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중,중동...해외취업 한국인 4인 성공비결

입력 2019-06-03 10:11  



(공태윤 산업부 기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주요 도시마다 운영하는 ‘아디다스 리너스 서울’의 김예림 리더 캡팁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을 대상으로 체육교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김씨는 어떻게 검은 망토 아바야를 입고, 머리에 쓰는 두건 히잡을 두르는 아직도 여성에 대한 엄격한 규율이 존재하는 사우디에 갈 생각을 했을까?

2014년 대학 4학년 체육교육학과 출신의 김씨는 우연히 사우디 왕립 ‘프린세스 누라 유니버서티(Princess NOURA University)’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체육교사 모집 공고를 보게 된 것이 운명의 시작이었다. 김씨는 “사우디에서 한번도 운동을 해 보지 않은 여성들에게 체육을 가르치는 일은 삶에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 그 당시 김씨가 가진 스펙은 대학 졸업장, 토익 940점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체육교사 경력이 전부였다. 하지만, 김 씨는 “스펙은 부족하지만 내가 왜 이 포지션에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를 설득할 마음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경기때 한국팀과 겨룬 사람이 자신이 가르친 제자였다며 뿌듯해 했다. 그는 “간편하게 입고 아바야를 걸치고 나가면 된다”며 “오히려 사우디에서의 생활이 훨씬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어를 할 줄 알면 대우가 달라지는 것을 보고 아랍어를 매일 꾸준히 공부한 것도 아디다스 입사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사우디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스포츠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Sports can change the world)’의 비전을 심어줬다.

김 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글로벌 일자리 대전’에서 해외취업 성공 선배 자격으로 참여해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자리에는 미국에 취업한 정다운씨(벡토네이트 Vectornate), 일본기업에 취업해 10월 입사를 기다리는 노수정씨(아빔컨설팅) 그리고 중국에서 쌓은 경력으로 BMW블리리언스 오토모티브에 입사한 김보름씨 등 네명이 참여했다. 사례 발표후에는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외국생활 가운데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는가

△정다운 : 한국에서는 회식도 많고 부서간 친목도모할 기회가 많은데 미국은 가족 친척도 없는 외로움이 힘들었다. 사실 현재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혼자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김보름 : 성향이 외향적이어서 업무후에는 ‘한 잔’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현지에서는 함께 이야기를 나눌 한국인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중국인 친구를 사귀면서 오히려 중국어도 더 많이 늘었다. 현지인을 적극적으로 사귀는 것도 ‘향수병’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노수정 : 맞다. 일본인 친구를 사귀고 잘 지내는 것이 일본에 정착할 수 있는 최고의 비결이다. 일본은 아직도 아날로스식 시스템이다. 인터넷 뱅킹 잘 안되고 같은 은행으로 송금해도 수수료가 붙는다. 참 낯설었다.

▶해외 취업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

△김예림 : 해외 취업을 통해 좋았던 점은 나라는 사람이 저멀리 다른 나라에 가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지금도 외국인들과 이야기 해야되는 상황이 많은데 자신감을 갖고 얘기를 잘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외국 나가면 소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한다면 외국 친구도 많이 사귀고 그 나라에 빨리 정착할 수 있다.

△김보름 : 원래 호텔관련 전공이었다. 현재는 자동차회사에서 HR직무를 하는데 이는 한국에서 할 수 없는 경험이다. 외국기업들은 나의 전공, 자격증보다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를 봐준다는 것이 좋다.

▶해외 취업 가족 반대는 없었나

△노수정 : 일본에 1년동안 있으면서 취업하려고 했는데 무섭지는 않았다.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 비즈니스를 조금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님은 아직도 걱정하고 계신다.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다면 면접관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의 음식은 잘 맞았는지

△김예림 : 한인마트가 멀리있었지만 재료를 구입해서 요리를 거의 해서 먹었다.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 푸드, 아웃백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도 이용하지만 사실 굉장히 힘들다.

▶어떻게 체육 마케팅을 했는지

△김예림 : 체육 교육 관련 전공이었는데 지속적으로 스포츠 마케팅 관련 활동을 하면서 그쪽 스펙을 쌓았다. 영어는 학교 다니면서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영어가 안되면 외국에 나갈 수가 없다.

▶나이가 해외취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김예림 : ‘사우디비전 2030’을 검색해 볼 것을 제안드린다. 내가 한 일은 프로젝트 기한이 4년으로 제약이 있었다. 동료들 가운데는 다른 곳에 취업해서 남아있는 분들도 계신다. 해외에서 나이는 안 물어보니까 걱정 안해도 된다. 그냥 이름하고 어디서 왔는지 정도만 물어본다. 오히려 나이가 많으면 연륜, 포용력이 높아서 더 좋다.

▶귀국은 생각 안하나

△노수정 : 일본에 계속 있을 생각도 있고 돌아올 생각도 있고 반반이다. 3~5년은 지나야 내 필드가 생기기 때문에 그때 가서 생각할 예정이다. 하지만, 면접볼 때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얘기하면 안된다.

△김보름 : 현재 제일 그 문제(한국 복귀)를 고민중이다. 현재 3년 반 됐는데 이 커리어를 들고 한국에서 원하는 자리를 가질 수 있을지 많이 고민 중이다. 하지만 회사 사람들이 선입견을 갖지 않고 본인을 대해주는 것이 더 좋고 일할수록 기회도 많아서 아직은 돌아올 생각이 없다. 꼭 돌아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해외취업 장점은 무엇인가

△김예림 : 아프리카를 가면서 느낀 점은 사우디 여성들과 공놀이를 같이 해주면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스포츠를 할 환경이 안되어있었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결심한 것은 나중에 먼 훗날 아프리카에 예체능 학교를 세우는 것이 나의 비전이 됐다. 그들의 재능을 발견해줘서 그들이 또 글로벌 인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중동, 특히 사우디에 한류열풍이 엄청나다. 히잡 안쓰고 쇼핑몰 가면 사진 찍어달라고 난리가 난다.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이다. 다른 나라에서 오시는 분들보다 더 생활하기 편했다.

△정다운 : 한국인의 장점은 ‘성실함’이다. 같이 일하는 다른 외국인 분들을 보면 게으르다고 생각이 드는데, 고용주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인에게는 일을 더 준다. 이유는 외국인보다 더 성실하게 일하기 때문이다.

▶해외 유학생은 유학지에서 취업하고 싶을 것 같다.

△김보름 : 내가 그 케이스다. 중국으로 어학연수 4개월, 실습 8개월 갔는데 교환학생 때는 돈을 쓰는 입장이라 중국어 못해도 상관 없는데 취업은 내가 ‘을’이 되는 것이다. 취업은 유학이랑 많이 다르다. 유학을 할때는 같은 반 사람들이 다 유학생이라서 외국인들끼리 뭉쳐있으니 중국어를 그렇게 잘 안해도 되는데 실제로 중국인들과 생활하고 일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상당히 중요하다.

△노수정 : 본인도 유학, 인턴까지 하고 취업을 했는데 유학은 재밌고 좋았지만 취업은 다르다. 근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고 어필할 수 있는 점은 그나마 사회에 잘 녹아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신 경험이 없으면 도전정신을 강조하면 좋다.

▶해외취업에 실패한다면

△김보름 :해외에 나간다는 그 경험만으로 큰 자산이다. 중국인을 만나는 것, 중국 땅을 밟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두 번이나 취업에 실패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취업비자에 대해 더 잘 알게 돼서 지금 취업비자를 발급받는 방법을 설명하는 직업을 얻었다.

△노수정 : 해외에서 실패했다고 한국에서 실패 안 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귀국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경험이고, 실패조차도 더 좋은 발판이 될 것 같다.

△김예림 : 나는 꿈을 찾아서 간 케이스다. 체육 교육이라는 점이 나하고 잘 맞았고 망설임이 없었고 부모님도 쿨하게 동의해주셨다. 대학을 졸업하면 졸업장을 받고 근무를 하다 나오면 경력증명서를 받는데 이 종이를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가 중요하다. 해외 경험을 너무 모질게 대하지말고 중요하게 생각하면 좋겠다,

△정다운 : 계획을 다 짜고 갔지만 실패했었다. 이것을 경험삼아 다시 한번 도전해서 성공을 했었다. 두려움을 가지기 보다는 도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턱대로 도전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어서 적정선을 잘 지키면서 도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외취업도 경력자를 많이 뽑는 것 같다.

△정다운 : 본인이 학교에서 했던 프로젝트, 실적 등 조그마한 것들이라도 잘 관리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회사에 어떻게 기여 할 수 있는지 쓰는 것이 가산점이 될 것이다.

△노수정 : 일본은 신입사원도 많이 모집 한다. 일본은 IT쪽에 구인을 많이 해서 기회가 될 것 같다. 좀 시간을 갖고 해도 될 것 같다. 사소한 경험도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경험을 어필할 수 있는 점을 잘 찾으면 좋을 것 같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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