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아닌 작가, '걷는 사람' 하정우의 고백(종합)

입력 2018-11-27 17:28  



"걷기와 그림은 제가 배우라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탱하는 힘입니다. 위안과 힐링이죠."

'걷기 전도사'를 자처한 배우 하정우의 말이다.

하정우가 27일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신간 신간 도서 '걷는 사람, 하정우' 출간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하정우가 작가로 인사를 하는 건 2011년 첫 에세이집 '하정우, 느낌있다' 발간 이후 7년 만이다.

하정우는 "연기를 하면서 '어떻게 휴식을 취하면 좋을까', '어떻게 주어진 시간 안에 가성비 높은 휴식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발견한 게 걷기"라며 "걷기에 깊게 빠져들었고, 책까지 나오게 됐다"고 출판 배경을 전했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배우, 감독, 화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뽐내 온 하정우의 에세이집이다. 트리플 천만 배우가 된 현재까지 "걷는 것이 취미"라는 하정우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걷기 노하우, 걸으면서 느낀 몸과 마음에 대한 변화를 담았다.

하정우가 '걷기'를 콘셉트로 에세이를 발간하게 된 건 하정우 스스로가 '걷기 예찬론자'이기 때문. 출판사 측에서 "걸어서 출퇴근 하는 배우"라고 하정우를 칭할 정도다.

하정우는 하루에 3만 보씩 걷는 '걷기 마니아'다. 강남에서 홍대까지 걸어 다니고, 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도 8시간에 걸쳐 걸어간 경험도 있다. 하정우는 '걷기'에 대한 자신만의 의미를 에세이로 담았다. 하정우가 직접 걸으면서 찍은 생생한 사진들은 덤이다.

하정우는 "오늘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에도 집 근처 한남대교를 시작으로 반포대교로 돌아오는 1만보 코스를 걷고 왔다"며 "미세먼지가 심해 마스크를 꽁꽁 싸매고 걸었다"고 말했다.

또 "얼굴이 알려진 탓에 자유로운 걷기를 위해 하와이를 자주 찾긴 하지만, 평소엔 집 근처 한강고수부지를 걷는다"며 "1년 365일 대부분의 시간을 한강에서 생활한다"고 덧붙였다.

하정우는 걸으면서 건강을 관리할 뿐 아니라 생각도 정리한다. 하정우는 서문을 통해 "돌아보면 내가 할 수 잇는 일이 오직 걷기밖에 없는 것만 같았던 시절도 있었다"며 "연기를 보여줄 사람도, 내가 오를 무대 한 뼘도 없었지만, 내 안에 갇혀 세상을 원망하고 기회를 탓하기 싫어 걷게 됐다"고 적었다.

또 "걷기를 즐기지 않았더라면 족히 150kg은 넘었을 것 같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현재 촬영 중인 '클로젯'에 들어가기 전에도 걷기로 체중감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올해 8월 '신과함께2' 프로모션을 하면서 체중이 불었는데, '클로젯'은 살을 감량해야 하는 역할이었다"며 "하와이에 가서 하루에 40km씩 총 600km 정도를 걸었고, 식단 조절 없이 8kg 정도를 빼고 왔다"고 전했다.

또 평소에도 "먹기 위해 걷는다"고 고백했다.

하정우는 "걷기를 하며서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저녁에 뭐 먹을까'다"라며 "걷기를 마친 후 맥주 마시고 골아떨어지는 게 저에겐 특별한 일상"이라고 소개했다.

수년간 걸어오면서 함께 걷는 멤버들도 21명에 달한다. 이 모임엔 정우성 등 동료 배우 뿐 아니라 영화 제작사 관계자, 오랜 친구들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하정우 주변사람들에게 '걷기'를 추천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까지 펴낸 이유에 대해 "팬들과의 소통"을 꼽았다. SNS를 하지 않는 하정우가 팬들과 생각을 나누는 소통 창구로 책을 택한 것.

하정우는 "그림을 그리고 책을 쓰고 있지만 제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과정을 통해 떨치지 못한 것들을 표현하고,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또 "저라는 사람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쳐놓고, 그걸 통해 소통하고 싶었다"며 "책을 쓰면서도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저의 말투를 어떻게 '음성지원'이 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느냐였다"고 전했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지난 23일 서점에 풀리자마자 주문이 쇄도해 출간 당일 2쇄에 돌입, 이틀째 3쇄에 들어가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책에 대한 만족도는 잘 모르겠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하정우는 "제가 출연한 작품에 대해선 그 영화가 재밌는지, 재미가 없는지 모르겠는데, 책은 더더욱 그렇다"며 "전 전업작가가 아닌 만큼, 책에 나온 행간을 보고, 저의 마음을 읽어 주시길 바랄 뿐이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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