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초고화질·초대형' 경쟁 불붙었다

입력 2018-12-19 17:51  

산업리포트
판 커지는 고화질 모니터 시장

4K 모니터 판매 32% 급증…게이머들 30인치 구매 가장 많아
업무효율 높이는 와이드 모니터, 사무용 수요도 급증 추세
삼성·LG, 게임용 모니터 등 프리미엄 시장 집중 공략



[ 오상헌 기자 ] ‘모니터 운명은 데스크톱PC에 달렸다.’ 전자업계의 오랜 공식이었다. 판매량의 대부분이 데스크톱PC를 교체할 때 나왔기 때문이다. 주연인 데스크톱PC가 죽을 쑤는데 조연인 모니터가 잘나가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2010년 1억7358만 대였던 글로벌 모니터 판매량이 지난해 1억2119만대로 쪼그라든 이유도 데스크톱PC가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정보기술(IT) 허브’ 자리를 내준 여파였다.

오랜 기간 데스크톱PC의 ‘종속변수’로 치부되던 모니터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모니터 스스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며 데스크톱PC와의 ‘운명공동체’ 고리를 끊고 있다.


모니터 시장, 10여 년 만의 성장세

19일 글로벌 IT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전 세계 모니터 판매량은 9161만 대로, 작년 같은 기간(8897만 대)에 비해 3%가량 증가했다. 모니터 시장이 성장세로 돌아선 건 10여 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데스크톱PC 판매량은 같은 기간 6960만 대에서 6736만 대로 3.2% 줄어들면서 감소 추세가 지속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 방향으로 움직여온 데스크톱PC와 모니터 판매량 추이가 엇갈린 건 2000년대 중반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모니터 시장의 성장세를 이끈 원동력은 프리미엄 제품이다. 고해상도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보다 선명한 화질로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IDC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풀HD보다 네 배가량 화소 수가 많은 UHD급(픽셀 수 3840×2160·4K) 이상 모니터 판매량은 163만 대로, 작년 같은 기간(123만 대)에 비해 32.6% 늘었다. 크리스마스 특수가 있는 4분기에 판매량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판매량은 220만~23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2016년 판매량이 114만9048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두 배가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 성능이 데스크톱PC에 버금갈 정도로 좋아지자 고화질 모니터만 구매한 뒤 노트북에 연결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총싸움 게임 ‘배틀 그라운드’를 즐기는 게이머들 사이에선 ‘30인치, 21 대 9(가로 세로 비율) 이상 모니터’가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드 모니터에 대한 사무용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엑셀과 파워포인트, 네이버 등 3~4개 창을 동시에 띄워놓을 수 있는 만큼 업무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하는 삼성·LG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게임용 모니터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키워드는 ‘고화질’과 ‘대형화’다. LG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9’에서 49인치짜리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를 내놓는다. 화면 비율이 32 대 9인 이 제품의 해상도(5120×1440)는 UHD보다 한 수 위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데 이미 미국의 유명 금융회사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게임용 모니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보다 넓고, 선명한 화질로 무장한 10개 모델을 앞세워 전 세계 게임용 모니터 시장의 ‘맹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모니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판매량은 5~7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4K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선 1, 2위를 다투고 있다”며 “TV 시장에서 확인된 고화질·대형화 추세가 모니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옮겨붙으면 삼성과 LG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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