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2차 가해 멈춰라"…규탄 기자회견 열려

입력 2019-04-18 16:03  



김기덕 감독이 자신을 향해 쏟아진 '미투'에 대응하는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시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덕 감독은 2차 가해인 역고소를 멈추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8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인터뷰를 했던 배우 A 씨, 이를 보도한 방송사 MBC를 상대로 1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기덕 감독은 소장을 통해 "A 씨와 MBC 'PD수첩'의 허위 주장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김기덕 감독의 2013년 작품인 '뫼비우스'에 출연했던 배우다. A 씨는 영화 촬영 당시 김기덕 감독이 연기 지도를 명분으로 뺨을 때리고, 사전 혐의 없이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고 2017년 고소했다.

김기덕 감독은 폭행 혐의에 대해선 500만 원 약식 명령을 받았지만, 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대해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A 씨와 A 씨의 주장을 보도했던 'PD수첩' 역고소에 돌입했다. A 씨에겐 무고 혐의로, 'PD수첩'엔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고소한 것. 이에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기덕에게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건 관련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서였지, 허위로 고소했다고 볼 수 없다"며 "방송 제작진의 취재 과정을 살펴봤을 때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형사고소가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음에도 김기덕 감독은 민사 소송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돌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성폭력 가해자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무고, 명예훼손, 위증, 손배소 등 역고소를 하거나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개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위증, 손배소 등으로 고소해 피해자를 위축시키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덮거나 축소하려고 시도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2017년 시작된 미투 운동으로 역고소 피해자가 급격하게 증거했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공동대표도 "2017년 이후 김기덕 감독에 대한 피해자들의 증언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와 운명을 같이 하는 영화인들은 여전히 제작 현장에서 벌어진 문제 행위들을 함구해 제대로 된 진실 규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덕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지만, 해외 활동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 진행된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을 개막작으로 초청했고, 오는 18일 개막하는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은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홍태화 영화노조 사무국장은 "가해자가 영화계에 남고 피해자가 떠날수 밖에 없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PD수첩' 박건식 PD도 "김기덕 감독 사건뿐 아니라 김학의 사건까지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이 도구화되며 수단화되고, 인격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하나의 물건처럼 쓰이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여성이 접대 도구로 존재했다는 걸 느꼈다. 그게 가장 심했던 게 영화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미투 운동을 촉발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에서는 실명을 밝히고 고소한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며 "그 결과 가해자 와인스타인은 영화계를 완전히 떠났는데, 한국은 여건상 한 분 외에 고소하지 못했다"면서 현실을 지적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거장이었다. 하지만 2017년 사회적인 화두가 됐던 미투 운동으로 촬영 현장에서 강제추행, 강간 등의 성추행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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