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폐광지역 재개발한 영월 동강시스타...회생신청 2년만에 결국 매물로

입력 2018-11-04 19:00  

≪이 기사는 11월04일(14:3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폐광지역을 리조트로 개발해 주목 받았던 강원도 영월군 동강시스타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지난해 1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지 약 2년 만이다.

4일 파산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2부(부장판사 김상규)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동강시스타에 대한 민간 매각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지난 달 25일 동강시스타 측이 제출한 민간 매각을 허가해줄 것을 구하는 신청서를 접수한 뒤 매각 필요성 등을 두고 검토 작업을 진행해왔다. 재판부는 매각주관사로 회사 측이 제안한 PwC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매각 측은 5일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인수의향서 접수는 오는 19일, 본입찰은 내달 5일 진행돼 올 연말 전까지 매각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동강시스타의 탄생은 1980년대 말 에너지원이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됨에 따라 이뤄진 석탄산업 구조조정의 산물이다. 석탄 수요가 줄자 정부는 1989년부터 탄광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1989년 332곳에 달하던 탄광은 1995년 27곳으로 급격히 줄었다. 이에 따라 영월을 비롯한 폐광지역 경제가 침체를 겪자 정부는 1995년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을 제정하고 탄광을 대체할 대체산업 육성에 나섰다.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국내 유일 카지노인 정선 강원랜드(2000년 설립)를 비롯해 영월 동강시스타, 태백 오투리조트 등이 폐광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체산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동강시스타는 한국광해관리공단, 강원랜드, 영월군을 대주주로 2011년 개장했다. 총 300실의 콘도와 9홀의 골프장, 스파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총 조성비용은 1538억원이다. 이 가운데 1089억원은 정부지원으로, 나머지 450억원은 은행 차입 및 회원권 분양을 통해 이뤄졌다.

지역 경제 부흥의 기대를 안고 출발했지만 동강시스타는 설립 이후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 개장 첫 해인 2011년 14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26억원에 달했다. 회원권 분양 수입을 제외한 순수 운영에서 발생한 손실은 약 40억원에 달했다. 이듬해 100억원대로 떨어진 매출은 매년 80억~100억원 수준으로 정체된 상태다. 최근 5년(2013~2017년)간 누적 영업손실만 334억원에 달했다. 경영난이 계속되며 지난해 1월 동강시스타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동강시스타의 회생절차는 올해 3월 외부 매각이 아닌 자체 회생을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며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했다. 회생절차를 통해 총 445억원에 달했던 채무는 36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갚아야 할 147억원의 채무는 스파 등 유휴부지(100억원대)를 매각하고 영월군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콘도 회원권 65억원 어치를 인수해 변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영월군의 행보가 법률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법률자문결과가 나오면서 기존 회생계획은 난관에 봉착했다. 배임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5월 영월군은 회원권 매입 방침 철회하고 민간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에 동강시스타는 민간 매각에 반대하는 노동조합 측이 총파업에 나서는 등 내홍을 겪다 최근 법원에 매각을 신청했다. 한 법정관리 전문 회계사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회생계획안이 짜여져 집회 통과까지 이어진 황당한 사건”이라며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부실 지역 개발 사업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매각이 본격 추진되지만 동강시스타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강시스타와 함께 폐광지역 대체산업으로 추진된 태백 오투리조트는 2014년 회생절차를 밟으며 공개매각을 진행해 2년 만에 부영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지난해만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1호 관광호텔로 유명한 충남 아산 온양관광호텔도 한 차례 공개매각이 무산된 뒤 매각주관사를 교체해 재매각을 진행 중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YG엔터테인먼트가 인수전에 뛰어들어 화제가 된 원주 오크밸리처럼 서울에서 가깝거나 좋거나 철도여행객이 몰리는 지역 내 매물은 인기가 좋지만 폐광 지역 등 교통이 불편한 곳의 매각은 쉽지 않다”며 “고속도로 신설 등 지역 자체가 갖는 사업성 회복 없인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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