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썰쩐] (14) 2000만원으로 20억 건물주가 된 1인 디벨로퍼

입력 2019-03-27 08:06   수정 2019-04-03 10:29

(14) 김동철 밸류업리츠 대표




'나는 2천만원으로 시작해 20억 건물주가 되었다'의 저자 김동철 밸류업리츠 대표(사진·46)는 올해로 12년차를 맞은 전업투자자이자 1인 디벨로퍼다. 디벨로퍼란 땅 매입부터 기획, 설계,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업자를 의미한다.

김 대표는 직업군인으로 복무를 마치고 2007년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어 6년 후인 2013년 건물주가 됐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회의실에서 그를 만나 투자비법을 들어봤다.



◆ "소형 빌라 투자부터 단계적으로"

그가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5년 전역 후 우연히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부터다. 이 책은 부동산 투자를 중심으로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가계 경제와 기업 경제를 보는 시각의 차이를 서술한 베스트셀러다.

책을 읽고 감명받은 김 대표는 부동산을 통해서 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에 동네 중개업소에 취직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던 그는 프리랜서격인 중개보조원으로 근무해야 했고 불안정한 수입에 초조해졌다.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방법을 고민하다 생각한 게 경매였다. 중개보조원으로서 간접적으로만 경험했던 경매 시장에 2007년 직접 뛰어들게 된 것이다.

종잣돈은 직업군인 퇴직금 2000만원이 전부였다. 군부대 인근 지역인 양주와 의정부 쪽을 살피다 의정부에 있는 소형 빌라를 낙찰받았다. 부족한 돈은 대출로 충당했다. 경매로 낙찰받을 경우에는 대금의 80%를 대출로 채울 수 있다.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고 싱크대와 욕실 타일 등을 수리해 임대를 놨다. 그게 첫 부동산 투자였다.

이후로도 그렇게 한걸음씩 내딛으며 종잣돈을 불렸다. 경매로 나온 물건을 낙찰받아 월세 수익을 얻거나 수리 후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겼다. 낙찰받은 아파트의 가격이 1년 만에 1억원 오르는 행운도 찾아왔다.

노후된 빌라를 낙찰받아 수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인테리어 노하우도 생겼다. 수차례의 경매 경험으로 물건을 보는 안목까지 기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돈도 늘고 스킬도 늘었던 기간"이라며 "그런 경험들이 결국 건축을 하는 데 자양분이 된 것 같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 생애 첫 건축…'알음알음'으로 시행착오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지 6년째에 접어들던 2013년 공매(국가가 실시하는 경매)로 나온 서울 중구의 오래된 단독주택을 보게 됐다. 워낙 노후한 주택이어서 수리한다고 해도 매매를 하거나 임대를 놓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매 경험은 많지만 건축 경험은 없던 그는 입찰을 망설였다. 그러던 차에 2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이 시세보다 많이 떨어졌다. 구미가 당기기 시작했다.

일단 주변을 둘러보기나 하자는 생각에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을 보니 인근에 대학교와 호텔, 대기업이 위치해 임차 수요가 풍부할 것이란 판단이 섰다. 그제서야 투자를 결심하고 낙찰을 받았다.

그가 낙찰받은 자투리땅(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면적의 땅)의 규모는 30평, 낙찰가는 5억1000만원이었다. 평당 1700만원 수준이다. 당시 주변 시세가 평당 3000만원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상당한 편이다.

지하 1층~지상 5층, 원룸 9가구로 구성된 이 건물에서 나오는 월 임대수익은 520만원이다.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28~30% 정도 된다. 그러나 임대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시세차익이다.
낙찰가 5억1000만원에 시공비 3억5000만원을 들여 지은 이 건물의 현재 시세는 20억원에 달한다. 시세차익을 단순 계산해도 10억원이 넘는다.

모든 일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건축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알음알음'하는 결정이다. 김 대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맥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시공계약을 체결한 것이 문제가 됐다.

계약금이 들어간 후에 시공사 대표가 구속되면서 공사 기간이 무한정 지연됐다. 그는 "지금 생각하면 계약금을 포기하고 다른 시공사를 알아봤어야 했는데 계약금이 아까워 착공에 들어간 게 실수였다"고 말했다.

공사 비용은 밑빠진 독에 물 붓듯 들어갔고 공사 기간은 계속 길어졌다. 급기야 김 대표가 현장소장 역할까지 떠맡아야 했다. 보통 6~8개월이면 다 지을 건물이 1년4개월 만에 겨우겨우 완공됐다.

김 대표는 "누군가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었다면 3년 안에 건물주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책을 쓴 이유도 예비투자자들이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래서다"라고 설명했다.



◆'임대수익+지가상승+거주' 투자법

무턱대고 시공사를 찾아갈 게 아니라 스스로 내 건물의 용도와 가치, 수익률을 판단한 후에 건물을 구상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조언이다. 비슷한 건물의 설계자를 찾아 도면을 의뢰하는 것도 방법이다. 설계도면이 나오면 부가적인 품목들의 기준 역시 스스로 정하고 여러 시공사에 동일 기준으로 견적을 넣은 후 가격을 비교해 선정하는 것이 좋다. 현장을 진행하는 현장 소장의 생각까지 살핀다면 금상첨화다.

그는 "건축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뛰어들면 시공사와 설계자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건축주가 알아보고 지시하는 것과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하는 것과는 완전 다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원룸 주택을 신축할 만한 서울 도심의 자투리땅을 눈여겨 보고 있다. 상가나 오피스의 경우 상권 경기의 영향을 받아 공실 우려가 있지만 서울 도심 주택밀집지역의 원룸 수요는 여전히 풍부하다는 생각에서다.

소형건물 개발 투자야말로 임대수익에 거주, 지가상승까지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투자방식이라는 게 김 대표의 얘기다. 특히 주변이 노후할수록 신축의 매력이 상승한다. 뉴타운이 해제된 지역에서 단독으로 개발할 수 있는 25~40평 규모의 자투리땅이 목표 대상이다.

김 대표가 지켜본 일반 사람들의 부동산 스토리는 이렇다. 30대에 결혼해 직장생활을 하며 무주택으로 10년 넘게 살다 40대에 청약 넣어 아파트를 분양 받는다. 분양받은 아파트의 원리금을 상환하다가 은퇴한다. 은퇴 후 남은 것은 아파트 한 채.

김 대표는 "아파트 한 채로는 안정적인 노후가 보장되기 어렵지 않나"라며 "은퇴 시기가 당겨진 지금 같은 시대에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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