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유시민 '유튜브 여론' 분석…'알릴레오' vs '싸울레오'의 카오스

입력 2019-01-22 09:43  

정치 '유튜브 여론' 파헤치기
#팩트체크 ①편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은 짧고 재밌다, '유시민'은 고맙고 싫다
영상은 '알릴레오', 댓글은 '싸울레오'
댓글 189개 열성팬, 131개 쏜 안티팬
혼자 쓴 댓글 분량만 단편소설 한 권

정작 '좋아요' 1위는 자막 요청 '함께 갈레오'



[편집자 주] '정치인 유튜버' 전국시대입니다. 현역 국회의원은 물론 호시탐탐 차기 대권의 기회를 엿보는 잠룡들까지 유튜브 바다에 몸을 던지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에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끄는 'TV홍카콜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의 '이언주TV',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의 '자유의 힘'이 대표적입니다. 정권 장악에 실패한 야당이 TV 신문 등 전통 매체의 영역을 떠나 '디지털 영상의 바다'로 뛰어드는 현상은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 때 인기를 구가한 진보 진영의 '나는 꼼수다' 같은 팟캐스트 열풍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2019년 현재 진보 진영의 '유튜브 진격'은 비교적 약세입니다. 유튜버의 범위를 현역 정치인에서 일반인으로 확장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의한수', '정규재TV', '조갑제TV' 등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보수 진영에 반해 진보 진영은 이렇다 할 '유망주'가 없습니다. 그나마 2018년 국정감사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비리를 고발한 박용진 의원(박용진TV)이 5만4000여명 구독자를 확보, 분투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버로 등장했습니다. 2019년 1월 5일부터 '유시민의 알릴레오'라는 간판을 달고 말입니다. 첫 방송을 내보낸 지 반나절이 채 지나기도 전에 조회수 50만여회, 채널 구독자 2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종편 시사·예능 프로그램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유 이사장은 그렇게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도 거론됩니다. 한 방송에서 대선 출마설을 부인하긴 했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했습니다.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이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계정 채널을 타는지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추억과 향수를 유 이사장이 재소환하고 있다는 평가 혹은 비판을 받기도 하죠.

그렇다면, 실제 '알릴레오'를 보는 유튜브 사용자들의 생각도 같을까요? 유튜브 망망대해에 몸을 던진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엔 어떤 평가가 쏟아지고 있을까요? 토론의 달인인 유 이사장의 채널에선 건설적인 토론이 오가고, 성숙한 여론이 무르익고 있을까요?

뉴스래빗은 그 팩트들이 궁금했습니다. '정치인 유튜브' 채널에 쏟아진 수천만 수억 조회수 만큼이나, 유튜브 이용자들의 반응 혹은 평가도 후한지 말입니다. 뉴스래빗은 이를 '유튜브 여론'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네이버 · 다음 댓글 '여론', 청와대 국민청원 '여론'처럼 유튜브 사용자 댓글도 '유튜브 여론'으로 볼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미 포털의 영향력을 뛰어넘었다는, 이제는 모든 세대의 미디어 사용성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그래서 대세 중에 대세라는 '유튜브' 아닙니까?

뉴스래빗의 '유튜브 여론' 분석, 그 첫회는 정치 유튜브 중 가장 '핫'한 '유시민의 알릴레오'부터 시작합니다. 알릴레오에 달린 약 4만개의 댓글들은 과연 누구를, 어디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2019년 1월 15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모두 네 편을 분석했습니다. 알릴레오 1편과 2편, 고칠레오 1편과 2편입니다. 네 편의 전체 댓글 수는 3만8957개입니다. 그중 2만7533개는 영상에 직접 남긴 댓글, 나머지 1만1424개는 댓글에 남긴 대댓글입니다. 댓글은 영상을 보고 남긴 감상이고 대댓글은 댓글에 남긴 의견이므로 따로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2019년 1월 5일 처음 공개한 알릴레오 1편은 조회수 263만9754회, 좋아요 24만1000개, 싫어요 2만5000개, 댓글 2만1106개입니다. 1월 6일 공개한 고칠레오 1편은 조회수 124만6027회, 좋아요 7만5000개, 싫어요 8900개, 댓글 7861개입니다. 1월 11일 공개한 알릴레오 2편은 조회수 93만6362회, 좋아요 7만2000개, 싫어요 3900개, 댓글 5851개입니다. 1월 13일 공개한 고칠레오 2편은 조회수 46만1136회, 좋아요 3만5000개, 싫어요 2200개, 댓글 4139개입니다. 모두 1월 15일 오후 4시에 집계한 결과입니다.

'방송'은 짧고 재밌다
'유시민'은 고맙고 싫다

뉴스래빗은 일단 '알릴레오' 영상 콘텐츠 자체에 대한 평가와 플레이어인 유튜버 '유시민'에 대한 반응, 두 갈래로 분석 대상을 나눴습니다. 디지털 영상물이다보니 콘텐츠 자체의 메시지 전달력, 영상의 완성도 및 재미 등이 중요한 평가 항목입니다. 동시에 거물 정치인 혹은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물'에 대한 호불호도 강합니다. 콘텐츠를 떠나 사람을 향한 인상 비평 같은 거죠.

위 인터랙티브 그래프를 보시죠. '방송', '유시민' 키워드가 포함된 문장에서 많이 사용된 형용사입니다. 양쪽 모두 1위부터 5위까지는 '좋다', '같다', '없다', '많다', '있다'로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문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형용사들입니다. 하지만 6위부터 차이가 나기 시작합니다.

'방송'에 대한 시청자 의견은 6위부터 10위까지 '짧다', '재밌다', '고맙다', '쉽다', '높다' 입니다.

반면 '유시민'에 대한 시청자 의견은 '고맙다', '싫다', '쉽다', '짧다', '힘들다' 입니다. 1101회 언급된 1위 '좋다'와 비교하면 97회 언급된 '싫다'는 10%도 안 되는 숫자입니다. 방송 자체와 비교했을 때 유시민 이사장을 싫어하는 시청자가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알릴레오를 보는 모든 시청자가 유 이사장을 좋아할 수는 없겠죠.

굳이 '방송'과 '유시민' 키워드를 선택한 이유는 각각 일반명사와 고유명사 중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인 탓입니다. '방송'은 18만6942회의 일반명사 중 2952회 언급됐습니다. '유시민'은 고유명사 3만107회 가운데 6027회 언급됐습니다.
댓글 189개 올린 열성팬
131개 댓글 투하한
안티팬

네 개 영상을 통틀어 댓글을 가장 많이 단 사용자 순위입니다. 1위는 189개의 댓글을 작성한 김**님입니다. 아래와 같이 조언 댓글, 염려성 댓글을 많이 작성한 것으로 보아 유 이사장의 열성팬으로 짐작됩니다. 댓글을 그대로 가져와봤습니다.
- 유시민도 안쓰럽다. 정부여당이나 진보세력들이 좀 보수 공격에 잘 대응하고 방어하면서 지지율 유질 했으면 유시민이 굳이 위기 상황에 등판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 중간광고도 빨리 넣으시길 광고수입이 중요한데 거기다 영상더 빨리 짧게 편집해서 역동적이고 재밌게 편집해서...
- 다음주 금요일에 영상 하나 올리지 말고 주말 지나서 월요일에 핵심내용만 간추려서 핵심내용 다시 편집해서 10분 내외로...

반면 131개의 댓글을 작성해 2위를 차지한 J*****님은 유 이사장의 안티팬으로 보입니다. 주로 비난과 풍자를 통해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에 큰 반감을 드러냅니다.

- 유*** 이런 잉간이 지지받는 다는 자체가...내 보기에는 참,한국 대중둘의 저질스러움의 반영으로 봐.결국 우리는 3류국가를 벗어나지 못할 듯.
- 지지안해주면 무조건 원수질레오,내 편이면 무조건 편들레오.
- 취업은 알바레오, 통계는 바꿀레오, 경제는 망칠레오, 북한은 퍼줄레오, 세금은 올릴레오, 다 잘한다고 우길레오, 기업을 조질레오, 노조는 키울레오, 좌파만 챙길레오, 언론을 잡을레오, 진실은 감출레오, 안보는 허물레오, 중국엔 숙일레오, 일본은 나몰레오, 국민을 속일레오, 미국은 나갈레오, 사시는 폐지레오, 정시는 축소레오, 수시는 확대레오, A4는 챙길레오, 다 남탓으로 돌릴레오, 원전산업은 망칠레오, 국내문제는 질문 받지 않을레오

댓글 작성 1~2위 두 명이 나란히 열성팬과 안티팬이라는 점은 그만큼 '알릴레오'를 바라보는 유튜브 여론이 양극화해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서입니다. 유명 작가, 방송인 게다가 대선주자로까지 언급되는 유 이사장이다 보니 팬도 많고 안티팬도 많습니다. 이 외에도 네 편의 '알릴레오' 영상에 모두 댓글을 남긴 사용자가 212명이나 됩니다.
혼자 댓글 2만6767자 작성
원고지 134장, 단편소설 한 권 분량

댓글을 단 횟수만큼이나 그 내용의 충실함도 중요하죠. 뉴스래빗은 댓글 여론 자체의 충실함을 글자수로 파악했습니다. 구구절절 길게 길게 쓰는만큼 많은 의견 그리고 희노애락이 담기니까요.

글자 수 1, 2위 역시 김**님과 Ja*****님이 차지했습니다. 뭐 댓글을 많이 달다보니 그렇겠습니다만, 그만큼 댓글 내용도 풍성했다는 뜻입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아이디를 가렸지만 동일인물들입니다.

김**님은 무려 2만6767글자를 댓글로 썼습니다. 200자 원고지 134장, 단편소설 한 권에 달하는 분량입니다. 하지만 단일 댓글로는 3240글자를 쓴 o***님의 댓글이 가장 길었습니다. 한반도 근현대사 설명을 통해 유 이사장의 역사적 무지를 주장하는 글이었습니다.
- 부산정치파동을 이승만이 일으킨 이유는 미래를 내다본 처사다. 소위 1950.625가 일어나고 1952년 5.25일 수도가 부산일때...
주장의 사실 관계를 떠나 정치 유튜브에 댓글 남기는 분들이 참 진지하다 싶었습니다. 보는 재미, 자극적 노출, 트렌디한 편집기술이 난무하는 여타 유튜브 채널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죠.

두 번째로 긴 단일 댓글은 Ja********님이 작성한 3060글자 댓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네는 인사로 시작합니다.
- Mr.president Donald Trump great! God bless America & God bless Korea... (위대한 트럼프 대통령! 미국과 한국에 신의 축복을...)

8위에는 최근 유행한 영국 밴드 퀸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와 알릴레오를 연관짓는 음모론 댓글도 보입니다.
- 보헤미안 랩소디 등장하는 갈릴레오..왜 이 노래에 갈릴레오가 나왔을까? 이 노래는...

대부분 생략했지만 '장문 순위'에 꼽힌 댓글들인 만큼 내용이 길고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영상은 '알릴레오'
댓글은 '싸울레오'

네 개의 영상을 통틀어 대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다섯 개의 댓글입니다. 1위를 차지한 댓글에는 모두 155개의 대댓글이 달렸습니다. 대댓글이 많이 달릴수록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논쟁'이나 '토론'보다는 '인신공격'에 가까웠습니다.

5위 댓글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쪽진영', '우파', '자한당' 등 상대편 혹은 적대 진영을 암시하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믿지도 듣지도 않는다', '호모사피언스가 아니다', '온갖 패악질' 등 인신공격이나 다름없는 표현으로 그들을 지칭합니다. 가짜뉴스를 타파하겠다는 선량한 취지로 시작한 알릴레오지만 적어도 시청자들은 그 밑에서 싸움판을 벌이고 거기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댓글 3만8957개 중 2만7533개는 직접 댓글, 나머지 1만1424개는 대댓글이었습니다. 2만7533개의 직접 댓글 중 3118개의 댓글에 대댓글이 달렸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11.3%입니다.
<hr />
혼돈의 카오스
정작 '좋아요' 1위는
'청각장애 자막 요청'

알릴레오의 댓글 여론은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였습니다. 528만3279회의 조회수 중 3만8957개밖에 안 되는 댓글이지만 '적'을 향한 온갖 인신공격과 비난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이 눈에 띕니다.

2235개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과 여기에 달린 대댓글입니다. 청각장애가 있는 이용자를 위해 영상에 클로즈드 캡션(CC) 자막을 넣어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이념 갈등, 대선 출마, 노무현 향수 등 정치적 주장, 갈등, 싸움, 인신공격보다 보다 더 급한 건, 사회적 약자의 유튜브 사용성을 높이자는 요구였습니다. 추천 쏟아진거 보세요. 베댓(베스트 댓글의 줄임말)으로 만들자는 자발적 참여들이 보이시나요.
- 베댓으로 올려줍시다!!! 팟빵게시판에 이 내용 건의하고올게요
-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자막이 있어야 겠네요
- 한글자막을 통해 알권리를 장애를 갖으신 분이나, 비장애인이거나 같아야 합니다.
- 화면의 오른쪽 위 터치하시면 점 3개가 있어요 그걸 터치하시면 자막보기라고 있어요 쉽게 볼수있어요 ^^~~

'유시민 알릴레오'에 쏟아진 유튜브 여론은 유 이사장의 바람처럼 '알릴레오', '고칠레오'도 아니고, 정치적 진영을 갈라선 '싸울레오'도 아닌 듯 합니다.

어쩌면 '함께 갈레오'가 그 답이지 않을까라고, 뉴스래빗은 생각해봅니다 !.!
<hr />P.S. 뉴스래빗 '유튜브 여론' 분석 두번째 예고 !.!


'유시민 알릴레오'에 이어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TV홍카콜라를 들여다봅니다. '홍카콜라'를 휘감는 '유튜브 여론' 벌써부터 궁금하지 않으시나요?

2019년 1월 29일 화요일, '홍준표 홍카콜라' 유튜브 여론 분석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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