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 합작사 많은 화학·소재업계 '전전긍긍'

입력 2019-07-26 17:25   수정 2019-07-27 03:41

일본 수출규제, 반도체 이어 다른 업종으로 확대 조짐


[ 김재후 기자 ]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 회사와 손잡은 국내 기업들이 ‘초비상’이다. 대부분 기초화학 및 소재 분야 회사다. 양국 관계가 더 나빠지면 합작 관계를 맺은 일본 기업들이 거래나 투자 규모를 줄이는 등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적지 않다. 최악의 경우 일본 기업들이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화학회사는 대부분 합작

26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에서 기초화학 원료를 제조·판매하는 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은 일본 미쓰이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 SKC와 미쓰이가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세운 회사다. 지난해 3938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 회사는 금호미쓰이화학 지분 절반을 들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금호석유화학이 갖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석유화학제품(MDI)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9080억원어치를 팔아 9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0년 설립된 울산아로마틱스의 지분도 일본 최대 에너지 기업인 JXTG와 SK종합화학이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표적 방향족(아로마틱) 제품인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한다. 페트병과 합성섬유 제조에 필수 재료다.

반도체와 태양전지 산업에 쓰이는 고순도 프리커서를 제조하는 SK트리켐은 2016년 일본 화학회사인 트리켐이 35% 출자한 회사다. 이 회사는 세종시에 3차원(3D) 낸드플래시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전구체 공장도 2017년 준공했다. LG엠엠에이는 (주)LG와 스미토모화학공업, 일본촉매 등 일본 화학회사 두 곳이 공동으로 세웠다. 지분율은 50%, 25%, 25%씩이다.

업계에선 한·일 관계 여파가 기초화학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소재·화학 등 기초산업은 100년 역사를 갖고 오랫동안 업력을 쌓아와 기술력이 높기 때문에 일본 기업과 손잡은 국내 회사가 많다”며 “일본 합작 파트너들의 움직임에 따라 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자 소재는 직접 진출

반도체 제조용 99.999999999%의 고순도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일본 업체 스텔라케미파는 솔브레인(주) 등과 함께 1994년 충남 공주에 훽트(FECT)란 법인을 설립했다. 지분은 솔브레인이 많지만, 일본 기업인 마루젠케미칼의 지분(10%)을 합하면 지분율은 49%씩으로 같다.

일본에서 처음 불화수소 상업생산에 성공한 모리타도 (주)이엔에프테크놀로지 한국알콜산업 삼성물산 등과 함께 2010년 충남 아산에 팸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원료는 일본 모리타로부터 가져와 한국에선 가공만 한다.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의 JSR이 2004년 100% 자회사 형태로 JSR마이크로코리아를 충북 청주에 세우고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신에츠화학도 한국신에츠실리콘(주)을 설립해 제조와 판매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소재는 일본 기업들이 국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직접 진출한 사례가 많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면 일본 기업들이 지분을 축소하거나 사업을 철수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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