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치즈까지 '통상전쟁 유탄'… 철도·해운도 일감 걱정

입력 2018-07-09 17:55   수정 2018-07-10 10:27

● '해운 1위' 머스크, 국제항로 2개 이미 축소
● 美 서부~중부 수입품 화물열차 물동량 위축
● 中, 미국 대신 호주·인도 영화 상영할 수도
● '관세 제외' 옷·신발까지 동남아로 탈출 조짐커지는 '관세 후폭풍'



[ 뉴욕=김현석/베이징=강동균 기자 ]
미국과 중국이 각각 340억달러(약 38조원)어치의 상대방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는 통상전쟁을 시작한 뒤 양국 산업계에 예상치 못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자동차 등 타격이 클 것으로 관측된 분야 외에 직접적인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진 산업에서도 부품거래 조달 과정에서 타격을 입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미·중 통상전쟁은 해운, 철도업계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머스크는 아시아에서 중동, 남아메리카로 가는 두 개 노선을 축소했다. 지난 6일 시작된 미·중의 관세전쟁으로 양국 간 컨테이너 무역량이 6%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추가로 160억달러 상당의 중국 상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고, 중국이 같은 규모로 보복하면 세계 무역량의 1%가 영향을 받는다. 증권사들은 몇 년 동안 운임 하락 등으로 고통을 겪어온 세계 해운업계가 또다시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서부에서 중부로 가는 수입품 운송 수요도 축소될 조짐이다. 미국철도협회에 따르면 무역은 철도 화물의 42%, 연간 철도 수익의 35%를 유발한다.

미국은 중국 반도체산업 등을 겨냥해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미국 전구기업인 크리는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LED(발광다이오드)를 만든 뒤 중국 후이저우에서 제품을 완성해 다시 수입하고 있는데 25% 관세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 치즈업체들도 급성장하던 중국과 멕시코 시장에서 관세를 얻어맞으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체다치즈 가격은 미국 내 공급이 늘면서 최근 한 달 새 19% 이상 하락했다.

원유와 가스를 운반하는 파이프 제조업체들은 철강 관세 부과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철강 관세 탓에 철강값이 올 들어 약 40% 오른 영향이다. 상당수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매년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올려온 할리우드 스튜디오들도 초비상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 영화 대신 호주, 인도 등 다른 나라 영화로 상영관을 채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가 모든 영화를 승인하고 상영 일정까지 잡는다.

난관에 봉착한 중국 기업도 적지 않다. 쑤저우화둥식품은 미국에서 수입한 냉동 소고기, 돼지고기가 세관을 통과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지난 6일을 기점으로 중국이 미국산 육류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당장 한 상자에 최대 50만위안(약 8400만원)의 관세를 물어야 할 처지다.

중국산 의류와 신발은 이번에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의류 제조업체인 헴프포텍스인더스트리스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공장을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딩훙리양 창업자는 “미국은 다른 어떤 곳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훌륭한 시장”이라며 “미국의 대형 고객사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동남아로 옮길지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발업계에서도 나이키 등이 하청 기지를 베트남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제학자들과 시장은 미·중 통상전쟁이 불러올 파장을 놀랍도록 작게 계산하고 있다”며 “그들의 예측 모델이 무역과 공급망의 복잡성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토바이 업체인 할리데이비슨을 예로 들면 예측 모델은 관세 부담으로 유럽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연 4만 대 규모의 생산 공장이 유럽으로 떠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판매량 감소보다 훨씬 크게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감소시킨다. 제이컵 파커 미중비즈니스협의회 중국 부대표는 “현 단계에서 가장 큰 충격은 불확실성으로 기업이 확실하지 않으면 투자하거나 고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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