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근의 자연치유]해열진통제와 백혈병

입력 2019-06-14 15:16  

장봉근 제이비케이랩 대표·약사


해열진통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이다. 남녀노소 가장 익숙한 약으로 열나거나 아플 때 약국에 가서 쉽게 사서 복용한다. 몇 년 전부터 약국이 아닌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허용됐다.

독감이 유행하면 한동안 백혈병 환자들이 급증한다. 독감의 후유증이라는 설도 있지만 독감 증상인 통증과 발열을 억제하려 복용하는 해열진통제의 부작용이라는 주장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실제 해열진통제의 부작용은 백혈병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해독기능이 약한 유소아와 저하된 노약자들에게 해열진통제는 단기간 복용으로도 골수와 흉선을 파괴해 백혈병에 걸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해열진통제는 활성산소를 대량 유발해 만성염증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혈액세포 중 백혈구에 발생한 암이 백혈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비정상적인 백혈구(백혈병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정상적인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의 생성이 억제된다. 정상적인 백혈구 수가 감소하면 면역저하를 일으켜 세균감염에 의한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적혈구 감소는 빈혈에 의한 어지러움, 두통, 호흡곤란을 초래한다. 혈소판 감소는 출혈경향을 높인다. 과다증식된 백혈병 세포 자체가 고열, 피로감, 뼈통증, 설사, 의식저하, 호흡곤란 등도 일으킬수 있다.

이처럼 해열진통제의 사용설명서에 적혀 있는 부작용 내용이 백혈병의 증상과 동일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해독과 면역능력이 약한 유소아 및 노약자에게 3~7일 정도 해열진통제의 투약은 백혈병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방사능과 중금속처럼 해열진통제도 골수와 흉선 등의 면역조직을 파괴할 수 있다. 최근 성인 백혈병이 꾸준히 늘고, 특히 60대 이상 노령에서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몸에서 나는 열(미열이나 고열)은 정상적인 면역과정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생명유지반응이다. 인체는 세균, 바이러스, 암세포, 염증물질 등이 침입하거나 외상 등을 겪게 되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인터루킨을 분비, 발열중추를 자극해 열을 내도록 한다. 이 때 골수와 흉선에 대기 중인 면역세포들은 감염된 또는 손상된 조직으로 총동원된다. 즉 열은 면역세포를 동원시키는 시그널이다. 따라서 열이 날 때 해열진통제를 습관적으로 쓰는 것은 인체의 자연스런 방어기전을 막아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현대의학이 난치병 또는 불치병으로 여겨왔던 질병들이 실은 무심결에 먹어왔던 해열진통제 탓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해열진통제 복용이 면역력 저하를 부르고 손상된 조직의 복원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무시한 결과 오히려 만성병을 불러일으키는 셈이다. 백혈병을 비롯해 소아당뇨병, 신부전, 심장판막증, 가와사키병, 자가면역질환 등이 이런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기부터 관절통, 근육통, 생리통, 오십견, 두통, 치통 등 거의 모든 통증에 해열진통제가 마구 처방 또는 판매되고 있으니 걱정할 일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열이란 체온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열 자체는 병이 아니다. 열은 몸이 감염에 맞서 싸우는 방어기제의 일부다. 감염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정상체온에서 잘 활동한다. 약간 높은 체온은 이런 병원체가 살아남기 힘들게 만든다. 또 열은 몸의 면역계를 활성화시킨다”라고 규정했다.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꼽히는 메이클리닉도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이 항상 옳지는 않다. 열은 당신의 몸이 많은 종류의 감염과 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열을 일부러 내릴 경우 병이 오래 가거나 열의 원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열이 나도록 놔두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환자에게 일러준다.

미열이나 고열에 해열진통제를 꼭 복용해야 된다는 주장은 고열로 자칫 초래될 수 있는 뇌손상과 열성경련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에서 비롯됐다. 과연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있는 주장일까?

2015년 소아질환회보(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에 실린 ‘Who’s afraid of fever?’라는 제목의 영국 과학자의 종설 논문은 “매우 드물게 볼 수 있는 41.5도를 넘는 고열은 뇌손상을 비롯한 여러 심각한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위험한 정도의 고열은 매우 드물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열이 그 자체로 위험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한 것은 놀랍지 않다. 또 해열진통제가 열성경련을 방지한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소아청소년과 협회에서 펴낸 ‘열과 해열제에 관한 보고서’도 같은 취지의 내용을 싣고 있다. 두 편의 논문 또는 보고서는 뇌손상이나 열성경련을 피하려면 해열제로 열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부정한다. 또 열을 내리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해열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종합해보면, 감기열을 가만히 둔다고 크게 문제는 없으며 심지어 흔히 겁내는 뇌손상이나 열성경련도 해열제 사용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임인석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일사병이나 약물에 의한 이상 고열이 아닌 경우나 열성경련에 의한 과거력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38도 이상 열이 있을 때만 해열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며 “이런 경우에도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열제는 고열 때문인 괴로움을 피하게 해주지만 질병이 심해지는 것을 막아주거나 치료기간을 단축하지는 못한다”고 정리했다.

’열을 내면 병이 낫는다’는 생각은 역사적으로 동서고금에 걸쳐 유용하게 쓰였다. 최근에는 면역력을 이용한 암치료에 발열작용을 활용하고 있다. 감기와 온갖 통증의 합리적인 치료법은 해열진통제와 항생제 대신 휴식과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면역력을 높이는 식물영양소 섭취다. 아로니아베리처럼 전신혈류를 개선하면서 체열도 올리고 면역력도 증강하는 식품을 찾아 복용하는 방안을 강구해봐야 하는 게 요즘의 의료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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