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처럼… 성공하려면 '스토리텔러'가 돼라

입력 2017-12-21 19:27  

책마을

팩트보다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힘
가브리엘 돌란 등 지음 / 박미연 옮김 / 트로이목마 / 248쪽 / 1만4000원

팩트·수치 내세운 리더십 안 통해
목적의식 담긴 개인적 이야기
비즈니스 영역서 중요성 커져

"옛날에 나는 이랬었는데…"
과거 얘기만 늘어놓는 건 곤란
교감할 수 있는 주제로 접근



[ 김희경 기자 ]
호주 국립은행의 지역총괄자 마이클 브랜트는 전국 16개 지점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브랜트는 매주 이 지점들의 우수고객 목표치 달성 여부를 체크했는데 항상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지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1년 내내 우수고객 목표치 달성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직원들도 “매주 월요일이 괴롭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브랜트는 방법을 바꿔 이야기 하나를 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적 저는 방울양배추를 무척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늘 맨 나중으로 남겨뒀죠. 어머니는 제가 그걸 먹을 때까지 식탁을 떠나지 못하게 했고 정말 괴로웠습니다. 어느 날 저는 그 방울양배추를 맨 처음 먹기로 했습니다. 눈을 딱 감고 방울양배추를 먼저 먹고 나니 나머지 식사를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목표치도 그 방울양배추처럼 취급할 수 있지 않을까요. 먼저 재빨리 해치운다면 남은 날들을 즐겁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몇 주 후, 16개 지점 중 11개 지점에서 2주 연속 목표치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직원들은 서로 “오늘은 방울양배추 얼마나 먹었지?”라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팩트보다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힘(원제:hooked)》은 팩트가 아니라 이야기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비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전문기업 ‘1001(One Thousand & One)’의 창립자 가브리엘 돌란, 인도 출신 경제학자 야미니 나이두다. 이들은 40여 개에 달하는 실제 스토리 활용 사례를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찾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팩트와 수치로만 리더십을 발휘하는 시대는 지났다. 리더의 새로운 역할은 정보를 쓸모 있고 호감 가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짧고 강렬한 스토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은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물론 행동에도 변화를 주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최근 제2의 K팝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아이돌 ‘방탄소년단’도 마찬가지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데뷔 때부터 진심이 담긴 많은 이야기를 노래로 썼고, 이야기로 팬들과도 적극 소통했다. 이 전략은 한국어로 된 가사를 다른 나라 사람들이 ‘떼창’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리더로서 성공적으로 다수를 설득하고 싶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 모델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선 로고스(논리), 에토스(개인의 신뢰도와 성품), 파토스(감정적 연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리더가 로고스만 강조한다. 저자들은 “에토스와 파토스 없이는 감동을 주는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스로가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 책은 리더를 네 가지 유형의 스토리텔러로 분류한다. 회피자, 조커, 리포터, 격려자다. 회피자는 이야기를 아예 기피하거나 이야기를 하더라도 “옛날에 난 이렇게 했는데 말이야…”라며 자신의 과거 얘기만 늘어놓는다. 조직에 꼭 한 명쯤은 있는데 직원들이 가장 기피하는 유형에 해당한다. 이런 회피자들은 다른 스토리텔러들을 유심히 관찰해 본받고, 확실한 목적의식이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재밌는 이야기는 많이 알지만 웃기는 것 이외엔 별다른 관심이 없는 조커는 분명한 목적을 담아내야 한다. 리포터는 목적 의식은 갖고 있지만 팩트, 수치를 늘어놓기만 하며 사람들과 쉽게 교감하지 못한다. 리포터 유형에 해당한다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동시에 팩트, 수치를 이야기와 완벽하게 분리시켜야 한다. 격려자는 목적도 분명하고 본인의 스토리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한다. 이런 격려자들은 더 많은 스토리를 축적해 나가고, 다른 사람들의 스토리에도 귀 기울이면 좋다고 저자는 권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스토리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생은 스토리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꼭 비즈니스 관련 스토리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인 스토리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는 얘기다. 주말에 정원을 가꾼 일이나 영화를 본 이야기 등이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개인의 얘기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방울양배추와 우수고객 목표치처럼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서로 완벽하게 이해되도록 연결되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들은 강조한다. “정성을 들여 연습하고 다듬은 단 하나의 스토리로 먼저 시작하라. 리더인 당신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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