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내 최초 애플 리셀러는 왜 청산위기에 처했나?

입력 2018-06-19 14:51  

≪이 기사는 06월15일(03:5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수년째 자본잠식 상태인 국내 1호 애플 리셀러 에이샵(A#)이 회생 절차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존폐 위기에 빠졌다. 2014년 SK네트웍스가 운영하던 애플 리셀러 컨시어지가 경영난으로 사업을 접은 이후 4년 만에 에이샵마저 위기에 봉착하며 애플 제품 유통시장에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15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주식회사 에이샵의 대주주인 두고테크가 지난 1월 법정관리(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4월 19일 재판부는 신청을 기각했다. 회생 개시 전 심사 결과 에이샵의 청산가치가 회생 이후의 계속기업가치보다 높다는 결론이 나면서다. 회생법원은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을 경우 회생신청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영업을 계속해 빚을 상환하는 것보다 현재 자산을 처분해 빚을 갚는 게 채권자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에이샵은 제품 유통을 자신들이 공인한 재판매업자(리셀러)만을 통하는 애플의 첫 번째 한국 내 파트너다. 대만계 전자제품 제조·유통사인 청우웨이 프리시젼(영문명 폭스링크)의 자회사인 스튜디오A가 최대주주(58%)다.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애플제품 공급사 두고테크는 전 에이샵 대표 고현림 씨(26%)에 이은 3대 주주다.

2002년 12월 ‘애플 프리미엄 매장’으로 설립된 에이샵은 2004년 코엑스 애플 체험센터를 열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명동, 부산 서면, 목동, 강남센트럴시티 등 시내 주요 상권으로 빠르게 진출했다. 2009년 11월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이 국내에 정식 출시되며 리셀러들은 급속 성장했다. 2009년 294억원이었던 에이샵의 연매출액은 2년만에 644억원으로 2배 넘게 성장했고, 전국적으로 25곳의 점포를 운영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으로의 휴대폰 교체 수요가 폭증하며 국내 통신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수십만원대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고, 이른바 ‘호객’(호구와 고객의 합친 말)논란을 일으키며 휴대폰을 정가를 주고 사는 게 이상한 국내 휴대폰 유통시장의 비정상적 특성이 한층 강화됐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한국 시장에서 휴대폰을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단말기를 별도로 구매하는 ‘자급제 비율’은 8%에 불과해 세계 주요국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자급제 비율이 매출을 좌우하는 리셀러에겐 최악의 시장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2013년을 기점으로 스마트폰 기술 혁신이 정체되면서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것도 경영난에 한 몫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베이스트리트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2014년 1년 11개월에서 2017년 2년 7개월로 길어졌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매년 출시되는 신제품에 열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한 때 국내 소비자들로 북적이던 애플 리셀러 점포가 한산해지기 시작했다. 아이폰 신제품 출시일마다 길게 늘어서던 줄도 사라졌다. 2014년 SK네트웍스가 운영하던 애플 리셀러 ‘컨시어지’가 사업을 접었다. 2011년에 이어 2012년까지 600억원대를 유지하던 에이샵의 매출은 2013년 407억원으로 추락했다.

이후 계속된 영업손실로 에이샵은2013년 이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7년 말 기준 에이샵은 총부채액이 총자산보다 45억 5300만원이 더 많은 상태다. 올해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91억 6000만원에 달하지만 회사는 지난해 484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생절차 개시 전 사전조사에서 회사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온 배경이다.

역설적으로 국내 아이폰 판매량은 최근 증가추세다. 지난 해 4분기 국내 스마프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28.3%로 국내 시장에서 사상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신작인 아이폰X의 선전보다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7 등 구형 아이폰이 통신사를 통해 소위 ‘꽁짜폰’으로 풀린 것이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리셀러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판매량 증가와 리셀러들의 수익성과는 큰 관계가 없다”며 “맥북 등 아이폰 외의 다른 제품 판매가 수익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코리아가 올해 1월 국내 첫 애플스토어를 개장하고 4월엔 삼성전자 마케팅 담당 상무 출신을 대표로 영입하면서 그간 리셀러-통신사 구조였던 국내 애플제품 유통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어 리셀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프리스비 윌리스 등 다른 리셀러들은 핵심 상권 위주로만 점포를 정비해 수익성을 높이거나 판매제품을 다양화하는 식으로 생존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에이샵은 지난 3월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을 폐점하고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리셀러(재판매업자)
본사를 대신해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업자다. 애플은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애플스토어와 본사의 간섭 정도에 따라 여러 단계의 리셀러를 두고 애플 제품을 판매한다. 리셀러는 점포 디자인과 직원 교육에 있어 애플 본사의 간섭을 받는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APR)과 일반 판매 매장인 애플 공인 리셀러(AAR)로 나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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