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구절벽 위기…이민·다문화주의 수용이 해법

입력 2019-06-20 17:35  

텅 빈 지구

대럴 브리커·존 어빗슨 지음 / 김병순 옮김
을유문화사 / 368쪽 / 1만6500원



[ 최종석 기자 ] 유엔은 2030년 세계 인구가 86억 명으로 늘어나고, 2050년에는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2100년에 세계 인구는 112억 명에 달하고 거기서 안정화되다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인구 예측은 세계 인구 과밀화가 자원 부족, 식량 고갈, 공해를 일으켜 인류를 파멸에 이르게 할지도 모른다는 종말론의 바탕이 돼 왔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18세기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의 주장은 틀린 것으로 증명됐지만 세계 인구 과잉을 우려하는 맬서스의 후예는 여전히 많다.

하지만 금세기 중반에 세계 인구가 90억 명에 이르고, 그 이후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여론조사업체 입소스퍼블릭어페어스의 최고경영자인 대럴 브리커와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의 대표 저술가인 존 어빗슨은 함께 쓴 《텅 빈 지구》에서 세계 인구 감소가 불러올 충격을 진단하고 그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저자들은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달라진 인구 예측 결과를 보여주며 이 고민을 어떻게 풀어갈지 논의한다.

지난해 한국의 출생률은 1.0명 아래로 떨어졌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예외가 아니다. 출생률이 아주 높다고 알려진 개발도상국마저 아이를 덜 낳고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같은 일부 이슬람 국가 여성들은 아이를 많이 낳고 있지만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인구 대체율이라 불리는 출생률 2.1명을 밑돈다.

중국은 ‘한 자녀 정책’이 자리 잡은 이후 인구가 정체 상태다. 출생률이 현재와 같은 1.5명을 계속 유지할 경우 14억 명이던 인구가 2100년에는 7억540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저자들은 예측한다. 세계 최대 인구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되는 인도도 출생률이 마법의 숫자 2.1명에 이르렀다고 전한다.

저자들은 세계적 인구 감소의 원인을 개발도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급격한 도시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사람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면서 아이를 기르는 것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됐고, 여성의 교육 확대와 자율성 증대가 여성들의 임신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키웠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인구 감소가 또 다른 커다란 재앙이라고 경고한다. 청년 노동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소비 위주의 경제 성장이 축소되고 노인들을 부양하기 위해 필요한 의료비와 각종 연금에 쓰일 세입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을까? 한국을 비롯한 세계 많은 나라가 육아장려금, 아동수당 등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출생률을 높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세계 어느 정부도 돈을 풀어 출생률의 하락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저자들은 국가별 대체 인력 수입을 중요한 해법 중 하나로 제시한다.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이민의 장벽을 높이는 것은 자멸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인구 감소는 국력, 영향력, 부의 하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저자들은 “출생률 회복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면 이민과 다문화주의를 수용하는 것이 인구 감소에 대적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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