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소문|美 높은 장벽 넘어 주류로…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제패가 남다른 이유

입력 2019-05-04 08:52   수정 2019-05-04 13:11

[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방탄소년단, 빌보드 2관왕 쾌거
美 음악시장 장벽 넘고 주류로 우뚝
지속적 성장 주목해야




일제히 열광하는 관객들, 쏟아지는 호응. 콘서트 현장에서나 볼 법한 이 모습은 방탄소년단이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이뤄낸 광경이다. 전세계 음악인들의 축제에서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은 자긍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지난 2일(한국시간) 국내외 음악 팬들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가 열렸기 때문.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을 비롯해 로렌 데이글(Lauren Daigle), 칼리드(Khalid), 패닉 앳 더 디스코(Panic! At The Disco), 샘 스미스(Sam Smith),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참석하기로 한 자리였다.

그리고 연일 K팝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날 현장에 함께 했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어워드' 참석은 이로써 세 번째. 이들은 2017년 '빌보드 어워드'에 처음으로 입성,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거머쥐었다. 이어 2018년에도 같은 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톱 소셜 아티스트' 상에 이어 주요 부문인 '톱 듀오/그룹' 상까지 2관왕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방탄소년단을 향한 '빌보드 어워드' 및 현지 아미(공식 팬클럽명)들의 환대는 이들이 미국 음악시장의 장벽을 깨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주류로 거듭났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은 언제부터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사랑 받은 걸까. 방탄소년단은 2016년 '화양연화 파트2'로 처음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다. 이후 '피 땀 눈물'이 수록된 정규 2집 '윙스(WINGS)'를 발매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해당 앨범은 '빌보드 캐내디언 핫 100'에 86위로 최초로 진입했고,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는 26위까지 순위를 올렸다. 그리고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무엇보다 '러브 유어셀프'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담고자 한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는 음악이 주는 선한 영향력의 대표적인 예로 작용했다. 전세계 수많은 아미들은 방탄소년단이 선사하는 음악의 힘을 통해 위로와 격려, 사랑을 느꼈다며 열광적으로 응답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매 앨범, 각 노래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진정성 넘치는 음악을 만드는데 주력했는데, 이것은 방탄소년단 세계관이라는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완성돼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같은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는 음악을 매개로 전세계 각국으로 흘러들었다. 이들은 K팝 가수 최초로 유엔이 주최한 청소년 행사에 초청 받아 연설을 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이 전한 말은 그간 이들이 보여온 '러브 유어 셀프'과 연결되는 '스피크 유어셀프(Speak Yourself)'였다. 당시 RM은 "여러분의 목소리와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피부색은 무엇인지, 성 정체성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말하세요.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면서 여러분의 이름을 찾고, 여러분의 목소리를 찾으세요"라고 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방탄소년단의 힘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미국 대중음악 시장의 장벽을 제대로 부쉈다. 이들은 '빌보드 어워드'는 물론, '아메리카 뮤직 어워드(AMA)', '그래미 어워즈'까지 미국의 3대 주요 음악 시상식 무대를 모두 밟았다. 가장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그래미 어워즈'에서만 시상자로 참석해 해당 시상식에서의 수상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올해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진작부터 방탄소년단 모시기에 돌입했다. 방탄소년단을 '톱 소셜 아티스트'와 '톱 듀오/그룹'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함은 물론, 전세계 최초로 할시와의 컬래버레이션 무대까지 예고하며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자연스레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의 방탄소년단의 모습에 기대가 쏠렸다.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은 화려하게 빛을 발했다. 아티스트석 맨 앞 자리에 배치된 것부터 이들의 화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고,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따랐다. 관객 분위기는 더없이 뜨거웠다. 현장에 있던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얼굴이 화면에 잡힐 때마다 "BTS"를 외치며 응원을 보냈고, 다른 팝스타들 역시 이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관심을 표했다.

수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 만큼 무대 순서 역시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보다도 뒤였다. 그야말로 방탄소년단은 '2019 빌보드 어워드'의 중심에 서 있었다. '톱 소셜 아티스트' 3년 연속 수상에 주요 부문인 '톱 듀오/그룹' 수상으로 2관왕을 기록하는 등 현장에서도 여러 차례 K팝의 역사를 새로이 썼다.

앞서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빌보드 어워드'에 입성한 바 있지만 '톱 스트리밍 송(비디오)' 상을 받아 본상 수상은 하지 못했다. 기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해 일시적 열풍이었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었다. 반면 방탄소년단의 미국 진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지속적 성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시장 점령은 영어 앨범이 아닌 한국어 음반으로 일궈낸 성과라 더욱 유의미하다. 현지화 전략 상 외국인 멤버를 영입하는 일반적인 K팝 그룹과 달리, 한국인 멤버로만 구성된 이들은 한결 같이 한국어 앨범으로 전세계 아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언어와 국경을 넘은 음악의 힘을 실천한 셈이다.

방탄소년단은 정상의 위치에 올랐음에도 성장을 강조했다. 이들은 '2019 빌보드 어워드' 무대에서 "우리는 6년 전과 같다"며 팬 아미들과 함께 변함 없이 정진해 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이러한 신념과 마음가짐이야말로 현재의 방탄소년단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큰 바다로 나아갔음에도 '작은 것'에서 비롯된 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방탄소년단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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