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재의 오토人] 가수에서 레이싱팀 감독 된 김진표…"몰입, 나를 끌어온 힘"

입력 2018-07-20 10:01  

취미로 시작한 레이싱
자신의 또 다른 면모 봐

엑스타레이싱팀 감독으로 변신
“팀·드라이버의 확실한 조력자 될 것”
목표는 오직 우승

기억에 남는 차 ‘콰트로포르테 GTS’



자동차는 부품 종류만 수만 가지가 넘는다. 조립 자체도 힘들어 기계 공업의 ‘중심’이자 ‘꽃’으로 불린다. 신차 개발 단계부터 오랜 시간과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안전도는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수십 개에 불과한 이유다. 이렇듯 복잡한 과정을 거쳐 시장에 나온 차는 누군가의 발과 추억이 되어 생을 함께한다. 차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회 문제를 ‘박상재의 오토(Auto)人’에서 들여다본다.


“연예인이 아닌 모터스포츠 업계 종사자로 생각해달라.”

김진표 엑스타레이싱팀 감독(41·사진)은 자기 소개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인터뷰 내내 말에 막힘이 없었다. 김 감독에게선 차에 대한 열정, 진중함이 엿보였다.

◆ 마이크 다음으로 잡은 운전대

김 감독은 가수로 잘 알려져 있다. 1995년 패닉으로 데뷔한 뒤 홀로 7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이런 그가 화려한 무대와 조명을 떠나 경주차 운전대를 잡았다. 이제는 ‘카레이서’ 또는 ‘감독’이란 호칭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됐다.

김 감독은 서킷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그때를 회상하며 “방송 활동을 잠시 쉬면서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일을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취미 삼아 즐겨볼까 했던 게 시작이었다.

그는 “2006년 댄스스포츠와 암벽등반(클라이밍) 등 여러 가지를 접해 봤다”며 “그러던 중 레이싱을 만난 순간 ‘바로 이거다’란 느낌이 왔다”고 운을 띄웠다.

김 감독은 “음악을 하는 동안 감정과 시름했다면, 엔진 타이어 등 기계와 교감할 수 있는 레이싱은 전혀 다른 환경이었다”면서 “5초 안팎에서 0.1초까지 단축된 랩타임(한 바퀴 주파 속도)을 기록하는 데 큰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서킷에서는 다른 생각을 조금도 할 수 없다”면서 “온전히 집중하고 즐기는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봤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당시 용인 스피드웨이로 거의 매일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했다. ‘근처로 집을 옮길까’ 싶을 정도로 푹 빠져 있었다며 그는 시원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짜릿한 질주에 미쳐 지내는 동안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같은 해 레이싱팀인 알스타즈에 입단했다. 아마추어 경주를 기반으로 만든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부터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밟아 올라갔다. 거푸 포디움(시상대)을 석권했다.

2008년에는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투어링B 프로 신인전’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김 감독은 “돌아보면 이때 커리어 중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며 “운명 톱니바퀴가 맞물려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코너를 돌아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했다. GM대우 시절 레이싱팀과 계약을 맺은 것이다. 출연료와 음반 판매 수입이 아닌 연봉을 받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정신 없이 즐기다 보니 돈벌이가 되기 시작했다”며 “취미가 직업으로 바뀌는 변곡점을 맞았는데, 좋은 기회를 얻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후 2014년 금호타이어가 창단한 엑스타레이싱팀으로 몸을 옮겼다. 엑스타레이싱팀은 2년 전 시즌 팀과 드라이버 모두 챔피언(SK ZIC 6000클래스) 자리에 올라 2관왕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해부터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감독으로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는 “감독이 선수를 잘라 냈는데 공교롭게도 동일 인물인 것 뿐”이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클릭에서 오직 레이스를 위해 제작된 스톡카에 앉기까지 지난 시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그는 감독직을 두고 ‘깃발을 흔드는 것’에 비유했다. 무게추를 얹는 핸디캡 웨이트처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깃발을 앞에서 들어야 하니까 부담감이 크다”면서 “잘못된 언행이나 선택으로 피해를 주지 않을까 늘 조심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팀과 드라이버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이 좋다”면서 “계속 기록을 남겨나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주겠느냐’는 질문에는 100점 만점에 30점을 줬다. 팀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더 돕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엑스타레이싱팀은 올 시즌 CJ슈퍼레이스에서 78점을 획득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



◆ 코너마다 전력 질주, “차는 영원한 장난감”

김 감독은 헤어핀(머리핀의 굽은 부분처럼 급격한 회전 구간)을 지나 인생을 건 또 다른 코너로 전력 질주하고 있다. 불혹을 넘기는 동안 실력파 래퍼이자 탑기어 코리아 메인 MC, 레이싱팀 감독 등 명함은 다양했다.

직업 중 하나를 고르라면 무엇인지 묻자 돌아오는 대답이 단호하다. 그는 “어느 것도 놓고 싶지 않다”며 “처음 시작한 음악부터 내 인생은 뫼비우스의 띠 같은 일직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기적으로 집중하는 분야가 있을 뿐”이라며 “무엇이든 하면 미친 듯 몰입했고 이는 여러 일을 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고 소개했다.

차에 관해 질문을 하자 눈빛이 달라졌다. 김 감독은 “유치원생 때 마음에 드는 차를 골라 탔다”면서 “차는 영원한 장난감”이라고 말하는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는 지금껏 타 본 차 가운데 이탈리아 럭셔리카 업체인 마세라티의 구형 ‘콰트로포르테 GTS’를 최고로 꼽았다.

김 감독은 “세상에 완벽한 차는 없다”며 “콰트로포르테 GTS는 이런저런 오작동이 있었지만 배기음 만으로 단점을 메워준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직접 운전하면 대형 세단 이상의 스포티함을 느낄 수 있다”며 “오너드리븐 요소가 만족을 줬다”고 했다.

지금 몰고 있는 캐딜락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5’에 대해서도 “주행 성능과 가격, 공간감이 굉장히 좋다”면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전천후 SUV”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인터뷰 말미 목표를 묻자 “항상 우승”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지난해 빼앗긴 트로피를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초반 어수산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본인의 역할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모터스포츠 발전과 문화 정착을 위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늘어났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뿐더러 모터스포츠 기술이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감독은 ‘드라이브에 잘 어울리는 음악을 알려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대답하기 어려운 물음 중 하나”라며 “캘빈 해리스”라고 짤막하게 말을 남겼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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