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도 재테크도 '안전' 택한 게 '롱런'비결"

입력 2019-06-07 17:29  

15년 300경기 '최다 출전'
'KLPGA투어 맏언니' 홍란



[ 조희찬 기자 ]
“모험보다는 늘 안정을 택했던 것 같아요. 골프를 봐도 재테크를 봐도 ‘안전’이 최고였어요.”

1야드라도 쥐어짜내려는 듯 투박한 피니시. 230야드를 조금 넘는 드라이브 비거리. 이 평범함으로 15년을 버텨낸 ‘숨은 강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다 출전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베테랑’ 홍란(33)이다.

7일 KLPGA투어 에쓰오일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이 열린 제주도 엘리시안제주CC(파72·6622야드)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번 대회가 301경기째다. 15년 연속 1부 시드를 지킨 그는 이 대회 후 투어 최다 출전 역대 1위로 올라선다. 종전 1위는 드림(2부)투어를 뛰고 있는 동갑내기 김보경(33)이었다.

홍란은 “멀리 보낼 수 없다면 안전하게 정확히 치면 된다고 믿었다”며 “투어 생활이 늘어날수록 힘을 빼고 꾸준히 하자는 생각을 한 것이 롱런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홍란의 ‘평범한 롱런’은 그러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꾸준함’을 유지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프로 데뷔 후부터 한 주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른 적이 없는 그다. 주먹만 한 작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근육질의 몸매는 그가 보내온 지난 15년을 대변한다.

홍란은 “예전에는 아이돌 가수 이름을 줄줄 외웠는데 요새는 모르는 가수가 대부분인 걸 보면 나이를 먹은 게 느껴진다”며 “이제는 체력이 달려 예전만큼 운동량이 많지 않지만 빼먹지 않고 꾸준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2005년 1부 투어에 데뷔한 그가 지금까지 300경기를 치르면서 모은 상금만 21억4300만원에 달한다. 연봉으로 치면 매년 ‘억대 연봉’을 챙긴 고액 연봉자다. 상금액의 최대 100%까지 주는 스폰서 보너스와 후원금 등을 따지면 액수는 더 늘어난다. 그는 안정된 골프 실력만큼이나 재테크에도 성공해 선수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알부자’로 통한다.

홍란은 “세금과 캐디피, 투어 생활 비용 등을 따지면 실제 수입은 예상보다 훨씬 못 미친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골프도 돈을 벌기 시작한 프로 데뷔 후에 더 재밌어진 것 같다. 수입 목표가 생기니 골프가 더 재밌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홍란이 골프만큼이나 재테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다. 당시 가족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돈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홍란은 “최근에는 전문 자산관리사와 상의해 부동산이나 펀드 등에 분산 투자하는 재미에 빠졌다”며 “항상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에 투자한 것이 (돈을 모은)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 내 골프 스타일과 참 닮았다”고 했다. 잘하는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게 타수를 관리하는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그는 은퇴 시기를 묻는 질문에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300경기 출전 등 숫자에 의미를 두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홍란은 “골프 외에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지만 은퇴를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300경기든 400경기든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고 했다.

제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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