계에서 긍정적 역할해온 아셈
남북 긴장완화 노력에 대한 지지도 기대

김흥종 < 대외경제정책연구원·선임연구위원 >



이번주에는 우리나라와 관련한 큰 행사가 연이어 개최된다. 12일에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13일은 제7회 지방선거일이다. 14일엔 러시아에서 월드컵이 시작된다. 모두 처음으로 열리거나 최소 4년에 한 번 있는 행사이니 그 의미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이런 슈퍼 주간에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수교 55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린다. 12일 세미나의 주제는 ‘아셈(ASEM: 아시아·유럽 정상회의)과 한·EU 관계’다. 작년에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지원해 한국학 석좌교수직을 신설한 브뤼셀자유대학이 주관하는 행사다.

아셈은 아시아와 유럽이라는 구대륙의 두 지역이 20세기를 거치면서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고 역사적으로 크게 번성했던 두 지역 간 교류를 돈독히 하자는 의미가 있다. 아세안+3 국가와 EU 회원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아셈은 22년이 지나면서 아시아와 유럽의 51개국과 EU집행위원회, 아세안사무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거대 기구로 거듭났다. 구속력이 없는 협의체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으나 아시아와 유럽의 국가가 모여 세계적 이슈와 구대륙 양편의 지역적 이슈를 논의하고 국가 및 지역의 입장을 확인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아셈은 우리와 관계가 깊다. 1996년 처음으로 방콕에서 정상회의가 열린 이후 1998년 런던회의를 거쳐 2000년 3차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때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평화선언을 통해 남북관계의 중대한 변화를 천명했고 이를 아셈 회원국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한과 EU 회원국 사이에 수교의 물꼬를 트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3차 회의 이후에도 한국은 우리나라와 관련한 이슈뿐만 아니라 지역적 이슈, 지역 간 협력 이슈, 그리고 글로벌 이슈에 관해 우리의 입장을 개진하는 기회로 아셈을 적극 활용했다. 한국은 12년 동안이나 중단됐던 아셈 경제장관회의를 작년 9월 서울에서 개최함으로써 장관회의의 핵심축인 경제장관회의가 복원되도록 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EU와 회원국들도 아셈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빠르게 변하는 아시아 회원국에 유럽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해 왔다.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한 정치 대화, 지역안보 문제, 다자 간 무역투자 자유화를 포함한 세계 경제질서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는 가운데 10여 년 전엔 미얀마 문제로 긴장관계에 놓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EU와 회원국들은 아셈을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 2000년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이후에도 EU가 한반도 문제에 가진 관심은 아셈을 통해 여러 번 표출됐다. 이처럼 한·EU 관계에서 아셈이 긍정적인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올해 12차 아셈 정상회의는 오는 10월18~19일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극과 극을 오갔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아셈 회원국들이 올해 정상회의에서 어떤 통일된 입장을 도출할지 기대된다. 2000년 이후 아셈에서 논의될 주제를 제안하고 2006년 아셈 10주년 평가보고서 작성을 비롯해 아셈 비즈니스 회의, 아셈 차세대 지도자회의, 아시아유럽재단(ASEF) 행사 등 아셈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해온 필자는 12일 세미나를 통해 이번 가을 아셈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정부의 외교력이 검증되는 무대이며 한반도 상황에 관한 아셈 회원국들의 일치된 입장을 접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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