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택 변호사 "블록체인 법률이슈, ICO→개인정보 이동"

입력 2019-06-10 16:04   수정 2019-06-12 08:05

17~2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서 열리는
'블록체인 비즈니스 실무과정' 강연자로
법무법인 바른 '4차산업혁명 대응팀' 운영




“블록체인 관련 법률 이슈는 작년까지만 해도 가상화폐 공개(ICO) 쪽에 치중됐었죠. 지금은 달라졌어요. 올해부터는 좀 더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에 집중하는 법률 이슈로 무게중심이 옮겨오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개인정보 문제인데 블록체인에서는 어떻게 적용될지도 관심사예요.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를 염두에 둔 기업들에게는 중요 이슈가 될 겁니다.”

오는 17~21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블록체인 교육기관 낫포세일, 한경닷컴이 공동 개설한 ‘블록체인 비즈니스 실무과정’(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블록체인 비즈니스에서의 법률 사례 중심으로 강의하는 법무법인 바른 정연택 변호사(사진)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인터뷰는 딜로이트 안진 심준식 이사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 변호사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 자문 경험이 많은 법률전문가로 손꼽힌다. 지식재산권과 블록체인 분야에도 전문성을 갖췄다. 지난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블록체인 규제개선연구반에서 활동했고 현재 오픈블록체인산업협회 감사를 맡고 있다. 전문 분야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법무법인 바른과 맞아떨어져 지난해 영입됐다. 바른은 ‘4차 산업혁명 대응팀’을 별도로 꾸릴 만큼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 특화 영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기업들에겐 매우 중요한 법률적 이슈다. 블록체인 분야도 데이터 암호화가 전제되므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기존 개인정보에서 세분한 가명정보나 익명정보의 비즈니스적 활용 가능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가령 휴대폰의 분산형 신원인증(DID) 기능 탑재 등 전자서명 관련 이슈를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법적 이슈들이 구체적으로 블록체인에 적용되려면 결국 입법이 필요하겠지만 현행 법 체계에선 어떻게 봐야 할지, 입법적 해결 이전에 관련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수 있을지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담자로 나선 심 이사는 “관련법이 블록체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법(GDPR)이 나오면서 스위스 주크, 몰타보다 싱가포르나 홍콩으로 기업들이 몰리는 경향이 보인다”면서 “기업 입장에선 법적 리스크를 회피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 블록체인 교육과정에 법률적 이슈에 대한 (정 변호사의) 강좌를 마련한 이유”라고 부연했다.

개인정보 이슈가 불거지는 것은 블록체인의 독특한 속성 때문이다. 블록체인 상에 개인정보가 올라오면 해당 정보 관리 주체가 누구인지부터 위·변조 불가능한 비가역성이 핵심인 블록체인 상에서 정보 확인·정정·삭제가 가능한지, 블록체인의 특성을 반영할 별도 법은 필요 없는지 등의 사안이 널려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선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 정 변호사는 “현 단계에서 완벽히 명쾌한 솔루션을 제시하긴 어렵지만 국내외 사례와 글로벌 스탠더드까지 감안해 기업 실무자들이 궁금해하는 점들을 짚어보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소개했다.

심 이사도 “정보가 사슬처럼 연결된 게 블록체인인데 개인정보는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삭제하도록 돼 있다. 이 경우 블록체인의 연결이 끊기면 어떻게 할지, 또 정보의 저장 주체가 분산돼 있으니 관리를 누가 맡고 어떻게 처리할지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이번 교육과정이 실무자들이 전문가와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정 변호사는 “예컨대 블록체인상에서 정보의 접근을 차단하면 삭제와 유사한 기능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고, 개인정보에 대한 결정권을 보장하려면 정정·삭제 등을 위한 ‘리버스 트랜잭션’이 가능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면서 입법 공백을 채워가야 하는 대목이라고 귀띔했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를 통해 코인(암호화폐)을 발행하는 것과 관련, 국내 기업들 역시 실사용 사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심 이사는 “국내 대형마트라고 해서 자체 코인을 발행하지 말란 법이 있나. 블록체인에 원산지 정보나 유통 이력을 담고 보상까지 지급하는 등 장점이 많지만 법적 걸림돌이 역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코인이라고 해도 기존 상품권과 별 차이 없다면 효율성·투명성이 높아지고 일반 국민의 블록체인에 대한 유용성 인식 또한 올라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기업들은 ICO라는 쟁점을 우회해 금융 성격을 뺀 ‘유틸리티 코인’으로 기획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실사용 사례 확산에 방점을 찍은 그는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이 통용성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기업의 개별 플랫폼 내에서 코인을 발행하다면 큰 법적 문제는 없어보인다”며 “여전히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하고 암호화폐 금융은 강력 규제하는 상황이니 기업들은 일단 기술부터 시작해 추이를 보면서 토큰화를 시도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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