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뛰는' 작전세력 위에 '나는' 백종원

입력 2019-07-25 07:00   수정 2019-07-25 17:44

'뷰'동산

'백종원거리'에 백종원이 없는 이유





▶전형진 기자
서울 강남 백종원 거리. 이곳에서 요즘 백종원 씨의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신논현역부터 논현역까지 영동시장길을 따라 걷다 보면 먹자골목이 나오는데요. 지금 제 뒤로 보이는 한신포차부터 이 안쪽 골목까지를 백종원 거리라고 합니다. 더본코리아 본사가 이쪽에 있다 보니 백종원 씨의 프랜차이즈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그런 이름이 붙은 건데요. 한때는 무려 19곳이나 모여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한 번 가보시죠.


▶전형진 기자
원래 이 안쪽에 행복분식이라고 있던 자린데 지금은 없어졌네요. 본가라는 유명한 맛집도 하나 없어졌고.

잘 아시겠지만 이 자리는 빽다방이 있던 자리거든요. 빽다방도 지금 없어졌고. 그 옆에는 원조쌈밥집이라고 사실 백종원 씨의 요식사업 출발과도 같은 집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곱창이라는 집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이 화로구이집은 원래 마카오반점이라고 홍콩반점의 시리즈 같은 집이 있었는데 지금 없어졌어요. ○○화로구이가 들어와 있네요. 멸치국수 잘하는집 아시죠? 저도 저렴해서 자주 먹었던 집인데 지금 그 집도 없어졌습니다. 최강집과 백가구내식당 등 1층에 같이 들어와 있던 상가들도 다 사라졌어요 지금은.


▶전형진 기자
장사가 잘 안 되나봐요. 더본코리아가 있는 자리로 알고 있는데….

아, 그런데 알파갈매기는 살아 있네요. 알파갈매기도 사실 백종원 씨 프랜차이즈 중에 하나거든요. 백종원 거리에 살아 있네요.

여기도 새마을식당이 있던 자린데요. 얼마 전에 저희 동네 새마을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었었는데 백종원 거리에선 새마을식당이 사라졌네요. 원래 위에도 백철판하고 백스비어라고 2, 3층에도 들어와 있었는데 보시는 것처럼 임차인을 찾고 있습니다.

이 자리도 유명한 홍콩반점이 들어와 있던 자린데 지금 홍콩반점의 짬뽕은 안 보이고 ○○짬뽕이란 다른 짬뽕집이… 들어와 있네요. 백종원 씨의 짬뽕은 이제 여기선 맛볼 수 없습니다.

○○문어 자리도 역전우동이 있던 자린데요. 사실상 여기까지를 백종원 거리라고 했어요. 그런데 역전우동이 사라지고 지금은 테이크아웃 횟집이 들어와 있습니다.

백종원 거리에서 백종원 씨가 사라진 이유는 뭘까요?


▷성광수 성가 대표
제가 7년 전에 논현동에서 처음 장사할 때 전용 56㎡(옛 17평) 기준으로 200만~250만원 정도 월세를 내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1200만원 정도 내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돼요. 임대료가 조금씩 오르는 상황이었는데 4년 전부터 백종원 씨가 유명해지면서, 거리가 유명해지면서 확 오르기 시작했죠. 백종원 씨가 유명해지니까 바로 작전세력이 들어와서 건물을 6~7채 샀어요. 기존에 장사하던 분들을 내보내고 권리금을 월세에 다 녹였죠. 월세가 높아지니 건물값이 올라가고, 주변 건물값도 오르면서 월세도 덩달아 올라가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피해를 본 거죠.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2010년 이후 논현동 먹자골목에서 건물이나 상가 매매는 22건 정도 이뤄졌는데, 데이터를 보면 2016년이 5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격도 가장 높았습니다. 토지 기준으로 3.3㎡당 1억2000만원을 넘는 경우가 3건 있었고, 나머지 2건도 모두 9000만원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엔 거래가 급격히 감소해서 2017년엔 1건, 2018년엔 2건이 거래됐고, 가격도 3.3㎡당 6000만~8000만원 사이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네, 보신 것처럼 백종원 씨가 2015년 ‘마이리틀텔레비전’을 통해서 방송에 본격 출연하고 유명세를 타니까 이 거리도 같이 유명세를 탔는데요. 손님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버티지 못한 업소들부터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는 백종원 씨의 가게도 있었습니다.


▷논현동 A공인
(백종원 씨 점포는) 거의 다 빠졌죠. 3~4년 걸렸어요. 재작년에 많이 빠졌고. 직접 갖고 있던 것도 팔았고 가게 하던 것도 권리금 받을 수 있는 데니까. 가게 15곳 정도 운영할 때도 10곳 이상은 적자 보는 가게를 운영했을 거예요. 마지막쯤엔 2~3곳 외엔 흑자보는 곳이 없었고. 전부 부실했는데 결과적으로 음식(가격)을 업그레이드 할 수도 없고. 1000원~2000원 올리면 전체 체인에서 문제가 되잖아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건 백종원 씨가 (시세가 비쌀 때) 영리하게 잘 빠졌다 싶어요.

▶전형진 기자
물론 백종원 씨의 잘못도 아니고, 백종원 거리만의 일도 아닙니다. 가로수길처럼 뜨는 상권엔 언제나 있었던 일이죠.

백종원 씨는 떠났지만 높아진 월세는 아직 남았습니다. 상인들의 장사는 어떨까요.


▷성광수 성가 대표
백종원 씨가 빠졌다고 여기가 장사가 안 되고 이런 부분은 아니고, 그렇다고 계셨을 때 더 잘됐던 것도 아니었고요. 전반적인 경기에 맞춰서 그대로 갔던 것 같아요.

▶전형진 기자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나 상가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상권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
(현지에서 장사하는 분들이나 중개업소 분들을 만나보면) 요즘엔 백종원 거리로 불리는 걸 싫어하십니다. (물어보면) 그런 거리는 없다고 말씀하실 정도거든요. 유행이 사라지고 있는 거리 또는 먹자상권으로서 죽어가고 있는 곳 이런 거리의 대명사가 되고 있는 것이죠.


상가투자 하시는 분들도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게 뭐냐면 뜨는 상권에 투자를 할 때는 지금 임대료 수준보단 앞으로 임대료가 더욱 올라갈 걸 예상하고 투자를 하는 건데, 백종원 거리가 먹자상권에서 계속 먹자상권으로만 간다면 임대료가 인상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로수길을 예로 들면 먹자상권으로 있다가 대형 판매점이 들어오면서 (임대료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가게 됐죠.

창업을 하려는 분들도 유행산업이 될 것이냐, 유망산업으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냐를 잘 판단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백종원 거리나 백종원 프랜차이즈가 주는 신선함이나 특별함이 과연 시장에서 오래 남을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될 것인지가 체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취재 전형진 기자 촬영·편집 임지훈 참컴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참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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