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군단의 힘…연예기획사들 영화 제작에도 뛰어든다

입력 2019-01-30 17:25  

소속배우 활용 사업 다각화
중소·중견기획사까지 가세
호두앤유엔터 '뺑반' 개봉
키이스트, 박서준 주연 '사자'
사람엔터는 '유체이탈자' 제작

출연료·제작 수익 등 공유
회사 수익 극대화 전략
저작권 확보 차원서 진출



[ 유재혁 기자 ]
경찰 뺑소니 전담반 이야기를 다룬 화제의 영화 ‘뺑반’이 30일 개봉했다. 총제작비 130억원을 들인 이 작품은 쇼박스가 투자 배급하고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가 쇼박스와 공동 제작했다. 호두앤유는 송강호 김혜수 등을 거느린 중견 매니지먼트 업체지만, 2016년 영화 ‘굿바이 싱글’을 시작으로 전문인력을 모아 제작을 겸업하고 있다. 김혜수 주연의 코미디 ‘굿바이 싱글’은 손익분기점 150만 명을 넘어 210만 명을 모았다.

‘뺑반’은 쇼박스 측이 보유한 시나리오를 호두앤유에 전달해 제작이 성사됐다. 쇼박스 측은 “굿바이 싱글의 좋은 경험이 있어 호두앤유에 공동 제작을 다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뺑반’에는 호두앤유 소속 배우 전혜진과 이성민이 나온다. 이정은 호두앤유 대표는 “배우들의 역량을 확장하기 위해 고민하다 보니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병행하게 됐다”며 “배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배우 매니지먼트를 전문으로 하는 연예기획사들이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SM, JYP, YG 등 대형 음악기획사들이 콘텐츠 제작업에 일찌감치 뛰어든 데 이어 중소 규모의 배우 매니지먼트사가 잇따라 제작 겸업을 선언하고 있는 것. 매니지먼트업계 관계자는 “배우 파워가 강해지고 있어 중소 규모 연예기획사도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웅 이제훈 이하늬 윤계상 등을 거느린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유체이탈자’에 공동 제작사로 참여했다. 회사 소속 윤계상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지난 15일 촬영에 들어갔다. 아티스트컴퍼니는 소속 배우 김의성이 출연한 영화 ‘어쩌다 결혼’을 막바지 제작 중이다. 이 영화는 다음달 말께 개봉할 예정이다. 키이스트는 양근환 전 대표가 운영하는 어썸이엔티 소속 박서준이 주연한 영화 ‘사자’를 제작 중이다. BH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자사 소속 한지민이 주연한 ‘미쓰백’을 공동 제작했다.

매니지먼트사가 제작에 참여하는 경우 소속 배우가 출연하는 게 공식이다. 콘텐츠 제작에 필수적인 배우들의 파워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넷플릭스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의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배우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매니지먼트사는 작품과 광고 출연료만으로는 배우나 기업의 성장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공동 혹은 단독 제작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니지먼트 업체는 콘텐츠가 흥행에 성공하면 개런티 외 제작 수익 일부도 공유할 수 있다. 매니지먼트사들은 수입의 90% 수준을 가져가는 톱스타에게선 수익을 기대할 수 없지만, 제작 중인 콘텐츠에 소속 신인 배우를 출연시켜 스타로 키워내면 대박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소속 배우의 출연료를 적절하게 관리해 드라마 제작 비용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제작하기 어려운 작품도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IHQ, HB엔터테인먼트, JS픽처스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앞서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제작을 겸업해왔다.

최근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연예기획사도 뛰어드는 것은 글로벌 시장의 확장 덕분이다. 투자사 관계자는 “OTT 시장을 통해 배우들의 해외 진출 경로가 열렸고 파워도 세졌다”며 “출연을 조건으로 공동 제작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부 기획사는 상장하기 위해 일정한 매출구조를 만드는 데도 제작 겸업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키이스트 관계자는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배우들의 협상력이 커져 방송사에 끌려다니지 않아도 된다”며 “저작권 확보 차원에서도 콘텐츠를 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제작자는 “기존 제작사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문제”라며 “제작 기회가 줄거나 매니지먼트사와 공동 제작할 경우 수익 감소도 감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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