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회장 전격 사퇴 "금수저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 갔다"

입력 2018-11-28 11:36   수정 2018-11-28 13:28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63)이 28일 사전 예고 없이 경영 퇴진을 선언해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웅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One & Only)타워에서 열린 성공퍼즐세션 말미에 연단에 올라가 "내년부터 회사를 떠나겠다"며 "앞으로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임직원 200여명 앞에서 밝혔다.

이 회장은 서신에서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면서 "그 동안 코오롱그룹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회사 밖에서 펼쳐보려 한다"고 썼다.

23년간 코오롱그룹 경영을 이끌어온 이 회장은 “1996년 1월, 40세에 회장직을 맡았을 때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었는데 3년의 시간이 더 지났다”면서 ‘시불가실(한번 지난 때는 다시 오지 않는다)’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고 “지금이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난다”고 퇴임 이유를 밝혔다.

그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왔지만 그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느꼈다”면서 “그동안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 듯한데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다 내려놓는다”고 언급했다.

코오롱그룹 창업주 이원만 회장의 아들 이동찬 명예회장의 1남 5녀 중 외아들로 태어난 이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으며 경영 승계를 준비했다. 이후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한 뒤 12년만인 1985년 임원으로 승진했고, 1991년 부회장에 오른 뒤 1996년 회장에 취임했다.

이 회장의 퇴임에 따라 코오롱그룹은 내년부터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성격의 ‘원앤온리(One & Only)위원회’를 두고 그룹의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해 나갈 방침이다. 후임 회장 없이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따라서 2019년도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코오롱의 유석진 대표이사 부사장(54)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앞으로 지주회사를 이끌며 신설되는 ‘원앤온리위원회’의 위원장도 겸임한다.

아울러 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35)는 전무로 승진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다. 이 전무는 그룹의 패션 사업 부문을 총괄 운영하게 됐다.

그룹 임직원들에게 생중계된 세션 후 이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올려 퇴임을 공식화했다. 별도의 퇴임식은 없다고 코오롱측은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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