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2.5만개 걷어찬 뉴욕…反기업 정서에 '아마존 본사' 없던 일로

입력 2019-02-15 17:04   수정 2019-05-16 00:01

'좌클릭' 정치권에 아마존 백기
특혜 과도·노조 허용 주장에 부담
롱아일랜드 제2본사 계획 철회

진보 성향 NYT조차 혹평
30억달러 세제 혜택 안 주려다, 270억달러 세수 효과 잃게 돼
시민들 "정치인이 일자리 없앴다"



[ 김현석 기자 ] 아마존이 미국 뉴욕에 제2본사를 세우려던 계획을 14일(현지시간) 철회했다. 민주당 소속의 일부 좌파 성향 정치인들이 “(뉴욕시가 대기업 아마존에) 지나친 특혜를 줬다” “집세가 오른다” “노조부터 허용하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탓이다.

아마존이 계획을 백지화한 뒤 이들 정치인은 “아마존의 탐욕을 물리쳤다”고 환호하고 나섰지만 고임금 일자리를 기대한 뉴욕 시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30억달러(약 3조3840억원) 혜택을 주지 않으려다 270억달러 세수를 놓쳤다는 분석이다.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뉴욕은 아마존에 2만5000개 일자리를 돌려줬다. 반(反)기업 활동가들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얻었다”고 혹평했다.

아마존의 제2본사 프로젝트는 2017년 9월 시작됐다. 50억달러를 투자해 5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공개 경쟁에 부쳤다.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워싱턴DC 등 238개 도시가 지원서를 냈다. 아마존은 작년 11월 제2본사를 뉴욕시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주(州) 알링턴의 크리스털시티에 나눠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그 직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과 코리 존슨 뉴욕시의회 의장, 마이크 지아나리스 뉴욕주 상원의원 등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서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뉴욕시가 아마존에 주기로 한 10~25년간 30억달러 세제 혜택은 특혜”라고 주장했다. 향후 임대료가 오르면 원거주민들이 밀려날 것이라며 일부 주민과 노조 등은 반대 시위를 벌였다. 뉴욕시의회 청문회에선 아마존의 ‘무노조 전략’도 도마에 올랐다.

아마존은 이날 “롱아일랜드시티에 본사를 지으려던 계획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버지니아주 제2본사와 테네시주 내슈빌 물류센터만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버지니아주는 지난주 인센티브법안을 처리했다. 아마존은 이곳에서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욕의 좌파 정치인들은 승리를 선언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트위터에서 “아마존의 탐욕, 노동자 착취, 그리고 세계 최고 부자의 힘을 물리친 날”이라고 밝혔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 상원의원도 “납세자 돈으로 아마존에 수십억달러 뇌물을 주려던 데서 벗어났다”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 뉴욕 시민은 분노하고 있다. 퀸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시 보웬 씨는 “멍청하고 명예만 찾는 정치인들이 수많은 일자리를 죽였다”고 비판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일부 정치인이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며 “잃어버린 경제적 기회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아마존에 30억달러 세제 혜택을 주고 25년간 270억달러 세수를 거둘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번 사태는 아마존과 뉴욕시 모두에 상처를 남기게 됐다. 아마존은 뉴욕에서 발전할 기회를 잃었다. 뉴욕시는 ‘반기업 도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 미디어, 패션 등 뉴욕의 주력 산업은 핀테크 등 기술 발전으로 힘을 잃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개인 돈 1억달러를 들여 코넬테크(공학대학원)를 유치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 중 하나인 아마존이 외면한 도시가 됐다. 뉴욕시는 작년부터 우버를 제한하고 에어비앤비를 단속하는 등 공유 서비스도 막고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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