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소문|홍자·하연수·감스트…'말의 무게' 잊은 자, 그 대가는 혹독하리라

입력 2019-06-22 08:43   수정 2019-06-22 08:57

[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홍자부터 하연수·감스트까지 경솔 발언
등 돌린 대중, 혹독한 대가
'말의 무게' 아는 책임감 필요




'일자천금(一字千金)'. 글 하나, 말 한마디가 천금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 그러나 그 무게를 모른다면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은 곧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 되고 만다.

최근 연예인들이 잇단 말실수와 태도 문제로 줄줄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지역 비하 논란부터 성희롱성 발언, 까칠한 팬 대응까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공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말들이 쏟아져 많은 이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작은 홍자였다. TV조선 '미스트롯'에 출연해 최종 3위를 차지하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그는 지역주민들이 모인 행사 자리에서 지역 비하의 소지가 있는 말을 해 뭇매를 맞았다.

지난 8일 전라남도 영광에서 열린 행사 축하무대에 오른 그는 "송가인이 경상도에 가서 울었다. 내가 그 마음을 알 것 같다"면서 "무대에 올라오기 전에 전라도 사람들은 실제로 보면 뿔도 나 있고, 이빨도 있고, 손톱 대신 발톱이 있고 그럴 줄 알았는데 여러분들이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너무 힘이 나고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자는 "전라도에 자주 와도 되겠냐"고 물었다. 이에 관객들이 호응하자 그는 "감사하다. 우리 외가는 전부 전라도다. 낳아주신 분, 길러준 분이 다 내 어머니이듯이 경상도도 전라도도 다 나에게는 같은 고향이다"라고 말했다.

말의 의미를 잘 들여다보면 뜨거운 반응을 보내준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적절하지 못한 비유가 문제가 됐다. 뿔, 이빨, 손톱 대신 발톱 같은 자극적인 묘사가 해당 지역에 가지고 있는 선입견으로 대변됐기 때문. 지역 갈등 문제가 여전히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하면 이를 건드린 홍자의 경솔함에 지적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 홍자는 사과문을 통해 "적절치 않은 언행으로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 변명의 여지없는 실수이며, 저의 경솔한 말과 행동으로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팬카페를 통해서는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살겠다. 내겐 늘 내편 홍자시대가 있지 않냐. 지난 실수는 실수로 남기고 더 담대하게 더 더 잘 해낼 것이니 전혀 걱정 말라"고 밝혀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자신이 뱉은 말을 단순 실수로만 넘기는 태도에 많은 이들이 앞선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BJ 감스트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19일 외질혜, NS남순과 합동으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면서 무조건 '당연하지'라고 대답해야 벌칙을 면할 수 있는 게임을 했다. 게임 중 특정 여성 BJ의 이름이 거론되며 자위를 했냐는 질문이 나왔고, 감스트는 게임의 룰에 맞게 "당연하다"고 답했다. 여기에 "세 번 했다"라는 불필요한 말까지 더했다.

당연히 이들이 자유롭게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는 있다. 그러나 이 대화는 인터넷 방송으로 모든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처럼 특정인을 거론하며 성희롱적 발언을 장난스럽게 주고받는 것은 당사자와 시청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자세였기에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감스트와 외질혜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히 감스트는 축구 중계 전문 크리에이터로 다수의 방송에도 출연함은 물론, 지상파 중계도 맡는 등 영향력을 보였던 인물이기에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MBC 홍보대사 및 디지털 해설 담당으로 활동할 당시에도 인종차별 발언으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감스트는 한국과 콜롬비아의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에서 "경기 시작 전에는 시끄러웠는데 음소거를 한 것 같다"며 상대 국가의 언어를 희화화해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그때도 감스트는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럼에도 재차 말실수가 감스트의 발목을 붙잡고 말았다. 아프리카TV는 감스트, 외질혜, 남순에게 방송 정지 3일 징계를 내렸으나 시청자들은 솜방망이 처분이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경솔한 발언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감이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여기에 BJ들의 자질까지 의심을 받고 있으며, 아프리카TV 시청 연령 제한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배우 하연수는 날 선 태도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하연수는 지난 18일 SNS "작년에 작업한 '화조도'를 판매한다"며 사진을 게재했다. 이에 한 팬은 직접 작업한 것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하연수는 "500번 받은 질문이라 씁쓸하다. 이젠 좀 알아주셨으면. 그렇다. 그림 그린 지는 20년 됐다"고 답했다.

까칠한 뉘앙스의 답변을 내놓은 하연수에게 결국 대중은 등을 돌렸다. 자신을 향한 질문 역시 '관심'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일까. 500번의 질문이 씁쓸하다는 그의 태도는 관심마저도 듣고 싶은 대로만 듣겠다는 취지로 비쳐 지탄을 받았다.

특히 하연수의 '까칠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에 더욱 논란이 됐다. 과거에도 하연수는 팬들의 질문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다. "잘 모르시면 검색을 해보신 후 댓글을 쓰라", "구글링하실 용의가 없어 보이셔서 답변드린다" 등의 말이었다. 논란 초반에는 하연수의 입장을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관심이 계속해 불편한 듯한 그의 태도에 감싸주는 여론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대중에 노출이 되는 공인일수록 자신의 말 한 마디와 사소한 태도까지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터. 더 이상 대중들은 '말의 무게'를 잊은 자들에게 관대하지 않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는 만큼, 공인으로서의 책임감 또한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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