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선배 기업가들의 경영 DNA 전수하죠"

'스타트업 창업자 교육' 강화하는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2010년 창업지원센터 설립 이후
130곳 지원한 '스타트업 대부'

창업가에게 정기적으로 경영 조언
교육프로그램 '엔턴십'도 운영


[ 배태웅 기자 ] “한국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이 못 나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경영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국내 최초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신생 벤처기업에 초기 자금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단체)’ 프라이머를 설립한 권도균 대표(55·사진)는 5일 기자와 만나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 좋은 아이디어나 기술을 갖고 있어도 경영에서 실패하면 크게 성장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권 대표는 “올바른 경영을 배우지 못한 기업가는 실수 한 번에 몰락할 수 있다”며 “1세대 벤처 선배들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며 얻은 교훈을 물려주고자 프라이머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프라이머는 국내 스타트업 사이에서 등용문으로 통한다. 패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일쉐어, 자유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 부동산 중개업체 호갱노노 등 다양한 기업이 프라이머의 투자와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2010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프라이머를 거쳐간 스타트업은 130곳이 넘는다.

권 대표는 “프라이머는 경영학을 가르치는 학교”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를 비롯한 파트너들은 창업가에게 정기적으로 경영 멘토링을 해주고 있다. 창업가를 위한 경영 교육 프로그램인 ‘엔턴십’도 매년 운영한다.

경영을 가르치기 위해 운영 파트너도 벤처 업계에서 왕년에 ‘한가락’한 사람들로 모았다. 블루홀 창업자인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포털 업체 다음 공동창업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 이택경 매쉬엔젤스 대표 등이 프라이머의 초기 파트너로 참여했다. 현재는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권 대표도 국내 최초 전자상거래 솔루션 회사인 이니시스·이니텍을 설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회사명 프라이머는 선배 기업가들의 창업 DNA를 바탕으로 후배들이 성공할 수 있게 돕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창업 경험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운영진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국내 창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려면 규제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산업이 성장할 때까지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네일아트 서비스를 하던 신생 업체가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폐업한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며 “이니시스 역시 초기에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다”고 했다.

권 대표는 “국내에서 유니콘이 나올 때까지 꾸준히 데모데이를 열겠다”며 “프라이머 출신 기업가가 200명, 300명으로 늘어날 때까지 경영 학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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