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SK텔레콤, 민간기업 최초 30년물 발행 성공

입력 2019-07-23 08:06   수정 2019-07-23 08:35

200억원 모집에 600억원 매수주문
모든 만기구간에 총 1.4兆 몰려
금리하락 따른 채권값 상승 기대
투자자들, 우량 회사채 적극 매수




≪이 기사는 07월23일(04: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3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 하락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초우량 채권을 담기 위해 매수주문을 쏟아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새 회계기준 시행을 앞두고 장기채권 확보가 시급한 보험사들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전날 30년물 2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모집액의 세 배인 6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500억원을 모집한 10년물, 300억원을 모집한 20년물에는 각각 3600억원, 11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매수주문의 상당부문을 보험사들이 냈다.

단기채권에도 모집액을 훌쩍 뛰어넘는 ‘사자’ 주문이 밀려들었다. 1000억원어치 발행 예정인 3년물에 5600억원, 500억원 규모로 발행을 계획한 5년물에 35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모든 만기구간에서 걸쳐 들어온 주문규모는 총 1조4400억원으로 모집액(2500억원)의 다섯배가 넘었다. 미래에셋대우와 SK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국내 민간기업이 공모로 3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2012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공기업 중에선 지난해 300억원어치를 발행한 한국남동발전이 유일하다. 다른 한국전력 자회사들이 과거 여러 차례 30년물을 발행한 적이 있었지만 모두 ‘발행간소화제도’(일괄신고)를 통해 발행했다.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투자수요를 파악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해외에선 삼성전자(1997년)와 KT(2004년)가 30년 만기 달러화채권을 각각 1억달러(약 1180억원)어치씩 발행했다.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대거 초우량 장기채 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인하했음에도 채권금리 하락추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여전히 모든 만기구간에서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AA-’등급 회사채 평균금리(3년물)도 연 1.837%까지 내려온 상태다. 경기하강 우려 확대로 한은이 1~2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채권 금리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 우량 회사채는 갑자기 신용위험이 확대돼 금리가 뛸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같은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좋은 투자대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높은 ‘AAA’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량 회사채는 금리가 계속 내려가면 매도해 높은 차익을 올릴 수 있고, 금리 변동이 미미하더라도 국고채보다는 높은 이자수익을 꾸준히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보험사들의 대기수요가 많다는 것도 초장기 회사채 발행을 성사시키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보험사들은 2022년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새 보험업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꾸준히 장기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다. 부채를 시가평가하면 부채 만기(듀레이션)가 길어진다. 이런 이유로 장기 회사채 비중을 늘려 부채와 자산 만기를 최대한 일치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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