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떨림·입꼬리 실룩…마그네슘 부족인줄 알았더니 '뇌신경질환'

입력 2019-01-11 17:08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뇌신경질환 증상과 치료

1월 12일은 '국제 뇌의 날'
뇌가 늙어서 생기는 파킨슨병, 치매·뇌졸중과 3대 노인성 질환
파킨슨병 초기엔 잠꼬대 많고 신발 한쪽만 닳아도 '의심'해야

뇌혈관 내려앉아 생기는 신경통
3차 신경통, 치통으로 여기다 악화…가벼운 안면경련도 방치 쉬워
50대 이상 여성에 주로 발생…한달이상 지속땐 전문의 찾아야



[ 이지현 기자 ] 1월12일은 국내 뇌과학자들이 정한 국제 뇌의 날이다. 하나의 뇌에서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12개의 신경이 뻗어나간다는 의미로 이날을 뇌의 날로 정했다. 뇌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정한 날이지만 인간의 뇌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혈관질환이나 암 등의 치료 수준이 높아지고 있지만 치매, 파킨슨병 등 뇌신경질환은 아직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다양한 뇌신경질환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신경전달물질 문제 생긴 파킨슨병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뇌도 늙는다. 파킨슨병은 뇌가 늙어 생기는 병이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불린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파킨슨병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뇌 운동회로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때문에 행동이 느려지고 몸이 뻣뻣해 움직일 때 부자연스러워진다. 손발이 떨리고 표정이 줄어드는 것도 파킨슨병 증상이다. 말소리가 작아지고 걸을 때 중심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파킨슨병이 심해지기 전 나타나는 증상은 잠꼬대다. 갑자기 심한 잠꼬대를 하거나 냄새 맛 등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 파킨슨병이 생길 위험이 크다. 변비 증상이 심해지고 피로를 호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쪽 팔이 유난히 무겁다고 느껴지거나 신발 한쪽만 닳는 것도 파킨슨병 초기 증상이다. 40~50대에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가 많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박창규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을 진단할 때는 다른 퇴행성 뇌질환은 아닌지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파킨슨병으로 진단되면 우선 약물 치료를 한다. 약을 먹으면 증상이 개선되지만 완치는 어렵다. 이미 진행된 퇴행성 변화를 되돌이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운동 치료도 한다. 산책, 실내 자전거, 수영 등 환자가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해야 한다. 파킨슨병은 계속 진행되는 질환이다. 시간이 흐르면 약물 효과가 감소한다고 해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을 늘리면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이때는 수술을 한다. 양쪽 뇌에 전극을 넣고 약한 전기자극을 계속 줘 뇌 기능을 좋게 하는 수술이다.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약물 조절과 수술자극 조절을 동시에 해야 증상 호전 속도 및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파킨슨병은 신경과와 신경외과 협진이 필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신경과는 신경계 질환자에게 약물을 처방하는 치료를 많이 한다. 신경외과는 척추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와 뇌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로 나뉜다. 뇌 수술을 하는 의사를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3차 신경통과 안면경련

나이가 들면서 뇌 혈관이 내려앉아 뇌 신경을 눌러 생기는 질환도 있다. 3차 신경통과 한쪽 안면경련이다. 뇌에 있는 12개 신경 중 5번 신경은 얼굴 부분 감각 기능과 턱의 씹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신경이 눌리면 극심한 안면통증을 호소한다. 처음에는 가벼운 치통이라고 여겨 방치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극심한 통증으로 세수도 못하고 말하는 것조차 두려워진다. 3차 신경통은 얼굴 구강 치아 부분에 감각을 전달하는 3차 신경에서 발작적으로 전기가 쏘는 듯한 통증이나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질환이 생기면 인간이 겪는 통증 중 가장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개의 신경 중 7번 신경이 눌리면 한쪽 얼굴 부분에만 경련이 오는 반측 안면경련증을 호소한다. 7번 신경은 눈 볼 입 등 얼굴 근육의 운동 기능을 담당한다. 이 신경에 불필요한 전기자극이 가면서 의지에 상관없이 얼굴 한쪽 근육이 떨리고 일그러진다. 대부분 피로나 긴장 탓으로 여기고 증상을 방치한다. 가벼운 눈 떨림 증상으로 여겨 마그네슘을 섭취하며 버티기도 한다. 그러나 눈 떨림 증상이 한 달 넘게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에 많이 생긴다.

한쪽 얼굴만 미세하게 떨린다면 의심

뇌 신경이 눌려 안면경련이 생기면 주로 한쪽 얼굴에 경련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 눈부터 경련이 시작되고 심하면 눈을 뜨기 어려워진다. 입꼬리가 떨리는 증상도 반복된다. 시간이 지나면 경련 횟수가 늘고 경련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방치하면 얼굴 근육이 바뀌어 비뚤어지기도 한다. 허륭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과로, 스트레스, 전해질 부족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떨림 증상은 주로 눈꺼풀 양쪽이 떨린다”며 “긴장하거나 집중할 때 증상이 심하다면 반측성 안면경련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혈관이 신경을 눌러 생기는 이들 질환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3차 신경통은 약물로 치료한다. 약에 내성이 생기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 감소 효과가 줄어들면 고주파, 알코올주입술, 풍선압박술 등을 활용한다. 한쪽 얼굴에 경련이 오는 반측성 안면경련증은 경련을 줄이는 약물 치료를 하고 보툴리눔 톡신 주사를 놓기도 한다. 하지만 재발이 잦다. 보툴리눔 톡신 주사는 2~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고 반복되면 효과가 점점 줄어든다. 이 때문에 수술하는 환자도 많다. 신경을 누르고 있는 혈관을 떼어주는 방식이다. 수술을 결정하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통해 안면신경이 얼마나 눌렸는지 확인한다. 이후 뒤통수 쪽에 500원짜리 동전 크기 정도로 두개골을 연 뒤 미세현미경을 보면서 신경과 혈관 사이에 테플론펠트라고 부르는 의료용 스펀지를 끼워 넣는다. 수술 후 청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청력 손실 위험을 줄이고 있다. 수술을 받으면 대부분 안면경련 증상이 사라진다. 다만 수술 후 한 달 정도는 뇌에 과도한 압력을 주거나 심하게 움직이는 것을 삼가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박봉진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허륭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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