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글로벌 브랜드에 도전장 내민 토종 골프공 'Z1'

입력 2019-07-30 09:15   수정 2019-07-31 02:12

"비거리 늘리려면
클럽보다 공을 먼저 바꿔라"

"공인구 기준 지키면서 탄성 높여"
아마추어 마니아층서 입소문



[ 서기열 기자 ] “아마추어 골퍼가 비거리를 늘리려면 클럽이 아니라 골프공을 바꿔야 합니다.”


골프공업체 제트원(Z1)의 남상길 대표(사진)는 지난 29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골프공”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진 인터뷰에서 여러 브랜드 골프공 여섯 개를 잘라 보여주며 공의 비행원리와 Z1 및 다른 공의 특징과 장점을 비교 설명했다.

“골프공은 코어와 딤플이 핵심”

남 대표가 골프공을 처음 자른 것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들보다 이른 중학생 시절 골프를 시작했다. 남 대표는 “공이 잘 안 맞아 그때 처음 낑낑대며 공을 잘라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골프공에 관심을 두게 됐다.

관련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14년 내놓은 공이 Z1이다. 현재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골프공 시장은 타이틀리스트 등 메이저업체들이 쥐락펴락한다. Z1은 아마추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특별한 광고마케팅 없이도 인지도가 꽤 높은 편이다. 남 대표는 “국내외 20개 브랜드 중 인지도는 7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골프공의 핵심은 코어의 상태라고 그는 강조했다. 코어의 소재는 폴리부타디엔이라는 화학물질로 일종의 고무다. 클럽으로 공에 임팩트를 가했을 때 코어가 압축됐다가 펴지면서 그 탄성으로 날아간다. 남 대표는 “코어를 제작할 때 반죽이 얼마나 균일하게 잘 됐느냐가 공의 관용성을 좌우한다”며 “코어가 찌그러졌다가 똑같이 펴져야 미스 샷을 잡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반죽을 잘한 밀가루로 수타면을 만드는 것처럼 코어도 반죽을 잘하면 탄성과 관용성이 모두 좋아진다”고 했다. 그는 여러 브랜드와 Z1의 볼을 직접 쪼개보면서 코어가 마른나무 갈라지듯 얇게 떨어져 나가는 것과 단단한 형태를 그대로 유지되는 것의 차이를 보여줬다.

골프공의 성능을 결정 짓는 또 다른 요소는 골프공의 표면을 덮고 있는 작은 홈인 딤플이다. 남 대표는 “딤플은 비행기 날개와 같다”며 “딤플의 크기와 홈의 깊이가 탄도를 결정한다”고 했다. 그는 “Z1은 유명 브랜드 공보다 딤플의 깊이를 얕고 넓게 파 고탄도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보통 골프공에는 200~500개의 딤플이 있는데 Z1 제품은 330개와 338개로 제작됐다.

“스윙 스피드에 맞는 공 골라야”

아마추어의 숙원인 비거리를 늘리는 비결을 묻자 남 대표는 “공을 때릴 수 있는 힘과 공의 압축 강도를 생각해서 골라야 한다”고 답했다. 골프공은 무게 45.93g보다 가벼워야 하고 42.67㎜보다 커야 공인받을 수 있다. 유명 브랜드 공은 대부분 프로골퍼의 스윙 스피드로 때렸을 때 충분한 거리를 낼 수 있는 압축강도(115)로 제조됐다. 이 때문에 아마추어의 스윙 스피드로는 공의 성능을 100% 이용할 수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Z1은 Y3, 체이서, A3, 쥬시 등 네 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남 대표는 “Z1은 아마추어에게 최적화해 압축강도를 60, 70, 80 세 종류로 나눠서 제조했다”며 “시니어 골퍼와 여성은 60, 일반 아마골퍼는 70, 아마 고수는 80으로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Z1 제품 가운데 쥬시는 압축강도 60, A3는 70, 체이서와 Y3는 80이다.

토종 브랜드라고 가격이 싼 것은 아니다. 더즌에 4만~8만원이다. 무광 컬러볼인 쥬시는 여성 골퍼들 사이에서 화려한 색감과 충분한 비거리로 입소문을 타며 히트를 쳤다. 2016년에는 골프공 구매자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2더즌을 산 뒤 본사에 이메일로 구매자 정보를 보내면 두 줄을 더 주는 이벤트를 두 달 동안 했다. 이렇게 모은 소비자 빅데이터가 3만5000여 명에 달한다고 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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