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포럼] '디지털 전환'이 여는 새 시장을 주목해야

입력 2019-01-28 17:50  

실물 세상의 모든 게 디지털화하는 추세
분할 및 병합·시공간 초월·자동화가 특징
"디지털화할 건 무엇인가" 질문부터 해야

박수용 < 서강대 교수·컴퓨터공학 >



새해가 되면 여러 분야에서 갖가지 전망이 쏟아져 나온다. ‘올해의 트렌드’라든가 ‘시장을 주도할 기술들’ 같은 전문가 예측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도 그랬는데, 전문가들은 압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올해의 키워드로 꼽았다. 인공지능과 함께 올해 국내외 시장 판도를 바꿀 정보기술(IT) 트렌드로는 5세대(5G) 통신, 로봇, 블록체인, 실감 미디어, 자율주행, 리테일 혁명(무인매장) 등이 거론되는 것 같다.

필자는 올해 IT시장의 큰 변화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전환은 속도와 적용 범위 측면에서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은 우리가 사는 실(實)세계의 아날로그 기반 물리적 요소가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되고, 이런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업무나 운영 방식,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전환에서 인공지능, 블록체인 같은 혁신기술들이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히든 챔피언》의 저자 헤르만 지몬 교수는 4차 산업혁명 현상을 설명하면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될 수는 없다. 그러나 디지털화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디지털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몬 교수의 말에 공감한다면 “디지털화할 수 있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이미 세상의 수많은 것이 디지털화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서점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꿔놓은 아마존은 이미 세계의 수많은 물건을 디지털 세상에서 사고파는 글로벌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점포 없는 은행인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 디지털화의 대표적 사례다. 제조업에서도 실물 세계의 모든 제조공정이 디지털화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팩토리는 미래 우리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처럼 실물 세계 현상들이 디지털화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디지털화로 나타나는 큰 현상은 분할 및 병합, 시공간의 초월성, 자동화다. 예를 들어보자. 실물 세상에서 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판매되는 서적은 제본돼 ‘권’ 단위로 한 권, 두 권 거래됐는데 서점이 디지털화하면서 책 한 권이 아니라 한 단원(chapter) 단위로 쪼개 판매할 수도 있고, 비슷한 주제의 여러 책 내용을 묶어 판매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런 거래는 국경도 넘어 24시간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신간이나 연관된 내용의 책을 자동으로 추천하고 또 구매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은 다 디지털 전환 덕분이다.

디지털 전환 분야 중에서 특히 필자가 관심을 두는 것은 실물자산의 디지털 전환이다. 우리는 부동산, 귀금속, 골동품, 미술품 등 다양한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소유를 증명하는 증서를 기반으로 이들 자산을 거래했는데 이들 자산이 디지털화하면서 디지털 자산 거래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디지털 자산 거래시장에서는 그동안 돈이 적어 구입할 엄두도 못 냈던 고가의 미술품 거래에도 뛰어들 수 있다. 미술품 소유권을 작은 단위로 분할해 거래할 수 있고, 그 이익도 실시간 자동 분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으로,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매년 그랬지만 올해는 경제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을 많이 한다.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이미 성장이 멈춘 기존 시장 안에서 치열하게 ‘땅따먹기’를 하는 형국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눈을 돌려 새롭게 열리고 있는 디지털 세상의 새로운 시장을 바라봐야 할 때가 아닐까. 그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미개척의 신시장이다. “디지털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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