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변죽만 울린 금융 샌드박스, 진짜 풀어야 할 규제는 따로 있다

입력 2019-04-02 17:54  

금융위원회가 금융 규제 샌드박스 후보로 접수된 105건 중 19건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핀테크 업체들이 신청한 모바일 앱을 통한 대출상품 비교 서비스처럼 눈에 띄는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지속적으로 규제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온 사항,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융합 성격의 서비스 등의 기준들을 활용해 우선심사 대상을 선정했다지만, 그렇게 보기엔 굳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야 하는지 의아한 게 많다. 알뜰폰 사업을 통한 금융·통신 융합,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환전·현금 인출 서비스, 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 개인 가맹점을 통한 QR 결제 서비스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규제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시행이 가능한 서비스들로 보인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가 변죽만 울리는 건수 위주로 흐르지 않으려면 혁신적 금융 실험이거나 진짜 풀어야 할 금융 서비스가 그 대상이 돼야 한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부처 간 이견으로 다시 논의하기로 했던 가상화폐를 통한 해외송금 서비스는 금융위의 규제 샌드박스 우선심사 대상에 들어가지 못했다. 관련 법령이나 제도가 없다고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을 앞세운 새로운 금융 서비스 실험을 배제한다면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 취지 자체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우선심사 대상에 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가 2건에 그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이른바 ‘개·망·신법’에 막혀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들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금융과 차별적인 서비스 제공에 애로를 겪는 것도 데이터 규제와 무관하지 않다. 언제까지 법 개정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샌드박스를 통해서라도 길을 터줘야 한다. 나아가 은산분리 규제 자체도 샌드박스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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