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다제내성 결핵 2a상 결과, 기존 약보다 우수"

입력 2019-07-03 08:56   수정 2019-07-03 15:41



"텔라세벡의 임상 2a상은 효능 및 부작용에 대한 목표를 매우 성공적으로 달성했습니다. 현재까지 내성결핵 치료제로 허가받은 신약들과 비교해 가장 우수한 효과 및 안전성을 보였죠."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사진)는 텔라세벡의 성공적인 임상 2a상 완료 발표 이후 결핵 분야의 석학들에게 많은 전화를 받았다. 이들은 '축하한다'가 아니라 '고맙다'고 말했다. 큐리언트가 인류의 난제인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2일 서울의 한 커피점에서 만난 남 대표는 "다제내성 결핵에서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하는 임상 결과를 내놓은 것은 텔라세벡이 처음"이라고 했다.

텔라세벡은 큐리언트가 개발 중인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미 식품의약국(FDA) 및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허가받아 남아공에서 2a상을 진행했다. 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고, 신속심사의 지위도 확보했다. 임상 2b상에 성공하면 3상 조건부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제내성·일반 결핵 모두에 효과 기대

텔라세벡 임상 2a상은 일반 결핵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텔라세벡을 용량별로 14일간 투여해, 표준치료법과의 결핵균 사멸율을 비교했다. 1차 평가지표는 TTP(time to positivity)로, 투약일자별 결핵균의 산소요구도를 봤다. 2차 평가지표는 CFU(colony forming unit)로 결핵균의 숫자를 측정한 것이다.

남 대표는 "논문 발표를 준비하는 관계로 2a상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못하지만, 임상 2b상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기대케 한다"며 "항생제의 경우 2a상에 성공한 과제는 2b상 성공 확률도 높다"고 말했다

큐리언트는 현재 텔라세벡 2a상의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를 준비 중이며, 연말 결핵 관련 국제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2b상 준비에도 들어갔다. 2b상은 다국가에서 내성결핵 환자를 대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내성균 치료의 특성에 맞게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 처방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러 결핵 치료제 개발 제약사 및 관련 국제기구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6년 결핵 발병 환자수는 1040만명으로, 이 중 170만명이 결핵으로 사망했다. 다제내성 환자는 49만명이었고, 이들의 치사률은 30~50%에 달했다. 24만명이 죽었다.

WHO의 일반 결핵 표준치료법은 4가지 이상의 약을 6개월 이상 쓰는 것이다. 내성이 생기면 치료기간은 24개월로 늘어난다. 문제는 결핵균은 자라는 속도가 느려 진단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남 대표는 "일반 결핵인지 내성 결핵인지, 내성 결핵이면 어떤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데 두 달 이상이 소요된다"며 "그러나 치료를 미룰 수 없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항생제 투약이 시작되고, 잘못된 항생제가 처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같은 상황은 내성 결핵환자에게 특히 치명적이란 것이다.

때문에 내성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종류의 결핵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요구된다. 텔라세벡의 단독 2a상 결과는 이같은 치료법 확립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텔라세벡은 기존의 치료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결핵균을 사멸시킨다. 결핵균의 호흡을 막는 것이다.

큐리언트는 텔라세벡이 2b상 이후 조건부 시판허가를 획득하게 되면 우선심사권(PRV)도 부여받는다. PRV는 FDA가 지정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주는 권리다. 의약품 허가 심사기간을 6개월로 단축시켜준다. 다른 회사로도 판매가 가능하며, 평균 1800억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내 신규 신약후보물질 도입

큐리언트는 텔라세벡 외에도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Q301'의 미국 임상 2b상을 진행하고 있다. 면역항암제인 'Q702'도 연말 미국 임상시험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큐리언트 개발 전략의 강점은 다양한 분야의 치료제 개발을 통해 임상 실패 위험을 분산했다는 것이다.

남 대표는 "기술수출을 장담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들은 모두 딜이 가능한 단계에 와 있다"며 "올 하반기와 내년 초에는 큐리언트가 업계와 시장에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했다. 앞으로 1년이 연구나 재무 측면에서 큐리언트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기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큐리언트는 개발 신약후보물질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연내 신규 물질 도입도 협의 중이다. 기술수출로 빠져나갈 수 있는 과제들을 감안한 것이다. 항암과 항염증 분야의 선도물질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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