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의 IT'S UP] 잘나가는 배민 그만두고 '패키지여행'에 올인한 이 사람

입력 2019-08-04 08:04   수정 2019-08-04 10:24

김수권 엑스트라이버 대표 인터뷰

국내대표 패키지여행 플랫폼 '트립스토어' 론칭
편리한 패키지 여행 장점 살리고자 플랫폼 개발
최근 유사 플랫폼 론칭한 네이버엔 아쉬움 토로




"꿈꾸는 만큼만 성장할 것 같아요."

김수권 엑스트라이버 대표(39·사진)는 배달의민족에서 일하던 당시 "회사가 얼마나 클 것 같으냐"는 김봉진 대표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지금은 '트립스토어'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엑스트라이버를 창업한 김 대표는 "엑스트라이버는 얼마나 클 것 같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7년 전 김봉진 대표에게 했던 대답을 다시 꺼내들었다.

"엑스트라이버도 저희가 생각하는 것만큼 성장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적당히 하거나 나태해지면 당연히 거기서 멈추겠죠."

트립스토어는 국내 대표 패키지여행 플랫폼이다. 다양한 패키지여행 상품을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2017년 8월 내놔 이제 2년밖에 안됐지만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기록하고 DS자산운용·KT인베스트먼트·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100억원 가까운 투자금을 유치한 유망 스타트업이다.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사 20곳과 제휴를 맺을 정도로 사업 수단도 갖췄다.

엑스트라이버는 초기 4명에서 시작했다. 그중 김 대표를 포함한 3명이 배민 공동창업자 출신이다. 현재 직원이 60명인 회사로 훌쩍 성장했다.

김 대표의 경력은 화려하다. 2011년 배민의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한 공동 창업자이자 배민라이더스 대표였다. 두 평이 채 안 되는 사무실이 너무 좁아 스툴의자에 앉아 회의하던 시절을 거쳐 배민이 한창 잘 나가던 2017년 3월, 김 대표는 퇴사했다. 또 다른 도전을 위해서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미 많이 성장해있었어요. 언젠가 회사(우아한형제들)가 크면 나가서 사업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해왔었거든요. 더 늦으면 퇴사를 못하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군요. 다행히 회사에 훌륭한 분들이 많이 들어와서 김봉진 대표에게 퇴사 후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었습니다."


퇴사 당시 김 대표는 정작 창업 아이템을 정하지는 않았다. 여행 플랫폼을 기획한 이유는 다름 아닌 김 대표 스스로 혼자만의 여행에서 얻은 행복감 때문이었다.

"퇴사 전에 휴직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혼자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등을 3주간 돌아다녔어요.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면 꼭 여행 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중에서도 패키지여행을 선택한 거죠."

김 대표는 패키지여행 시장을 '사용자는 꾸준히 많은데 특별하게 개선되지 않은 시장'으로 진단했다. 이용자는 많은데 여전히 비효율적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서 바꿔볼 여지가 많은 아이템으로 판단한 것이다.

특히 자신이 패키지여행을 경험하면서 겪었던 경험에 비춰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패키지여행을 예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엑스트라이버 창업의 직접적 이유다.

"패키지여행을 사업 아이템으로 정할 때만 해도 이렇게 사람들이 패키지여행을 많이 가는 줄 몰랐어요. 2017년 당시 전체 여행객의 38~42%가 패키지여행을 가고 있더라고요. 저도 패키지여행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지만 가보니 그렇지 않았어요. '패키지여행 상품을 더 잘 노출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술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죠."

김 대표가 트립스토어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사용자의 '편의성'이다. 사용자들이 트립스토어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면서 겪는 불편함은 반드시 해결한다는 게 사업 철학이다. 이용자가 남기는 리뷰도 하나 하나 꼼꼼하게 읽고 필요한 부분은 반드시 반영해 업데이트한다.

"부모님 세대와 같이 스마트폰에서 큰 폰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보통 이용자와 다른 화면을 제공하는 등 앱 사용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여행을 편하게 가려고 패키지를 선택했으니까요. 사소한 부분도 더 쉽게 만들어주는 게 핵심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네이버가 최근 패키지여행 비교 사업을 시작한 것을 언급했다.

"최근 네이버가 오픈을 했는데요. 저희 서비스와 유사하단 느낌이 들어요. 지지 않도록 열심히 싸울 자신은 있지만, 네이버는 스타트업과 달리 자본도 많은 곳이니까요. 가령 저희가 여행사 20개와 제휴하는 데 2년이 걸렸지만 네이버는 6개월 만에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저희가 처음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좋아했던 게 달력별로 패키지여행 상품 최저가를 표시한 것, 필터나 태그 등 정보를 정리해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그걸 그대로 따라한 것 같은 디자인을 볼 땐…"

김 대표는 앞으로 패키지여행에 우선 집중해 트립스토어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패키지여행 플랫폼을 지금보다 더 단단하게 키워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패키지여행 플랫폼으로서 자리를 잡게 되면 서비스 영역을 넓히겠다는 포부다.

"패키지여행 서비스를 정말 잘 해보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왜 호텔, 항공 등은 서비스 안하냐고 물으시는데요. 이것저것 다 하려 하면 역량이 분산될 수밖에 없거든요. 일단 지금 패키지여행에 집중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뒤에 나머지 영역으로 넓혀가려 합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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