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안 들어간 '글루텐프리' 식품…당 함량 높아 비만 위험

입력 2019-01-18 17:37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다이어트의 오해와 진실

식이제한, 체중감량 효과 적어…원푸드 다이어트, 요요 올 수도
해독주스 효과, 과학적 입증 안돼…低칼로리 섭취 땐 근육손실 우려

최근 시간제한 다이어트 각광…하루 10~12시간내 식사 해결
잠자기 3시간 전 끝내는 게 핵심…체중감량은 물론 수면질 개선도

다이어트엔 결국 운동이 필수…현 체중 10% 내외 감량 목표로
유산소운동 주 4회 이상 해야…계단 이용 등 평소 자주 움직여야



[ 이지현 기자 ] 체중관리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늘어나는 때다.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몸속 독소를 빼주는 디톡스,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는 글루텐프리, 음식 먹는 시간을 조절하는 시간제한 다이어트 등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유행처럼 공유된다. 하지만 이런 다이어트 방법 중 상당수는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무리한 식이제한, 원푸드다이어트

체중을 줄이기 위해 특정한 음식만 먹는 원푸드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이 많다. 고구마, 샐러드처럼 칼로리가 낮은 채식식단을 활용하거나 고기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도 한다.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면 매일 섭취하는 전체 칼로리를 제한하기 쉬워 일시적으로 살이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영양 불균형이 생겨 건강에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식이제한을 끝낸 뒤 음식 섭취를 늘리면 요요현상으로 이전보다 체중이 늘어날 위험이 크다.

해독주스, 클렌즈주스로 불리는 디톡스 다이어트 음료를 섭취하며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들 음료는 영양학적으로 일반 과채주스와 다른 점이 없다. 주스를 마시면 몸속 독성이 빠져나간다는 가설도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자연식품을 선택해 먹고 기름지거나 단 음식은 자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가능한 한 싱겁게 먹고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체중감량 근거 없는 글루텐프리

특정 음식만 먹지 않는 다이어트도 많이 한다. 대표적 방법이 밀가루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글루텐프리 다이어트다. 글루텐은 보리 밀 등 곡류에 있는 불용성 단백질이다. 장질환 및 알레르기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글루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밀 알레르기나 글루텐 과민증, 셀리악병 등이 있는 환자다. 하지만 글루텐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체중감량은 물론 건강에도 도움되지 않는다. 소장에서 글루텐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셀리악병 환자는 국내에 보고된 환자가 1명뿐이다. 글루텐프리 제품 중에는 당류 및 탄수화물이 오히려 많이 든 것도 많다. 2017년 스페인의 한 식품연구소는 빵 파스타 과자 시리얼 등 654종의 일반 식품과 글루텐프리 식품을 비교해 글루텐프리 식품이 비만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발표했다.

김우준 365mc 식이영양위원장(글로벌365mc병원 원장)은 “밀가루를 절대 먹으면 안 되는 곡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라며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밀을 주식으로 하고 수천 년 동안 가장 안전한 식품으로 검증됐다”고 했다. 그는 “밀에 든 올리고과당, 리눌린 등 효소저항성 성분은 장내 세균 구성을 건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장내 세균과 음식 미생물의 상호작용이 암, 심혈관계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준다”고 했다.

극단적으로 식사량을 제한하는 저칼로리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정상 체중이지만 체지방이 많은 마른 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몸속 세포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빠르게 체중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식사량을 제한하거나 굶으면 포도당을 생성하기 위해 근육의 아미노산을 쓴다. 근육량이 줄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면 몸에서 쓰는 전체 칼로리가 줄어 요요현상이 생긴다.

생체리듬 활용한 시간제한 다이어트

식사시간을 바꾸는 시간제한 다이어트도 관심을 끌고 있다. 생체리듬에 맞춰 음식을 먹는 시간을 조절해 전체적인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이다. 하루 중 12시간의 낮과 12시간의 밤에 맞춰 생체리듬이 돌아간다. 이 리듬이 어긋나면 비만 대사증후군 암 심혈관질환 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하루 생활 리듬에 맞춰 10~12시간 안에 아침 점심 저녁을 해결하는 습관을 들이면 먹는 양을 줄이지 않아도 하루 섭취 칼로리 양이 줄어든다.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생체시계와 경제학상을 받은 넛지 이론을 접목한 방식이다.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솔크연구소는 하루 14시간 이상 음식을 먹는 사람을 모집해 하루 10~12시간 이내에서만 음식을 먹도록 했다. 오전 8시에 아침식사를 한 사람은 오후 8시까지만 식사를 하도록 제한했다.

그 결과 4개월 뒤 체중이 7㎏까지 줄었다. 요요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수면의 질도 개선됐다. 음식을 소화한 뒤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녁 식사는 잠자기 3시간 전 모두 끝내는 것이 좋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언제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단칼에 끝내는 다이어트는 없다”

살 빼는 원리는 간단하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실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을 소비한다. 짧은 기간에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려고 하면 건강만 해친다. 다이어트에도 성공할 수 없다. 다이어트 계획을 세울 때는 현재 체중의 10% 내외를 목표로 한 달에 2~4㎏ 이내로 감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은 필수다. 줄넘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주 4회 이상 해야 한다. 근육량을 늘리기 위한 근력 운동도 필요하다. 시간을 내서 따로 운동하기 어렵다면 가능한 한 많이, 빠르게 걷는 것이 좋다. 지하철 및 버스에서 한 정거장 정도 먼저 내려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조림 등 가공식품은 가급적 멀리해야 한다. 볶고 튀긴 음식보다 삶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야채, 해조류, 버섯 등은 열량이 낮고 포만감을 주는 식재료다. 뼈 건강을 위해 칼슘이 많이 든 음식도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 섭취 역시 중요하다. 살을 빼려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 화가 나거나 슬프고 외롭다는 기분이 들면 폭식하는 사람이 많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 작용을 방해해 식욕이 늘기 때문이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우준 365mc 식이영양위원장(글로벌365mc병원 원장),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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