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동남아·중남미 하늘로 날아오른다

입력 2018-06-21 16:19  

세계로 가는 한국防産
KAI

체계결빙 운용능력 확보
향후 15년간 200대 판매 목표



[ 김채연 기자 ]
수리온은 우리나라의 항공기술을 결집시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다목적 기동헬기다. 수리온은 지난 5일 방한 중이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국방부 앞 연병장에서 수리온 조종석에 앉아 직접 시동을 걸어보는 등 큰 관심을 보여 이목이 집중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국에 돌아가 수리온 구매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 관계자는 “필리핀에 수출했던 경공격기 FA-50의 눈부신 활약에 더해 최근 안전성 논란을 벗은 수리온 헬기에 대한 신뢰가 한층 더 두터워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리온은 지난해 비행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며 오명을 입게 되었으나, 최근 안전성 문제를 해소한데 더해 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활력이 되살아 나는 분위기다. 수리온은 목표 지점까지 별도의 조작 없이 비행이 가능하다. 자동비행 시스템을 갖춰 야간·악천후에도 안전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친 산악지형이나 해상에서도 원활한 임무수행이 가능하며 탁월한 제자리 비행 능력으로 임무 효율성도 높다고 KAI는 설명한다. 한국형 3D 전자지도, 지상충돌경보장치, 레이더고도계, 야간비행조명 등이 탑재돼 조종 안정성도 한층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수리온 개발 전 세계 최고 수준 대비 57.6%에 불과했던 국내 헬기 기술력은 수리온 개발 후 83.8%로 크게 향상됐다.

수리온은 2012년 개발 완료 후 육군에서 임무수행능력을 검증받았다. 이후 군과 정부기관의 임무에 맞춰 다양한 파생형 헬기로 진화했다. 해병대는 함상·해상 임무에 맞게 개조한 상륙기동헬기를 도입했다. 부상을 입은 장병의 긴급후송과 응급처치를 책임질 의무후송전용헬기 개발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정부기관 중에선 경찰청이 처음으로 수리온(사진)을 선택했다. 우수한 대테러 임무수행과 높은 가동률, 신속한 후속 지원으로 쌓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 지난해까지 총 8대가 도입됐다. 이어 지난 5월 산림청의 산불진화용 헬기와 제주소방의 응급구조헬기로 실전배치가 완료됐다. 해상탐색구조 임무를 수행할 해경헬기 2대가 2019년 말에 납품되면, 수리온은 정부기관용 헬기 플랫폼을 모두 갖추게 된다.

수리온은 그동안 외산에 의존했던 국내 군·관용헬기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자주 국방력과 국민 안전는 물론 항공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KAI는 자평하고 있다. 수리온은 최근 다시 한번 도약을 이뤘다. 체계결빙 운용능력 입증에 성공하며 헬기 안전성에 대한 오명을 말끔히 씻고, 무결점 헬기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전망한다.

KAI는 작년 12월부터 4개월 동안 미국 마켓에서 두 번째 체계결빙 비행시험에 나섰다. 2015년에 수행했던 1차 결빙시험에서 문제가 됐던 방·제빙 계통을 보완한 수리온은 요구를 충족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겨울철 결빙 조우 시에도 안전한 운용이 가능함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체계결빙 비행시험은 저온다습한 혹독한 환경에서만 시험이 가능해 통상 4~5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KAI는 시행착오를 거쳤으나, 불과 두 차례 만에 전 세계 베스트셀러인 UH-60(블랙호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결빙운용 능력을 입증하며 국산항공기술의 우수성을 알렸다. 비행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한 가운데 KAI는 군과 정부기관의 운용실적을 바탕으로 수리온의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KAI는 기존에 훈련기를 수출했던 동남아와 중남미 등을 대상으로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산 항공기의 안정적인 운용과 원활한 후속 지원이 수리온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연내 수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KAI는 내다보고 있다.

KAI는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항전시스템과 인테리어를 최신형으로 전면 교체하는 수리온 수출형헬기도 개발 중이다. 향후 15년간 약 200여 대의 수리온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렇게 되면 수리온이 고등훈련기 T-50 및 기본훈련기 KT-1과 더불어 한국 방위산업 세계화를 견인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방위산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2018~2022 방위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방산수출을 약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로 확대하고, 고용 5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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