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긴장 고조 경고 속 불매운동 딜레마 '유니클로 사지마 vs 일식집은 살려야'

입력 2019-08-04 11:25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나온 지난 2일 일식집에서 오찬을 하면서 '사케'를 마셨다는 보도가 나와 야당이 비판하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3일 "전국 일식집이 다 망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조 전 수석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야당이 점점 더 황당한 언동을 보인다"면서 "전국의 일식집 업주와 종업원들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이 대표의 '사케 오찬'에 대해 "반일·항일 하더니 이율배반" "분별력이 없다"고 비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조 전 수석은 "한·일 경제전쟁과 관련하여 한국 정부 비판에 더 주력하려다 보니 (이런 언동을 보인다)"며 "한·일 경제전쟁 중이지만 우리는 한국에 있는 일식집에 갈 수 있다"고 했다. 조 전 수석은 그러면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원하는 건 전국의 일식집이 다 망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논리 속 최근 "일본 차를 타는 손님에게는 음식을 팔지 않겠다"는 한 식당 주인의 현수막도 논란이 됐다.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과 더불어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불매운동 이전에 구입한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무슨 죄냐는 인식이 팽배했다. 일본 부품이 들어가지 않은 전자제품이나 휴대폰을 쓰는 사람이 어디있냐는 논리가 이어진다.

일본정부가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위자료 지급 판결을 문제 삼아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어느때보다 강경하게 펼쳐지면서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경제보복을 감행한 일본에 대해 반일감정이 높아졌지만 뭘 사지말아야 하며 어딜 가지 말아야 할지 불매운동 딜레마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일본산 불매운동, 즉 일본산은 먹지도 마시지도 말자는 운동이 가시화되면서 일본 맥주 판매는 급감했고,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매장에는 손님이 없어 썰렁해 졌다.

일부 소매점에선 자체적으로 일본산 판매 중단까지 선언하고 있어 '불매 움직임'이 더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내에 있는 일식당·이자카야 등에도 불똥이 옮겨 붙었지만 조 전 수석이 우려한대로 이들 업장은 일부 일본산 재료를 쓰고 일본 요리를 판매하긴 하지만 이곳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인 소상공인이다.

하지만 그런식의 논리라면 다이소 역시 억울한 실정이다. 일본 다이소로부터 일부 지분 투자를 받은 것은 맞지만 현재 전체 매출의 70%는 680여 국내 중소기업이 납품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이소가 불매운동의 타깃이 될 경우 많은 국내 중소기업이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다이소가 고용한 직원만 해도 1만2000여명이 넘는다.



일본 전통주인 사케는 지난 2016년 1440만 달러, 2017년 1612만달러치 수입한 데 이어 지난해 1988만달러까지 늘었다. 이는 5년새 약 52%나 증가한 셈이다.

일식 외식업체들이 늘어나는 등 일본 음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케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4년 7740여개였던 일식음식점업체 수는 지난해 1만1714개로 늘었다.

불매운동 움직임 속 일본 맥주, 사케 등도 대표 불매운동 대상 제품이지만 그걸 수입해 판매하는 업장 주인인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막아야 한다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일본 투자 비율이 어느정도여야 일본 기업이라고 볼 것인지, 일본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한국인의 피해는 감수해도 괜찮은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3일 밤 발

표된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 무역 긴장 고조에 대한 경고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일본의 조치가 일방적이고 자의적이라며 '엄중한 우려'를 표했던 한국 입장에 싱가포르와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동조했지만 이게 한일 간 물밑 교섭을 위한 압박 수단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