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서울 청약, 차익 10억 로또 아파트 나온다

입력 2019-07-17 17:09  

정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예고


[ 이유정 기자 ]
올 하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이 전에 없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아파트 신규 분양가를 직간접적으로 규제하면서 시세차익 기대가 커져서다. 하반기 전국에선 총 18만8682가구(총 가구 기준), 서울에만 3만363가구가 분양된다. 분양가 규제의 직격탄을 맞게 될 서울 강남 등에서 시세차익이 최대 10억원까지 기대되는 ‘로또 아파트’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65점 이상인 실수요자들은 적극적으로 신규 분양 물량을 공략하되, 가점이 낮다면 선호도가 낮은 동이나 향을 전략적으로 청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도권서 10만 가구 분양

지난해 9·13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상반기 주택시장 분위기는 대체로 냉랭했다. 6월 중순 이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기는 했지만 거래량이 급감했고 대부분 지역은 집값 하락으로 고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청약시장 열기는 지난해 못지않았다. 수요가 많은 데다 분양가 규제를 받는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 청약통장이 몰렸다. 위례신도시는 평균 130 대 1이 넘는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이 열기가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분양보증을 활용해 분양가를 통제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말부터 심사기준을 강화했다. HUG와 분양가 힘겨루기를 하며 분양 일정을 미뤘던 알짜 단지들 중 상당수도 추가 규제 움직임에 원래대로 선분양에 나설 확률이 높아졌다. 싼 가격에 좋은 상품이 대거 풀리는 셈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 물량의 대부분은 경기(총 가구 기준 7만4070가구)와 서울(3만363가구)에서 분양된다. 지방에서는 대구(1만150가구) 광주(1만81가구) 부산(9977가구) 등 수요가 많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분양이 진행된다.


서울에서는 오는 25일 1순위 청약을 받는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청량리4구역)’ 등 10여 개 단지가 연내 분양을 계획했다. 이 중 청약통장을 사용할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은 1만2201가구 규모다. 이달 중에는 대우건설이 동작구 사당동 사당3구역을 재건축해 짓는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과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 응암4구역을 재건축하는 ‘e편한세상 백련산’ 등이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분양을 시작한다. 가장 큰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곳은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이다. 지하 3층∼지상 15층, 11개 동, 514가구 규모로 153가구(전용 41∼84㎡)가 일반분양된다.

서울 강북권에서 가장 높은 65층으로 지어져 랜드마크 기대가 큰 롯데캐슬SKY-L65는 25일 청약이 예정돼 있다. 지하 7층~지상 최고 65층, 1425가구 규모로, 이 중 1263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전용 84㎡ 1163가구, 102㎡ 90가구, 169~177㎡ 펜트하우스 10가구로 구성돼 있다. 응암4구역을 재건축하는 e편한세상백련산은 총 358가구 중 전용 59~84㎡ 12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6호선 응암역·새절역과 3호선 녹번역이 가깝다.



물량 더 늘어날 수도

경기에서는 북위례에 분양 물량이 집중돼 있다. 우미건설이 위례신도시 A3-2블록에서 ‘위례신도시우미린2차’ 422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호반건설도 A1-2블록 ‘위례 호반써밋I’ 689가구와 A1-4블록 ‘위례 호반써밋Ⅱ’ 700가구 분양을 준비 중이다. 선주희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공공택지인 북위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저렴했다”며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상당한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천시에선 갈현동 공공택지인 과천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 GS건설이 짓는 ‘과천제이드자이’,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천퍼스트푸르지오써밋’ 등이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 지하철 4호선 과천역 초역세권 단지로, 1571가구 중 50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광명시에선 광명철산주공7단지 재건축(총 1313가구 중 698가구 일반분양), 김포시 마송택지개발지구에 짓는 ‘e편한세상김포로얄하임(574가구)’ 등이 예정돼 있다. 지방에선 GS건설이 선보이는 대구 ‘신천센트럴자이’, 광주 ‘중흥3구역제일풍경채’, 부산진구 ‘가야롯데캐슬골드아너’ 등이 관심을 끈다.

하반기 추가로 물량이 풀릴 가능성도 높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를 고려하고 있어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HUG 심사를 통한 분양가보다 오히려 가격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후분양을 유력하게 고민했던 주요 단지들도 고민에 빠졌다. 서울에서만 래미안라클래시(일반분양 115가구), 원베일리(346가구), 반포주공1단지(1567가구), 브라이튼여의도(454가구), 힐스테이트세운(899가구) 등이 분양 방법과 시기를 놓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2007년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기 전 유예 기간에 밀어내기 분양이 유행했다”며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조합과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가점 모호하면 ‘B급 전략’ 짜야

전문가들은 수요 유형별로 하반기 청약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또’에 대한 기대 때문에 주택 수요자들까지 청약 대기 수요로 돌아설 공산이 커서다. 그만큼 청약경쟁률이 높아지고 청약에 당첨될 확률은 낮아지는 셈이다.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강화된 HUG 기준을 적용하면 둔촌주공, 잠실진주, 힐스테이트세운 등의 분양가가 시세의 50% 수준에 정해질 전망이다. 고분양가 관리지역인 수도권 주요 도시와 대구 수성구 등 지방에서도 20~40%대 수준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규제지역 내 예비당첨자 비율 확대로 가점이 낮거나 청약요건을 갖추지 못한 수요자는 무순위 청약을 노리기가 어려워졌다”며 “가점이 모호한 실수요자들은 저층 등 비선호 상품에 전략적인 접근을 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금 여력에 대한 분석도 필수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전매제한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무주택 기간을 잘못 계산하거나 청약가점 항목을 제대로 입력하지 못해 당첨이 취소되면 오랜 기간 청약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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