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늘어나는 어지럼증 환자…빈혈인 줄 알았는데 이석증·뇌졸중?

입력 2018-12-28 17:36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어지럼증 원인과 치료법

머리 뱅뱅 돌면서 앞이 캄캄
날씨 추워지면 신체균형 깨져
몸 한쪽 마비증상 같이 오면 뇌 관련 질환 의심해 봐야

어지럼증 환자 20~50% 이석증
저녁보다 아침에 증상 심해
치료 않고 방치땐 청력 손상…전정기관에 염증 생겼을 수도

'귀 고혈압' 메니에르병도 원인
달팽이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구토·현기증 몇시간 지속되기도
자극적인 '단짠 음식' 자제해야



[ 이지현 기자 ] 날씨가 추워지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 자율신경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신체 균형이 깨진다. 이때 어지럼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각종 심뇌혈관 질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겨울철 어지럼증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다. 어지럼증은 일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증상이다. 이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인체 균형이 깨져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노년층이 어지럼증을 방치하면 쉽게 넘어지고 다쳐 골절 등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어지럼증이 생기면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뇌졸중 등으로도 어지럼증 호소

어지럼증은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난다. 팽이 도는 것처럼 뱅뱅 돈다, 앞이 캄캄하다, 아찔하다 등으로 표현하는 환자가 많다. 몇 걸음만 걸어도 구토를 하고 안색이 창백해지며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에 따라 귀가 먹먹하다던가, 눈이 침침해지고, 발음이 잘 안되는 증상도 호소한다. 겨울에 한쪽 마비 증상과 함께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뇌에 혈액이 제대로 가지 않는 질환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받는 부담이 커져 환자가 늘어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고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위험이 크다. 뇌졸중이 생기면 의식 저하 증상이 나타난다. 한쪽 팔다리 감각에 문제가 생기고 말투가 어눌해지는 것도 뇌졸중 증상이다. 두통과 함께 중심을 못 잡을 정도로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대개 반신마비나 시야 결손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바로 뇌졸중을 의심하고 치료받지만 어지럼증만 나타나면 뇌졸중을 떠올리지 못한다. 이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다. 만약 이런 증상이 있으면 바로 119에 신고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진료부장은 “어지럼증 환자는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데 겨울에는 빙판길이 많아 낙상 등 2차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다.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어지럼증 20~50%는 이석증 때문

귓속 회전기관 등에 이상이 생겨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이런 경우 어지럼증을 방치하면 청력까지 망가질 위험이 크다. 귀는 듣는 기능뿐 아니라 전정기관에서 위치기능을, 세반고리관에서 회전기능을 담당한다. 뇌와 두 개의 귀 등 3개의 컴퓨터가 어지럼증이 생기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있다. 한쪽 귀의 기능이 망가지면 두 귀가 감지하는 정보가 달라져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을 겪는다.

국내 어지럼증 환자의 20~50% 정도는 이석증이 원인이다. 귓속 전정기관에 이석이 있어 몸의 흔들림을 감지한다. 이석이 떨어져나가 세반고리관 등 다른 곳으로 들어간 것을 이석증이라고 부른다. 주변이 빙빙 돌고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아침에 증상이 심해진다. 이석증을 치료하려면 비디오안진검사기로 이석증이 어디에 생겼는지 검사해야 한다. 이후 약물과 운동 치료로 증상을 없앨 수 있다. 이석치환술 등으로 이석을 제거하기도 한다. 고개를 돌리는 훈련으로 자리를 벗어난 이석이 제자리로 되돌아가게 돕기도 한다.

임기정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지럼증이 있으면 무조건 빈혈로 여기고 철분을 섭취하는 환자가 있는데 이때 몸속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영양분이 부족하면 어지럼증을 느낄 수도 있지만 어지럼증은 대부분 영양분 부족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는 “어지럼증의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다”며 “정확한 원인 진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정기관의 신경에 염증이 생겨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 구토가 나고 수 시간 또는 하루 넘게 증상이 계속된다. 전정신경염은 저절로 나아지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 없이 치료되는 환자가 많다. 전정신경 재활운동 등을 통해 전정기관을 강하게 하면 예방할 수 있다. 눈으로 특정한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평형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이런 재활운동으로 어지럼증을 줄일 수 있다.

단짠음식 많이 먹으면 위험한 메니에르병

메니에르병도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달팽이관 속을 도는 림프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 고혈압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메니에르병이 생기면 달팽이관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여러 증상을 호소한다. 초기에는 귀에 물이 찬 것처럼 먹먹하다고 말하는 환자가 많다. 이후 청력이 떨어지고 이명이 생긴다. 청력이 떨어질 때는 대개 저주파를 못 듣다가 고음역까지 제대로 듣지 못하게 된다. 증상이 반대로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한쪽 귀에만 난청이 생겼다가 병이 진행된 뒤 20~50% 정도는 양쪽 모두 난청이 생긴다. 달팽이관 속 압력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달팽이관이 터지는데 이때 극심한 어지럼증을 경험한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몇 시간 지속되기도 한다. 임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짠 것, 단 것, 매운 것, 소금, 설탕 등 인공적인 맛을 많이 접해 생기는 현대 문명 질환”이라며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메니에르병이 있으면 이뇨제로 염분을 빼는 치료를 한다. 청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 스테로이드를 복용해 청력을 보존한다. 갑자기 어지럼증이 심해질 때를 대비해 비상약과 안정제를 준비해야 한다.

임 교수는 “귀는 청각과 연결돼 증상을 방치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청력이 약해지고 귀에서 소리가 나는 어지럼증, 귀가 먹먹한 느낌이 동반되는 어지럼증, 항생제 투여 중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방치하면 청력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바로 진료받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갑자기 생기는 돌발성 난청을 2주 넘게 방치하면 평생 제대로 듣지 못하고 살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도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임기정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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