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인가 동지인가…에어프라이어 바라보는 식품업계 '두 가지 시선'

입력 2019-05-08 09:38  

이마트서 지난해 에어프라이어 매출 급증, 식용유는 감소
식품업계, 식용유 소스류 매출 감소는 위기
에어프라이어로 HMR 시장 확대될 것이란 의견도




지난해부터 에어프라이어 매출이 큰 폭으로 뛰는 등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식품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식용유 매출 감소를 시작으로 소스류 등 기본 식재료의 매출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와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더욱 키워줄 것이란 기대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8일 이마트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2017년 대비 505% 증가한 데 이어 올해(1~4월)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전년동기대비 377%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올해 에어프라이어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70% 급증했다. CJ오쇼핑의 '시메오 에어프라이어'는 올해에만 5만대 넘게 팔리며 약 6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자업계는 지난해 에어프라이어 시장 규모를 2017년 대비 700% 이상 커진 1000억원대로 추정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국내 에어프라이어 판매량이 28만7000대로 2017년 대비 285.9%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식용유 매출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이마트의 식용유 매출은 2017년 대비 9% 감소했고 올해 들어서도 9.3% 줄었다. 롯데마트의 올해(1~4월) 식용유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했다. 유행을 타지 않는 식용유 특성상 9% 이상의 감소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름 없이도 튀김 조리가 가능한 에어프라이어 판매가 꾸준한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이마트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일렉트로맨 대용량 에어프라이어 5L'는 지난해에만 8만대 이상 판매돼 식용유 매출에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프라이어 보급 확대로 인한 식용유의 매출 감소는 온라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위메프에 따르면 식용유의 지난해 판매량은 2017년 대비 무려 24.6%나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 공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기름으로 음식 조리시 발생하는 연기에 대한 우려감이 에어프라이어의 매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며 "에어프라이어는 환기 걱정이 없고 정리도 깔끔해 식용유 소비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식용유 제조업체는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면서도 트렌드 변화에 따른 회사 차원의 대책은 준비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한 식용유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조사 결과 에어프라이어로 음식을 조리할 경우, 기름에 튀겼을 때의 풍미가 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에어프라이어로 튀긴 음식은 조금만 지나면 수분이 빠지고 식감이 퍽퍽해지기 때문에 식용유를 아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에어프라이어의 인기가 처음에는 한 철에 머물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내부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며 "칼로리를 낮춘 것은 물론 에어프라이어용 식용유를 개발하거나 전용 식품 라인업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식품업체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HMR 식품을 내놓으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고메치킨 순살크리스피' 등 다양한 냉동제품의 패키지를 변형해 에어프라이어 조리법을 안내하고 있다. '고메치킨 순살크리스피'의 경우 에어프라이어 전용으로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한동안 에어프라이어 성능 테스트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푸드가 최근 출시한 '올반 슈퍼크런치 치킨 텐더'는 표면의 수분을 효과적으로 증발시켜 맛을 유지하도록 개발됐다.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특화 시킨 것이다. 이 제품은 180~190도로 예열된 에어프라이어 안에 냉동 상태의 제품을 겹치지 않게 넣고 약 5분만 조리하면 바삭하게 튀겨진다. 신세계푸드는 에어프라이어 관련 제품을 탕수육, 새우볼 카테고리까지 확대해 내년까지 약 20여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동원F&B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프리미엄 식품 '퀴진 에어크리스피' 3종(튀김만두, 미니핫도그, 양념감자)을 출시했고 대상은 지난해 12월 에어프라이어용 '순살치킨 2종'을 출시했다. 대상은 치킨텐더, 돈가스 등 에어프라이어 전용 튀김류 제품을 앞으로 더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풀무원도 에어프라이어 시장을 겨냥해 '생가득 얇은피꽉찬속 만두' 2종과 '생가득 모짜렐라 핫도그'를 출시했으며 오뚜기는 최근 에어프라이어로 조리 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신제품 '브리또'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이슈, HMR 시장 확대와 더불어 에어프라이어에 대해 '비싸지 않은 선물용 전자제품'이라는 인식이 퍼진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라며 "당장 식용유 소비는 다소 줄겠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에어프라이의 보급은 오히려 식품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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